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2를 보았다. 빙봉이와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는 1편에서 빙봉이 부분에 까무룩 졸아버린 나는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진 못하였지만. 신선한 설정에 나름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나름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2편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고. 디즈니+에서 무료로 풀려서 아들과 함께 보았다. 2편은 보기가 힘들었는데, 새로운 감정들의 등장 때문이었다. 사춘기와 함께 등장한 감정들은 주인공에게 흑역사를 선사했고. 그 간접경험만으로도 나의 흑역사들의 편린들이 느껴졌다. 뭐라 정확히 말할 순 없지만, 굉장히 곤란하고 수치스러운 기분을 들게 하면서 더 이상 주인공의 행태를 보고 싶지 않았지만, 혼자가 아니었기에 꿋꿋이 보았다.
재미있었냐는 아내의 물음에 뭐. 그럭저럭 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도, 인상 깊은 장면이 2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난 좋은 사람이야’라는 자아를 버리고, 본인의 여러 가지 감정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자아를 만날 때다. 난 좋은 사람이고 싶지만, 이기적일 때도 있듯이 나의 여러 부분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장면이 좋았다.‘난 아직 부족해’라는 자아는 본인이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부정적일 수도 긍정적일 수도 있게 작용할 것이다. 어느 한 가지 가치에 맹목적으로 매달리지 말고, 좋던 싫은 다양한 부분이 나임을 인정하는 것이 나를 만들어 간다는 모습을 잘 보여준 듯한다.
두 번째로 “불안이.” 그냥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것만 아니라. 미래를 걱정하는 친구의 등장은. 이제 어른이 되어 간다는 의미일까? 나중에 커서 뭐 할래? 라는 부모의 걱정에 뭐라도 하겠죠? 라며 해맑은 친구들은 아직 불안이가 없는 것일까. 무시하는 것일까?
잠자리에서 불안이가 등장하면, 이런저런 꼬리를 무는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이룬다. 아침에 일어나면 생각도 잘 안 나는 문제들. 그걸 알아차리고, 나는 밤에는 불안이를 돌려보내지만, 이 친구는 끈질겨서 잘 안 사라지는 것이 문제다.
나이로는 너무 어른인 나는 마음속의 불안이 때문에 다른 친구들이 주눅 들어 있다. 나중에 잘 되면 챙겨줄게 같은 공수표로 현실의 욕망을 자제하는 데 익숙하다. 영화도 봤으니 불안감은 제쳐두고, 지금의 기쁨에 좀 더 충실한 삶을 살면 어떨까도 싶지만, 미래가 불안해서 안 되겠다.
첫댓글 요즘 볼게 많아져서 미뤄놓고 있던 인사이드아웃이네요.
불안이 얘가 많이 궁금해지네요.
집중해서 무얼 보다가도 잠시 쉬는 틈만 생기면 스믈거리는 내 안의 불안이. ㅋㅋ
얘는 잠도 없는 강철체력을 자랑하고 있네요. ㅎㅎ
재밌게 글 잘 읽었습니당~~
저도 인사이드 아웃2보고
어른이 되면서 불안이 많아진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토닥토닥 ~
ㅎㅎ 재원님 소감을 읽으니
보는 이의 격한 공감으로 불편까지
야기한(?) 이야기야 말로 정말 잘 만든게
아닐까... 싶었습니다ㅎㅎ
1편 보단 산만한 듯 하여 저도 1편의 감흥보단 덜 하지만, ‘불안’이라는
캐릭터의 존재에 대해 많은 공감을 했네요.
불안은 푸근한 이불에도 침투하여
해뜨고 집 밖에 나가면 잠시 잊고
또 늦은 밤엔 불쑥 찾아오니..
아마 평생을 가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나이를 더 먹는 그 어드메
그 불안이와도 친구먹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
잘 읽었습니다 :)
친구와의 만남에서도 불안에 대해 꽤 오랜시간 이야기 했어요. 어른들은 불안을 원동력으로 살아가는 이가 많나봅니다. 인사이드아웃2, 안보고 있었는데 오늘 챙겨보고 싶어지네요. 후기 잘봤습니다
안보실 꺼자나요ㅋㅋㅋ 이토록 치밀한 배신자 볼꺼면서 ㅋㅋ
후기보니 보고 싶네요. 제 불안에도 만만치 않아요!
아..나만 불안한게 아니였군요...^^
리뷰잘보고 갑니다.
불안 다루는 법을 잘 모르는 으른이들 많아요. ㅠ.ㅠ 공감가는 리뷰 입니다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