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생황(笙篁) 분 구곡
심설로 덮인 산정 해돋이 맞는 인파
마루금 초원 갈긴 된바람 매서워도
아늑한 죽계구곡엔 생황소리 은은타
* 소백산 국망봉(國望峰 1,421m); 경북 영주, 충북 단양, 백두대간. 정상은 둥글고 초원이 좋다. 신라 말 경순왕이 고려에 자진 항복하자, 이에 반대한 마의태자(麻衣太子)가 속세의 영예를 버리고, 은거지를 찾아 금강산으로 가는 도중, 이 봉에 이르러 도읍지 경주를 바라보며, 망국의 눈물을 흘렸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겨울철 시베리아 칼바람이 매서우나, 신년 해맞이 때는 인파로 붐빈다. 죽계(竹溪)계곡은 소백산의 백미로,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안을 주는 ‘참살이’의 공간이다. 영남선비들이 즐겨 찾았던 사색의 장이자, 자기반성의 도구였다. 그들은 아름다운 경관 아홉 곳을 선정하여, 바윗돌에 일곡(一曲, 첫째 구비)부터 구곡(九曲, 아홉째 구비)까지 사유의 흔적을 남겨놓았다. 봉우리 남서쪽 초암사 아래 계류는 이외로 포근하다. 고려 충숙왕 때, 근재(謹齋) 안축(安軸 1282~1348)이 지은 경기체가 ‘죽계별곡’이 전한다.
* 《동방문학》 제 98호 특집 ‘일출’ 단시조 3수.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1-365(288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 소백산 국망봉 심설. 사진 다음카페 해올산악회 인용.(2022. 12. 8)
첫댓글 새해 첫날 아침의 해맞이는 왠지 가슴을 뭉쿨하게 합니다.
날마다 떠오르는 해 인데도 사람들은 특별하게 새해 첫날의 해맞이를
하려고 고생을 하네요.
언젠가 처음으로 일출을 보았던 어느 바닷가의 가슴 벅차올랐던
그 기분 아직도 명료하게 남아 있네요.~
네! 동감입니다. 늘 뜨는 해이지만, 새해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 지요? 사람의 심리가 대동소이하겠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