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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단법인한국시조시인협회 원문보기 글쓴이: 한그루(성국희)
구 분 | 1수 | 2수 | 3수 | 4수 | 5수 | 비 고 |
고시조 | 23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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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교과서 수록 고 시 조 :25 현대시조 :25 |
현대시조 | 11 | 9 | 4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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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 34 | 10 | 4 | 1 | 1 |
주최 : 중앙일보사
후원 : 교육부
주관 : 사단법인 한국시조시인협회
-암송용시조는 제목과 작가 이름 작품 순으로 외워야합니다-
춘산에 눈 녹인 바람
우탁
춘산에 눈 녹인 바람 건 듯 불고 간데 없다
적은 덧 빌어다가 머리 위에 불게 하여
귀밑에 해묵은 서리를 녹여볼까 하노라
이화에 월백하고
이조년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제
일지 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눈 맞아 휘어진 대를
원천석
눈 맞아 휘어진 대를 뉘라서 굽다 던고
굽을 절이면 눈 속에 푸를소냐
아마도 세한고절은 너 뿐인가 하노라
하여가와 단심가
이방원과 정몽주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 백 년까지 누리리라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내게 좋다하고
변계량
내게 좋다하고 남 싫은 일 하지 말고
남의 한다 하고 의 아녀든 쫓지 마라
우리는 천성을 지키어 삼긴 대로 하리라
동짓달 기나긴 밤을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 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룬 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구비구비 펴리라
천만리 머나 먼 길에
왕방연
천만리 머나 먼 길에 고운 님 여의옵고
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야 울어 밤길 예놋다
추강에 밤이 드니
월산대군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매라
십 년을 살면서
송순
십 년을 살면서 초가삼간 지어 냈으니
나 한 간 달 한 간에 청풍 한 간 맡겨 두고
강산은 들일 곳 없으니 둘러 두고 보리라
묏버들 가려 꺾어
홍랑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의 손대
자시는 창 밖에 심거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곧 나거든 날인가도 여기소서
반중 조홍감이
박인로
반중 조홍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유자 아니라도 품음직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 이 없으니 그를 설워하노라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이순신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긴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적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어버이 살아실 제
정철
어버이 살아실 제 섬기기란 다 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 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은 이뿐인가 하노라
잘 가노라 닫지 말며
김천택
잘 가노라 닫지 말며 못가노라 쉬지 말라
부디 긋지 말고 촌음을 아껴 쓰라
가다가 중지곳 하면 아니 감만 못하라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김종서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속에 찬데
만리 변성에 일장검 짚고 서서
긴 파람 큰 한소리에 거칠 것이 없애라
이 몸이 죽어가서
성삼문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 하리라
마음이 어린 후이니
서경덕
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만중 운산에 어느 님 오리마는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긘가 하노라
동창이 밝았느냐
남구만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놈은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까마귀 검다 하고
이직
까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소냐
아마도 겉 희고 속 검을 손 너뿐인가 하노라
오백년 도읍지를
길재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태산이 높다하되
