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은 추웠다.
또 어느 날은 따뜻했다.
오늘은 더위가 느껴질만한 날씨였다.
동강할미꽃이 드디어 고운 자태를 뽐내기 시작했다.
지난번 농업기술센타에서는 동강할미꽃 복원행사와 분경전시가 있었다.
흰색부터 진한 보랏빛까지...색색이 참 흥미롭다.
전시장에서 찍은 분경작품. 8년정도 키운 것이라는데 이게 한포기란다. 대체 몇개의 꽃대가 달린걸까?
동강할미꽃은 하늘을 향해 핀다. 꽃 크기도 작다. 지난해에 분양받은 동강할미꽃들의 개화모습.
가까이 사시던 시누님이 돌아가셨다.
119를 불러 산소호흡기를 달고 병원에 가셨다가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서였다.
어머님의 충격이 너무 커서 지금은 잠시 막내시누네집에 가셨다.
노인정에도 함께 가시고 병원이며 장날나들이도 함께 하셨는데
발자국소리만 나도 형님이 들어오시는 것 같아 견딜수가 없다 하신다.
며칠만 쉬다 오세요, 했는데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으시다.
일요일엔 결혼식엘 갔다.
딸 둘이 서른을 넘겼는데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애타하던 이 언니는
드디어 혼사를 치르게 됐다고 너무 기뻐했다.
관광버스 두 대에 손님을 꽉 채우고 수원 어느 예식장에서 언니는 고운 한복을 입고 웃었다.
내 맘도 기쁘고 흐뭇했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의 음주가무는 괴로웠으나 앞자리로 물러나
차창밖의 진달래, 개나리, 목련을 보았다.
신부어머니의 귀여운 모습.
신부아버님의 근엄한 한 말씀. ' 애 만드는 것보다 어른만드는게 훨씬 힘드네요....'
때때로 산엘 올랐다.
산괴불주머니, 노루귀, 처녀치마, 꿩의바람꽃, 산자고...
너도바람꽃은 꽃잎이 다 지고 씨앗 맺을 채비를 하고 있었다.
올해는 씨앗을 채집해서 꼭 심어봐야지, 하면서도
씨앗이 영글때쯤엔 그 곳에 가지 못하고 마음만 바쁠것이다.
논둑엔 꽃다지와 흰 냉이꽃이 수채화그림같다.
동의나물이 얌전히 꽃 피울 준비를 한다.
앵초도 뾰족뾰족한 잎새를 밀어올렸다.
아직 꽃이 피려면 시간이 좀 걸릴것이다.
두메양귀비도 꽃대를 밀어올렸고 꽃창포의 시원한 푸른잎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씨를 뿌린 매발톱을 좀 잃어버렸다.
누군가 파종판 귀퉁이를 다 떼어갔는데 가지고 가서 잘 키우기라도 했으면....
오늘은 학교운동장가에 자라던 봄맞이꽃을 비롯한 꽃들을 다 오리골로 옮겨 심었다.
작업과정에서 두메부추와 금꿩의 다리는 벌써 밟힌게 많아서 마음 아팠다.
흰두메양귀비와 지난번 삽목한 섬백리향의 새 잎이 나온 모습.
동의나물. 산기슭을 하얗게 덮은 제비꽃.
처녀치마와 중의무릇
학교외벽전체 페인트를 다시 칠하고
울타리와 향나무 등등을 정리하고 있다.
벗겨진 페인트를 걷어내는 것과 밑칠을 하는 작업이 오늘의 성과.
강당과 작업실의 지붕을 연결해서 씌우고 그 양쪽 벽면에는 그림을 그릴 예정.
그림을 그리는 포수의 후배들이 학생들과 함께 오거나
혹은 후배들만이 오게 될 것인데 포수나, 나나 도움을 주는 손길들이 많은 것은 참으로 큰 복이다.
한 동은 너덜거리던 처마를 다시 말끔하게 단장했다.
집수리는 아주 약간의 진전이 있을 뿐.
오늘 만난 산자고. 꽃채집을 하다가, 달래를 캐다가....
오늘은 날씨가 너무 더웠다.
꽃들을 옮겨심고, 꽃채집을 가고, 둘째오빠가 잠시 다녀가시고
페인트 색상을 결정하고....
강원농업기술원에서 실시하는 '강원best 농업아카데미 최고농업경영자과정'에
교육생으로 선발되었다는 연락도 받았다.
월 1회 춘천엘 가야하고 그 첫 수업이 모레, 목요일이다.
한달에 한번씩 장미를 만나고 오면 되겠구나, 생각한다.
지쳐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만큼 몸이 움직여주지 않는 건 참 슬프다.
수첩에 자꾸 채워지는 일정들이 무섭기도 하다.
염색첫번째 체험학습. 초등학교 동창회를 마치고 가는 길에 들려준 친구들.
비닐하우스에 심은 감자는 싹이 텄다.
이는 새로운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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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른 아침..반가운 글. 한 글자 한 글자 꼭꼭 씹어서 혀로 굴려가며 글맛을 느낍니다. 이 봄에, 짧아서 어떻게 지나는지 모른다는 봄에 참 많은 일들을 만나셨군요. 교육생 선발 축하드려요^^ 잘은 몰라도 best에 최고에 두 번이나 좋은 말 들어갔으니 남들이 하기 힘든 일인가보다 그러면서..5월에 좋은 날 하루 받아주세요~ 판 식구들이랑 꼭 가고 싶네요!
오늘 첫 수업 다녀왔습니다. 끝나고 장미한테 잠시 들렀다가 늦게 출발했는데 이젠 밤운전이 힘드네요^^* 좋은 날 잡아볼께요. 채집이랑 산나물도 뜯으면 어떨까요?
글도 사진도 너무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춘천엔 벌써 벚꽃도 진달래도 목련도 한창이던데 영월은 아직 봉오리네요.
감자잎사귀가 저렇게 생겼네요 처음보았습니다^^
감자꽃도 참 예뻐요. 누르미해볼까 궁리중인데 그러고보니 감자꽃은 따주는게 수확에 도움이 된다고 들은듯도 합니다.
보라색 할미꽃은 첨 봤네요. 잘 보고 감니다.*^^*
내일 농업기술센타에 동강할미꽃 채집갑니다. 아침 열시까지 도착하라네요. 저 횡재한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