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더

[재원]

청소년들의 로망 같은 이야기로 시작한다. 미하엘을 19금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능숙한 연상녀. 한창 폭발하는 청소년의 욕구를 그대로 이루어주는 존재인 한나를 만나서 책을 읽어주고, 사랑을 나누는 일상을 보내며 그는 남들보다 빠르게 성숙해지고 여유로워진다. 그 덕분에 또래집단에서는 매력을 풍기지만, 한나 앞에서는 계속 작은 존재이다. 좀 더 사랑하는 사람이 을이 되기 마련. 그렇게 그는 행복한 을의 삶을 살아가다가 잠수 이별을 당하게 된다.

어디선가 잠수이별이 나쁜지, 환승이별이 나쁜지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있다. 환승이별은 큰 분노를 유발하지만, 상대방을 잊을수 있다. 잠수이별은 관계를 끊지도, 연결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본인의 행동을 돌아보고 자책시키기 때문에 더 나쁘다고 하였다.

잠수 이별을 당한 그는 비뚤어진다. 아픔만이 남은 관계였지만 많은 독서의 결과인지 공부는 제법 했던 그는 법대생이 되고, 세미나를 위해 나치 범죄자들에 대한 재판에 참석하게 된다.

나치수용소의 감시원들은 피난길에 수용자들을 교회에서 하루 묶게 했는데, 그곳이 공습당해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타죽은 것이다. 그들의 범죄는 교회에 불이 났음에도 아무도 구해주려는 행동을 취하지 않은 것.

그 여섯 명의 여자 간수 중에서 첫사랑인 한나를 발견한다. 한나는 왜 문을 열어주지 않았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본인은 간수이며 수용자들을 잘 통제해야 한다며, 만약, 그 상태에서 문을 열어주면 통제가 안될꺼 아니냐는 말을 한다. 결과에는 상관없이 성실한 사회인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읽어보진 않았지만,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란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한나.

미하엘은 그 후 결혼도 하고, 딸도 하나 있지만 어떤 결핍 때문에 결국 이혼을 하게 된다. 그 후, 미하엘은 책을 낭독한 녹음테이프를 만들어 한나에게 보내기 시작한다. 다른 소통 없이 오로지 테이프만을 보낸다. 그리고...

책을 먼저 읽고, 이해가 안되는 몇 가지 부분을 찾다가 영화가 있음을 알고, 영화도 보았다. 책은 좀 더 건조하고, 나치의 전쟁범죄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면, 영화는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듯하다. 나는 이 작품이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한 청소년에게 다가온 마약 같은 여자. 순간의 쾌락은 주었지만, 그 후 삶을 뒤흔들고,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입힌다. 허상으로만 존재하는 그때의 첫사랑을 위해 그는 청소년 때처럼 책을 읽어주지만, 그 외에 접촉을 하지 않는다. 그녀가 그리우면 편지라던가, 면회를 갈 수도 있었지만, 그는 오로지 테이프만을 보낼 뿐이다.

기억 속의 첫사랑은 희미해지면서, 미화되기 마련이다. 내 안에서만 존재를 키워가는 존재의 실체를 마주보기란 두려운 일일 것이다.

미하엘은 한나에게 녹음 테이프를 보내지만, 지금의 한나가 아닌 과거의 한나가 수신인일 뿐이고, 그래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안젤리나 졸려]

케이트 윈슬렛의 감정선이 섬세했던 영화로 기억되네요.
글 읽고나니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어 보는 이 영화는 또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다시 봐야겠네요. ㅎㅎ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재원]

네 케이트 윈슬롯 연기보고 감탄했습니다. 결말을 알고 보니까 더 잘보이는 연기가 있어서 좋았던 거 같아요.

[소대가리]

오랜만에 다시 보고 싶네요. 깊이있는 감상 감사합니다.

[재원]

네. 잘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린왕자]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만큼 좋아하진 않지만
저도 인상깊게 봤던 기억이나고
책도 읽은것 같아요
영화는 다소 입장이 불분명했던것처럼 보였는데
다시보면 어쩔지 궁금하네요

[재원]

저도 이해가 안가는 행동들 때문에 찾아봤는데, 영화는 사랑이야기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안경 선배]

나는 사랑하는데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면 ㅠ.ㅠ 근데 이번엔 환승도 잠수도 없이 사랑할 수 있겠네요 저는 그 수신인이 누구든 발신인은 연인인 것 같습니다

[재원]

은근히 자주 일어나는 엇갈리는 사랑만큼 안타까운 게 없는 거 같습니다.

[SOY(소이)]

예전에 봤을때는 어려서 그랬는지(?)^^ 이해를 잘 못했던거 같아요! 재원님 글 읽으니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

[재원]

ㅎㅎ 보는 시기에 따라서 다르게 감상되는 작품들이 있더라구요. 그런 작품을 추천했다면 영광입니다.

[족구왕]

어릴때 너무 재미있게 봤던 더리더..리뷰보니 어릴때 봤던거 생각나네여

[소울]

그냥 야한 영화라는 기억만 있었는데 ㅎㅎ 한번 다시 보고싶네요. 케이트 윈슬럿의 우아한 선도 목소리도 너무 좋죠.

[목요일]

책으로 읽었을때의 여운이 오랜시간 지난 지금까지도 가시지않아 영화는 못봤어요
지독한 사랑.. 미하엘이 한없이 가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