양사언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만은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백설이 잦아진 골에
이색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흘에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 있어 갈 곳 몰라 하노라
세상 사람들이
인평대군
세상 사람들이 입들만 성하여서
제 허물 전혀 잊고 남의 흉 보는구나
남의 흉 보거라 말고 제 허물을 고치과져
청산은 어찌하여
이 황
청산은 어찌하여 만고에 푸르르며
유수는 어찌하여 주야에 긋지 아니하는고
우리도 그치지 말고 만고상청 하리라
오우가
윤선도
내 벗이 몇인가 하니 수석과 송죽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물)
구름빛이 좋다하나 검기를 자주한다
바람서리 맑다하나 그칠 때가 하도 많다
좋고도 그칠 때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바위)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빨리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다가 누르는가
아마도 변치 않는 것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소나무)
더우면 꽃피우고 추우면 잎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 모르는가
구천에 뿌리 곧은 줄 그로 하여 아노라
(대나무)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곱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저렇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
(달)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의 광명이 너 만한 것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 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고매
조운
매화 늙은 등걸 성글고 거친 가지
꽃도 드문드문 여기 하나 저기 둘씩
허울 다 털어버리고 남을 것만 남은 듯
별 (중학교 교과서 수록)
이병기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달이 별과 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 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 어느 게요
잠자코 호올로 서서 별을 헤어 보노라
옛 동산에 올라
이은상
내 놀던 옛 동산에 오늘 와 다시 서니
산천 의구란 말 옛 시인의 허사로고
예 섰던 그 큰 소나무 베어지고 없구려
지팡이 던져 짚고 산기슭 돌아나니
어느 해 풍우엔지 사태 져 무너지고
그 흙에 새 솔이 나서 키를 재려 하는구려
달밤 (고등학교 교과서 수록)
이호우
낙동강 빈 나루에 달빛이 푸릅니다
무엔지 그리운 밤 지향 없이 가고파서
흐르는 금빛 노을에 배를 맡겨 봅니다
낯익은 풍경이되 달 아래 고쳐보니
돌아올 기약 없는 먼 길이나 떠나온 듯
뒤지는 들과 산들이 돌아 돌아 뵙니다
아득히 그림 속에 정화된 초가집들
할머니 조웅전에 잠들던 그날 밤도
할버진 율 지으시고 달이 밝았더이다
미움도 더러움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온 세상 쉬는 숨결 한 갈래로 맑습니다
차라리 외로울 망정 이 밤 더디 새소서
봉선화 (중학교 교과서 수록)
김상옥
비 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들이던 그 날 생각하시리
양지에 마주 앉아 실로 찬찬 매어 주던
하얀 손 가락가락이 연붉은 그 손톱을
지금은 꿈속에 보듯 힘줄만이 서누나
아지랑이 (중학교 교과서 수록)
이영도
어루만지듯
당신
숨결
이마에 다사하면
내 사랑은 아지랑이
춘삼월 아지랑이
장다리
노오란 텃밭에
나비, 나비
나비, 나비
삼월은
이태극
진달래 망울 부퍼 발 돋음 서성이고
쌓이던 눈도 슬어 토끼도 잠든 산 속
삼월은 어머님 품으로 다사로움 더 겨워.
멀리 흰 산이마 문득 다금 언젤런고
구렁에 물소리가 몸에 감겨 스며드는
삼월은 젖먹이로세 재롱만이 더 늘어.
분이네 살구나무 (초등학교 교과서 수록)
정완영
동네서 젤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
동네서 젤 큰 나무
분이네 살구나무
밤사이 활짝 펴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
숲 (중학교 교과서 수록)
조오현
그렇게 살고 있다 그렇게들 살아가고 있다
산은 골을 만들어 물을 흐르게 하고
나무는 겉껍질 속에 벌레들을 기르며
내 사랑은
박재삼
한빛 황토재 바라 종일 그대 기다리다,
타는 내 얼굴 여울 아래 가라앉는,
가야금 저무는 가락, 그도 떨고 있고나.
몸으로, 사내장부가 몸으로 우는 밤은,
부연 들기름불이 지지지 지지지 앓고,
달빛도 사립을 빠진 시름 갈래 만 갈래.
여울 바닥에는 잠 안 자는 조약돌을
날 새면 하나 건져 햇볕에 비춰주리라
가다간 볼에도 대어 눈물 적셔 주리라.
풍경(風磬)
김제현
뎅그렁 바람 따라 풍경이 웁니다.
그것은,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일 뿐
아무도, 그 마음속 깊은 적막을 알지 못합니다.
만등(卍燈)이 꺼진 산에 풍경이 웁니다.
비어서 오히려 넘치는 무상의 별빛.
