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9. 홍매삼걸(紅梅三傑) (2017. 3. 30)
1) 화엄사(華嚴寺) 홍매
지리산 정령(精靈)일터 화엄(華嚴)에 깃든 흑매
대오(大悟)에 들려 하나 진눈깨비 어깃장에
분칠한 저승사자가 싱글벙글 웃느니
* 구례 화엄사 매화는 붉다 못해 검은 색을 띠어 흑매(黑梅)라 부른다. 화장한 저승사자 얼굴을 닮았다.
* 백매는 눈이 하얗게 쌓인 보름달밤과 가장 잘 어울린다.
2) 통도사(通度寺) 홍매
굽었네 매화가지 서성댄 달그림자
통도에 봄이 드니 창공에 볼 비비고
살며시 내민 혓바닥 사리보다 붉어라
* 양산 통도사는 불보사찰로, 석가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절이다. 일명 자장매(慈臧梅)라 한다. 신라시대 이절을 창건한 자장율사의 법명에서 따왔다. 수령 약 350년 정도로 추정이 되며. 고운 연분홍색을 띤다.
*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 1915~2000)의 매화 시; ‘매화에 봄사랑이 알큰하게 펴난다’-중략-‘매화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 제11회 전국문학인꽃축제용 원고 단시조 1수. 운영위원회 부산사무실:(48092) 부산시 해운대구 마린시티3로 1, 639호(우동, 선프라자). 051)753-0903, 010-2881-4258
* 이기운 선생의 영역.
<The Red Ume Flowers in Tongdo Temple>
Sang-Cheol, Han
The stooped Ume branch, the shadow
Of the moon is wandering.
It comes spring at Tongdo Temple,
So rubbing the cheeks on the air.
Secretly,
The tongue stretching out,
Which redder than the sahries are!
(Translated by Kinsley Lee)
*sahry: small crystals sometimes found among cremated remains of monks, and regarded as sacred rel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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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철 선생의 정격 단시조를 영역해 보았다. 기존에는 시조도 영시 형태로 3행, 또는 6행으로 번역하면서 라임과 리듬을 맞추려고 노력했었다. 그러나, 우리의 현대 시조의 형태로 번역해 보았다. 이 새로운 형태의 영시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영미권 시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그들에게 Sijo라는 것을 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 있다. 앞으로 영미권 사이트에 이런 형태의 시를 올려서 많이 맞아가면서 맷집을 키워가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시의 closed form 보다는 번역이 서툴러서 이해할 수 없는 구를 만들어서 더 두드려 맞을 것 같기는 하다.
* 한시, 세월, 역사와 자연 밴드에서 인용.(2023. 1. 31)
3) 금둔사(金芚寺) 홍매
금둔사 추녀 밑은 달빛이 환하건만
몰래 핀 섣달 홍매 눈이불 덮어쓰도
춘풍에 향기 내다판 줏대 없는 가인아
* 순천 금둔사에는 남한에서 가장 먼저 피는 납월매(臘月梅-섣달에 피는 매화)가 여섯 그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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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작가》 2020년 봄호(통권 제63호) 신작 시조 1수.
* 《농민문학》 제118호(2021년 겨울) 테마 시 1제.
* 졸저 『鶴鳴』(학명-학이 울다) 정격 단시조집(8) 제1-139번(124면). 2019. 6. 20 도서출판 수서원.
* 홍매. 사진 국립공원과 야생화 카카오스토리 제공.(2023. 1. 30)
* 개별 사진은 게재하지 않는다. 인터넷을 검색하기 바란다.
첫댓글 통도사 홍매가 피었다는 전언입니다.
맨 먼저 봄을 알리는 매화의 향기 그윽합니다 선생님 .~
네! 그렇군요? 통도사 홍매 개화 소식 반깁니다! 고맙습니다,
화엄사, 통도사, 금둔사 매화 세 편을 잘 읽었습니다. 세 사찰이 매화향기 가득하여 전해 오는 듯 합니다.
네! 위 세 졀은 홍매가 유명하지오? 고궁에도 좋은 홍매가 더러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