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누가 불러들이지 않아도 해마다 요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도요새떼가 써래질한 논을 찾아 온다
약간 구부러진 긴 주둥이를 가진 도요새들은
갈아 엎은 논바닥을 뒤지며 흙속에 숨어있는 거미며 개구리들을 찾아 잡아 먹는다
오월의 첫 일출
모내기 준비로 물이 가득해진 논바닥으로 오월의 빈객(賓客) 도요새가 날아왔다
비둘기 보다 약간 작은 이 철새들은 긴 주둥이를 물속에 박고 먹이를 찾는다
스멀스멀 달팽이도 풀섶을 기어다니고!
집에만 있기가 무료하여 자전거를 끌고 나와 삽교호를 한 바퀴 돌기로 한다
대포리를 지날 즈음 물속에 갇힌 노거수 팽나무를 잠시 만나고 간다
전철 철로가 생기면서 곁에 있던 농가는 사라지고 홀로 마당을 차지한채
쓸쓸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내경리를 지나 선우대교로 다가가면서 국도변에서 찍은 들풍경!
논에 물이 들어차면 저 외딴집은 영락없는 섬집이 돼버린다
대교를 건너 선장면 행정복지 센타 앞을 지나 선장포 노을 공원으로 내려왔다
주말이면 차박 팀들로 사이트가 꽉 차버리는 곳이지만
오늘은 금요일이라 아직 자리가 몽땅 비어있었다
산사나무
먼발치의 물길이 휘어지는 저곳에서 예산의 무한천과 만나 큰 강을 이루는 삽교호는
예당평야와 소들 평야의 젖줄이 된다
3.1만세 운동을 펼쳤던 선장 주변에는 심심치 않은 구경꺼리가 꽤 있다
벌써 오월을 대표하는 향긋한 아카시아꽃이 가지마다 주렁주렁 피어나기 시작했고!
찔레꽃도 질세라 향내를 피운다
철망으로 둘러싸인 '선장 양수장' 마당에서는 탐스럽게 피어 난 이팝나무와 인사를 나눴다
둑방 좌우에 아카시아 나무 군락지가 있어 고맙게도 향기로운 라이딩을 할 수 있었다
도고산과 예산의 산들을 뒤에 두고 고고씽!
금년 개통을 약속한 서해안 전철 교각이 삽교천 위를 지나간다
진한 보라빛의 칼갈퀴
선인대교를 건너 대음리마을로 접어 든 후
근래에 생긴 '소풍 278' 찻집앞을 지나는데 낯익은 꽃 무더기가 발길을 붙잡는다
지난 달 고려산 산행 후 도로변에서 만났던 '소래풀'이 이 곳에서도 피어 있었다
물론 찻집 주인이 심어 놓은 꽃이겠지만 아는 꽃을 만나니 꽤 반가웠다
수레국화
인주면 중방리를 지나는 길에서도 모내기중인 농부를 만났고!
풀섶이 우거지니 곤충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도로를 가로지르는 털복숭이 벌레와 노래기를 만나 조심스럽게 피해 가면서 달렸다
삽교호 관광지는 주말이면 성시를 이루는 곳이 된다
봄맞이 나온 상춘객들이 몰려들어 그야말로 북생통을 이루는데
등나무 그늘 쉼터는 지친 다리를 달래기 좋은 곳으로
마침 치렁치렁한 등나무 꽃이 만개를 하여 관광객뿐 아니라 벌 손님들도 불러 들이고 있었다
주행 거리 38km에 느긋이 2시간 30분만에 달려 본 삽교호 환종주는
해가 뜨겁기 전에 모두 마쳤다
시들어 가는 텃밭의 영산홍
부채붓꽃은 절정기를 맞았고~!
왕원추리에 둘러싸인 수수꽃다리도 절정이다
작약은 스텐바이로 내일 쯤에는 노란 꽃술을 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