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
나는 서편제를 중학교 때 청산도로 놀러갔다가 우연히 촬영지 때문에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서편제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오래된 영화이고 또 내가 워낙 책 읽기를 싫어해서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문학 교과서에서 서편제가 실려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그래서 서편제를 수업할 때는 특히 열심히 수업을 한 것 같다. 이 서편제의 줄거리는 소리꾼인 유봉은 과부였던 동호의 어머니와 사랑에 빠지고 그들은 함께 마을을 떠난다. 유봉이 데리고 있던 수양딸 송화와 함께 네 식구가 같이 살게 되었는데 동호의 어머니는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 유봉은 송화에게 판소리를, 동호에게는 북을 가르치며 떠돌이 생활을 했다. 송화와 동호는 소리꾼과 고수로 한 쌍을 이루며 자랐다. 그들은 유봉과 함께 소리로 먹고 살지만 소리를 들어주는 사람도 줄어들고 냉대와 멸시 속에 희망 없이 살다가 동호는 유봉과 싸우고 떠나버렸다. 동호가 떠난 뒤 송화는 소리를 거부하고 유봉은 소리의 완성에 집착하다 급기야 송화의 눈을 멀게 만들었다. 유봉은 죽고 눈먼 송화는 혼자 떠돌며 소리를 하며 살아갔다. 세월이 흘러 동호는 그리움과 죄책감으로 송화와 유봉을 찾아다녔는데 그가 마침내 한 주막에서 송화를 다시 만났을 때 송화는 그의 청에 따라 노래를 부르고 그는 북을 쳤다. 그들은 그걸 함으로써 서로의 한을 풀어냈다는 내용이다. 나는 내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송화의 눈을 멀게 한 유봉을 욕하는데 나는 유봉이 불쌍했다. 가족도 없이 사랑하는 사람도 떠나서 홀로 아이들을 맡았을 때 얼마나 착잡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유봉은 소리꾼이라서 아이들을 맡았을 때 마땅히 뭘 가르쳐야할지도 모르겠고 먹고 사는데도 지장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북과 소리를 가르쳤을거라 생각된다. 솔직히 남의 눈을 멀게 하는 건 잘못된 일이기는 하나 송화가 소리를 함으로써 먹고 살아야 되니깐 ... 조금 이해가 간다. 나는 서편제에서 송화와 동호가 나중에 커서 서로 모르는 척 하며 북과 소리를 하는데서 가장 인상이 깊었다. 내가 송화 아니면 동호라면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을 텐데.. 그걸로 한이 풀어졌다는 것에도 인상이 깊었다.
-허생전-
허생전은 내가 문학시간에 처음으로 읽어보았다. 옛날에 어렸을 때 보면 별주부전 이런 식으로 나는 그냥 전래동화처럼 아기자기한 그런 내용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알고보니 허생은 정말 학문 수양에만 똑똑한 것이 아니라 경제에 있어서도 똑똑하다고 느껴졌다. 허생전의 줄거리는 한양 남산 묵적골에 허생이란 선비는 10년을 목표로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학문 수양에만 힘썼다. 생활이 너무 어려워 견디지 못한 아내가 허생을 질책하자 허생은 아무 말없이 집을 나섰다. 허생은 부자 변씨에게 찾아가 돈 만 냥을 빌려달라 하고, 변씨는 허생의 인물됨 만을 보고 돈을 빌려준다. 허생은 빌린 돈으로 조선 경제의 취약성을 이용하여 과일과 말총 등을 매점매석하여 큰 돈을 벌었다. 그 후 그는 자신의 이상을 시험해 보기 위히여 빈 섬 하나를 한 어부 노인을 통해 알아 두었다. 그동안 번 돈으로 도둑들을 모아 그들에게 빈 섬에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었다. 허생은 빈 섬을 잘 경영하여 도둑들을 교화시켰으나 그 섬이 자신의 이상을 실혀하기에는 부족한 곳이라 인식한 후 섬 사람들의 바깥 출입을 금한 후 자신만 귀환하였다. 돌아온 허생은 변씨에게 약속대로 만 냥을 갚았다. 변씨는 허생의 후원자가 되기로 하고 서로 친구가 되었다. 허생은 변씨와 대화하며 돈 버는 방법, 매점매석 행위의 위험성, 인물관, 현실관 등을 얘기해주었다. 변씨가 정승 이완에게 허생을 소개하여 이완이 허생을 찾아왔다. 허생은 국가적 현안 문제 해결책으로 인재 등용, 권신의 척결, 실질적 부국강병의 방안 등 삼책을 제시했지만 이완은 현실적으로 그것이 어렵다고 허생에게 이야기했다. 허생은 허례 허식에 얽매여 현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대부 계층을 꾸짖으며 이완을 쫓아 내고 다음 날 자취를 감췄다라는 내용이다. 나는 허생전에서 처음에 부자 변씨가 허생에게 돈을 빌려주는데 인상이 깊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기란 쉽지 않은 건데 허생에게 그렇게 빌려주니까 신기하고 참 돈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고 느껴졌고 사람 보는 눈썰미가 좋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허생전이 실제 이야기였다면 허례 허식에 얽매이지 않고 한 관점에서만 얽매이지 않았다라고 하면 실제 조선의 경제는 좋아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