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4월 8일 부처님 오신날 법회에 참석하신 사부대중께서는 방금 산승이 이 주장자를 들어 보인 소식을 아시겠습니까?
돌사람(石人)이 눈을 크게 뜨니 하늘 땅이 캄캄해졌도다.
이것이 무슨 말이냐 하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도솔천궁에서 앉아 계시면서 욕계, 색계, 무색계의 우주 대천세계를 다 살펴보셨습니다. ‘어떻게 해야 우리가 고통에서 벗어나서 영원히 행복하고 편한 것이 있을까?’ 부처님은 그 영원히 편안하고 행복한 것을 찾기 위해서 권력을 누려봤고, 재벌가의 부귀도 누려봤고, '마구니의 왕이 되면 내가 영원히 행복할까? 그 자리는 어떨까?' 궁금해서 그것을 해보니 그것도 영원한 편안하고 행복한 것이 아닌 걸 알았습니다. '하늘세계를 가면 편안하고 영원히 행복할까?' 그래서 하늘세계 끝까지 올라가 봤습니다. 거기 가도 역시 우리 자신이 존재하는 것이고, 자신이 존재함으로써 생각이 존재하는 것이고, 생각이 존재하면 생각 속에는 많은 번다한 생각이 일어나게 돼 있고, 번다한 생각이 일어남으로써 번뇌망상이 일어나게 돼 있고, 거기에 가서도 역시 영원히 편안한 곳은 아닌 것을 부처님은 알았습니다. 우주 만유에서 안 한 것 없이 모든 것을 다 해봤습니다. 다 해봐도 영원히 편안하고 행복한 곳은 없는 것을 부처님은 알았습니다. '그러면 어느 곳이 정말 영원히 편안하고 행복할까?' 부처님은 그것을 연구해봤습니다. 깊이 연구해서 부처님이 깨달은 것이 불심(佛心)이었습니다. 부처의 마음이었습니다. 부처의 마음을 깨닫고 보니 그 마음의 세계는 나고 죽는 생멸이 없고, 거기는 영원히 깨끗하고 밝은 빛이고, 영원히 편안한 곳이고, 그곳이 영원히 행복한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도솔천궁에서 인간 세계를 내려보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나는 나를 가르쳐 주는 스승이 없어서 오랜 세월 동안 혼자 고민을 하고 거듭 고민을 한 끝에 나의 부처의 마음자리를 깨닫고 나는 이렇게 영원히 행복하게 됐는데, 인간 세상의 모든 중생들은 이걸 모르고 지내는구나. 모든 만물이 영원히 편안하고 행복한 걸 다 가지고 있는데 그걸 모르고 지내는구나. 너무나 오랜 겁을 두고 중생들은 행복과 편안한 것을 딴 곳을 향해서 찾아 헤맸기 때문에 영원히 편안한 행복한 자리에 정착하지 못하는구나.’ 그래서 부처님은 중생이 잘못 알고 가는 길을 바로 가르쳐 줘서 영원히 행복하고 편하게 살게 하기 위해서 눈물을 흘리시면서 이 사바세계에 오신 날이 오늘입니다. 오셔서 부처님이 태어나자마자 일곱 발자국을 걷고 중앙에 서서 한 손가락은 하늘을 가리키고 한 손가락은 땅을 가리키면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하셨습니다. 고금의 어느 누구도 이와 같이 설파하신 분은 없습니다. 부처님만이 그리 하셨습니다.
왜 제가 "돌사람(石人)이 눈을 뜨니 하늘 땅이 캄캄하다" 했을까요?
우리 중생들의 모든 생각이 없고 부처의 마음으로 돌아온 그분, 일체 때가 없는 무심의 세계의 깨달음을 얻은 분을 돌사람(石人)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은 이 깨달음의 무한한 광명을 우주 만유에 비춰 주셨습니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한 이 말은 무한한 광명을 이 우주 만유에 비춰주신 말씀입니다. 별빛이 아무리 밝아도 달이 뜨면 별빛은 죽습니다. 달이 아무리 밝아도 해가 뜨게 되면 달빛은 죽습니다. 부처님의 자비의 광명이 우주 만유를 비추니, 별빛도 달빛도 햇빛도 빛을 잃었습니다. 부처님이 손가락으로 하늘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하신 말씀이 우주 만유의 중생들의 눈을 뜨게 해주신 말씀입니다. 여러분의 불심의 마음자리를 가르쳐주는 말씀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영원히 행복하고, 여러분이 바로 영원히 편안한 자리고, 여러분이 나와 같은 부처의 자리라는 걸 가르쳐주신 말씀입니다.
이 말을 해도 천고만고에 아는 사람이 없네. 그러나 눈 속의 동자(眼中瞳子)가 분명하게 봄이로다.
오늘 제가 이 말씀드린 걸 듣는 그놈은 분명한 것입니다. 그 마음자리를 여러분이 돌이켜서 바로 알면 정말 여러분은 살아가는데 앞으로 영원히 행복하고 편할 것입니다.
닻줄을 잡는데 썩은 줄을 잡으면 떨어집니다. 떨어지지 않는 줄을 잡아야 배를 타고 저 건너 언덕에 건너갈 수 있습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날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은 떨어지지 않는 줄을 잡은 것입니다. 부처의 마음자리로 들어가는 것은 떨어지지 않고 끊어지지 않는 닻줄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은 바로 부처의 마음의 세계로 들어가는 그 길로 들어오신 분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은 눈동자 안의 사람이 있는 그것을 누구나가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분명히 잘 알 것입니다.
금일 대중은 도리어 아시겠습니까? 만약 알지 못했다 할진댄, 또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하늘, 땅, 대지 이대로가 다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요, 모든 만물이 항상 방광(放光)을 놓고 있음이로다. 범부중생은 어리석어서 서로 알지 못하니 황면노자(黃面老子:부처님)께서 거듭 누설하셨네.
손가락을 하늘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말씀한 것이 누설해서 다 가르쳐줬다는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께서는 이것을 아시겠습니까? 이 세상이 이루어지기 전에도 일찍이 이 부처의 마음자리는 있었습니다.이 세계가 무너질 때도 이 부처의 마음자리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했거나 출현하지 아니했거나, 성불을 했다느니 안 했다느니 하는 이런 말은 다 부질없는 말입니다. 불성의 부처의 마음자리는 영원한 것입니다. 오고 가고, 있고 없고 그런 게 아닙니다. 영원히 있는 것입니다. 청정법계의 몸은 본래 나고 죽음이 없습니다. 중생이 있기 때문에 대비원력으로 중생을 위해서 부처님이 이 세상에 몸을 나툰다는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또 일러라. 석가모니 부처라고 불러야 되겠는가, 석가모니 부처가 아니라고 불러야 되겠는가?
우리가 이름을 붙여서 불심(佛心)이라고 하는 것이지, 이 말을 붙이기 이전에 그 밝은 마음세계의 자리는 무엇이라고 해야 되겠느냐 이것입니다.
일거사십구(一擧四十九)라. 한 번 드니 49라.
계룡산은 만고에 항상 묘용을 드러내고 있고, 금강은 만고에 하늘 땅에 항상 흘러넘치고 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