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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나누면 대부분의 경우 점점 줄어드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사람의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줄수록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생겨난다고 하는 내용을 그림을 통해서 형상화하고 있다. 햇살이 따스한 날, 혼자 세상 구경을 떠난 아기돼지 퐁퐁이에게 마주친 모든 자연 풍경은 신기하기 그지없었을 것이다. ‘들판으로 난 길을 따라’ 걷는 퐁퐁이가 처음 마주친 대상은 바로 길가에 핀 꽃이었다. 그리하여 퐁퐁이는 처음 길을 가다 마주친 예쁜 ‘꽃에게 마음을 주’기로 한다. 아마도 같이 여행을 떠나고 싶었던지 두더쥐 한 마리가 어느 틈엔가 아기돼지 퐁퐁이의 여정에 동행을 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고개를 돌려 허공을 보니 꽃 주위에서 날아다니는 나비가 보여, 같이 춤추고 싶은 마음에 ‘나비에게도 마음을 주’는 퐁퐁이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다시 길을 가다 마주친 나무 위의 작은 새가 말을 걸고, 방울 소리처럼 지저귀는 새에게도 마음을 주기로 하였다. 강가에 다다른 퐁퐁이에게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가 나타나고, 압을 뻐끔거리는 물고기에게도 마음을 주었다. 나아가 갑자기 내리는 비에게도 마음을 주는 등 퐁퐁이는 가는 곳마다 마주친 대상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나눠주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나무 위에 끊어질 듯 안 끊어지는 거미줄을 만드는 거미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나눠주고, 하늘에서 엄마 따라 나온 아기 구름에게도 마음을 주었던 것이다. 만나는 상대에게 모두 마음을 주었기에, 퐁퐁이는 자신의 마음이 아주 조금만 남았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어느새 해가 지려고 하자 집에서 기다릴 엄마를 생각하며, 집으로 가면서 만난 조각달에게 마지막 남은 마음을 주기로 한다. 집으로 돌아오자 엄마는 세상이 어땠는지를 물어보고, 퐁퐁이는 자신이 마주친 세상 모습들에 대해서 자세히 대답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퐁퐁이는 마주친 대상들에게 ‘마음을 마구마구 주었더니 내 마음이 다 없어져 버렸’다는 걱정을 엄마에게 털어놓기도 한다. 그러자 엄마는 이렇게 대답을 하며 퐁퐁이를 안심시킨다. ‘괜찮아! 마음은 샘물 같아서 얼마든지 퐁퐁퐁 솟아난단다.’ 그렇게 잠을 자면서 퐁퐁퐁 솟아나 ‘밤새 마음이 가득 찬 퐁퐁이는 다시 세상 구경을 떠나’ 바다로 난 길을 향하는 그림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나눈다는 것, 그것은 끊이지 않고 솟아나는 샘물과 같음을 그림을 통해서 잘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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