아, 쇠도 혼자서 우는 아픔이 있나 봅니다
저물 듯 오시는 이
한분순
저물 듯 오시는 이 늘 섧은 눈빛이네
엉겅퀴 풀어놓고 시름으로 지새우는 밤은
봄벼랑 무너지는 소리 가슴 하나 깔리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박시교
그리운 이름 하나 가슴에 묻고 산다
지워도 돋는 풀꽃 아련한 향기 같은
그 이름
눈물을 훔치면서 되뇌인다
어머니
팽이
이우걸
쳐라, 가혹한 매여 무지개가 보일 때까지
나는 꼿꼿이 서서 너를 증언하리라
무수한 고통을 건너
피어나는 접시꽃 하나
둑방길 (중학교 교과서 수록)
유재영
개오동 밑둥 적시는 여우비도 지났다
목이 긴 메아리가 자맥질을 하는 곳
마알간 꽃대궁들이 물빛으로 흔들리고
빨강머리물총새가 느낌표로 물고 가는
피라미 은빛 비린내 문득 번진 둑방길
어머니 마른 손 같은 조팝꽃이 한창이다
마음
김영재
연필을 날카롭게 깎지는 않아야겠다
끝이 너무 뾰족해서 글씨가 섬뜩하다
뭉툭한 연필심으로 마음이라 써본다
쓰면 쓸수록 연필심이 둥글어지고
마음도 밖으로 나와 백지 위를 구른다
아이들 신나게 차는 공처럼 대굴거린다
서호 시장
김연동
비린허기 출렁이는 이른 저자거리
목판에 드러누운 망둥이 몇 마리가
가난한 지느러미로 파도를 털고 있다.
장국밥
민병도
울 오매 뼈가 다 녹은 청도 장날 난전에서
목이 타는 나무처럼 흙비 흠뻑 맞다가
설움을 붉게 우려낸 장국밥을 먹는다
5원짜리 부추 몇 단 3원에도 팔지 못하고
윤사월 뙤약볕에 부추보다 늘쳐져도
하교 길 기다렸다가 둘이서 함께 먹던…
내 미처 그 때는 셈하지 못했지만
한 그릇에 부추가 열 단, 당신은 차마 못 먹고
때늦은 점심을 핑계로 울며 먹던 그 장국밥
친구 생각 (초등학교 교과서 수록)
김일연
등나무에 기대서서
신발 코로 모래 파다가
텅 빈 운동장으로
힘 빠진 공을 차 본다
내 짝궁 왕방울눈 울보가
오늘 전학을 갔다
빛과 소금
이지엽
빛이 된다는 것, 바라보는 일입니다
어두운 그대 방을 꽃밭 되게 합니다
맨몸을 다 드러내고 혼자서도 오롯합니다
소금이 된다는 것, 스며드는 일입니다
자신의 몸 다 녹여 흔적 없이 사라집니다
섬김의 낮은 자리라도 하나 되어 행복합니다
친구야, 눈빛만 봐도 (초등학교 교과서 수록)
이정환
봄이면 꽃피는 소리
두 귀는 듣는단다
겨울날 눈 내리는 소리
두 귀는 듣는단다
친구야, 눈빛만 봐도
네 마음의 소리 들린단다
구절초 시편
박기섭
찻물을 올려놓고 가을 소식 듣습니다
살다보면 웬만큼은 떫은 물이 든다지만
먼 그대 생각에 온통 짓물러 터진 앞섶
못다 여민 앞섶에도 한 사나흘 비는 오고
마을에서 멀어질수록 허기를 버리는 강
내 몸은 그 강가 돌밭 잔돌로나 앉습니다
두어 평 꽃밭마저 차마 가꾸지 못해
눈먼 하 세월에 절간 하나 지어 놓고
구절초 구절초 같은 차 한 잔을 올립니다
비 오는 날 (초등학교 교과서 수록)
권갑하
하루 종일 내리는 비, 창가를 맴돈다
친구는 지금 쯤 무얼 하고 있을까
지웠다 다시 그려보는 친구 얼굴 내 얼굴
봄날도 환한 봄날
이종문
봄날도 환한 봄날 자벌레 한 마리가
호연정(浩然亭)대청마루를 자질하며 건너간다
우주의 넓이가 문득,
궁금했던 모양이다
봄날도 환한 봄날 자벌레 한 마리가
호연정(浩然亭)대청마루를 자질하다 돌아온다
그런데 , 왜 돌아오나
아마 다시 재나 보다
길
강현덕
길이 새로 나면서 옛집도 길이 되었다
햇살 잘 들던 내 방으로 버스가 지나가고
채송화 붙어 피던 담 신호등이 기대 서있다
옛집에 살던 나도 덩달아 길이 되었다
내 뒤로 아이들은 자전거를 끌며 가고
시간도 그 뒤를 따라 힘찬 페달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