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째 두부공장을 하는 구미 김씨네의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시작 이야기입니다.
가부장제와 남존여비의 꼴보기 싫은 광경을 잘 차려놨습니다. 집집마다 있는 혜택의 차등을 두고 하는 다툼도 잘 차려놨고요. 전쟁을 겪은 세대, 민주화 운동을 겪은 세대의 아픔도 적절히 양념쳐 놨습니다.
두부공장을 사위한데 맡기고 아들은 큰 인물 되길 바라는 조부모와 부모의 대를 잇는 이기심도 보이고, 뜻대로 성공하지 못하는 아들과 손자의 궁색함도 나옵니다.
장손이 부채감과 책임감을 일정 부분 지는 것 같기도 한데 그렇다고 타파하거나 조정하거나 수정하거나 하지도 않아요. 보통은 사실 그렇겠죠.
그래서 마지막에 할아버지에게 받은 것이, 출처가 어디인지 장손이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 지 예측이 안됩니다.
똑같이 사랑할 자신이 없으면 하나만 낳든가, 왜 낳아놓고 아들 딸, 장자와 그 외를 차별하는 건지, 그 비논리를 왜 참고 살게 하는지는 끝내 모를 듯 한데요. 결국 니트족과 저출생은 일종의 파업이라는 일전에 읽은 책의 말에 공감을 하게 됩니다.
촬영지가 합천이라는데 논밭 풍경과 함께 멀리서 찍은 가족의 모습을 자주 보여줘요. 그 풍경이 멋있기도 하고 그렇게 카메라에 가족을 다 담아 감싸 안는 느낌이 듭니다. 갈등이 있지만 가족애도 보여줍니다. 선악구도 명확한 지극히 픽션의 영화만 보다가 현실적인 이야기를 보니 정신의 환기도 되었어요.
노잼 아니고 꿀잼은 더더욱 아닌데 생각보다 관객은 많았어요. 하긴. 장손도 '실은 나도 우대가 부담스럽다 나는 그게 싫다' 할 수도 있겠죠. 그런 생각을 하며 균형감도 얻고요.
가족이란 누가 보지 않으면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라는 기타노 다케시의 말도 생각하며
불연성 쓰레기 봉투에 자세히 살피지 않고 편히 쓸어 담아버리듯이 버리고 싶은 애증의 감정들을 떠올리며
제가 읽고 싶어 쓴 소감을 마칩니다. ㅎㅎㅎ
첫댓글 ㅎㅎㅎ 영화를 궁금하게 만드시는 글 재주가 부럽네요~
왜 낳아놓고 차별을 하냐는 것과
저출생이 일종의 파업이라는 이야기가
이미 그리 살아오고 있는 제게 생각의 환기를 시켜주는 부분이였네요~^^
장녀들이 강요 당했던 희생.
장남들에 지원하며 강요했던
성공. 이제는 이런 강요와 보상 으로 인한 갈등이 좀 없어진 시대려나요?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적당히(?) 차별받아온 입장에서 씁쓸해질 영화겠네요. 영화 광고를 봤는데 보면 화가 날 것 같아서… ㅎㅎ 궁금하긴 했는데 감상평 잘 읽었습니다^^
뜬금없지만 계속해서 장손으로 이어지는 짐의 무게를 나눠지게 혹은 짐을 없애게 만드는건 결국 장손 스스로가 아닌 장손의 윗대가 나서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전 장손이 아들을 낳고 다르게 행할 때를 기대했어요. 장손도 뭐 누릴 수 있는 걸 굳이 마다하지는 않을 테니. 윗대가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나서면 좋겠지만 어림도 없지 ㅠ.ㅠ
선배님 영화리뷰♡ 잘 읽고 갑니다.
이영화 찜해봅니다.
가족이 많음 행복도 두배♡
불행도 두배
출동준비 확인했으나 상영관이 멀리있군요.
ott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