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 https://youtu.be/ef-7qXjsdnA?si=oFwLg_F9p01bH9bC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이는 거대한 손, M&A의 세계를 심층 분석하는 <김영진M&A연구소>입니다.
오늘은 2024년 국내 M&A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를 M&A 전문가의 시선으로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 불안한 동거 - 상속세라는 이름의 시한폭탄
한미약품의 경영권 분쟁은 단순히 가족 간의 싸움이 아닙니다.
여기엔 한국형 재벌 시스템의 명암, 그리고 상속세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얽혀 있죠.
모든 비극은 2020년 8월, 임성기 창업주 별세 이후 남겨진 5,400억원의 상속세 청구서에서 시작됐습니다.
고인의 유산 약1조원에 부과된 천문학적인 금액이었죠.
이 상속세는 오너 일가 4명, 즉 송영숙 회장과 세 자녀가 5년간 납부해야 했지만, 문제는 이들이 당장 동원할 현금이 없었다는 겁니다.
유일한 해결책은 바로 '주식담보대출'이었습니다.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담보로 수천억원을 빌려 상속세 납부에 나섰지만, 주가 하락은 오너 일가를 절벽 끝으로 내몰았습니다.
특히 별다른 소득원이 없던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위기감은 극에 달했죠.
이 절박함이 바로 OCI그룹과의 '메가딜'을 낳게 된 배경입니다.
■ 메가딜의 탄생 - 구원인가, 매각인가
2024년 1월 12일, 시장을 경악시킨 OCI와 한미약품의 통합 발표!
태양광과 화학을 주력으로 하는 OCI가 제약 명가 한미약품을 인수한다는 건 파격 그 자체였습니다.
M&A 전문가로서 이 딜의 구조를 보면,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구주를 OCI홀딩스에 넘기고, 한미사이언스가 발행하는 신주를 OCI홀딩스가 인수하는 1단계.
그리고 이 대가로 송 회장 모녀가 OCI홀딩스의 신주를 받는 2단계로 구성된 매우 정교한 다단계 거래였습니다.
OCI는 신성장 동력을, 한미약품의 모녀는 상속세 해결과 경영권 방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 ‘동상이몽(同床異夢)의 딜’ 이었죠.
■ 전면전 - 법정과 여론, 그리고 주주총회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장남 임종윤, 차남 임종훈 형제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형제는 이를 "자신들을 철저히 배제한 밀실 야합이자 경영권 찬탈"로 규정하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 법정 다툼으로 이끌었습니다.
"화학 기업과 제약 기업의 시너지가 불분명하다""그룹을 헐값에 넘기는 것"이라는 반대 논리는 주주들의 공감을 얻기 시작했죠.
모든 경영권 분쟁에는 승패를 가르는 '캐스팅보트'가 존재합니다.
한미약품 사태의 키맨은 바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었습니다.
그는 임성기 회장과의 오랜 인연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였습니다.
그의 선택이 모녀측(약35%)과 형제측(약28%)의 지분 격차를 단숨에 뒤집을 수 있었죠.
결국 신 회장은 형제 측의 손을 들어줬고, 형제 연합 지분은 40%를 넘어서며 판세는 요동쳤습니다.
법원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OCI 통합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했지만, 최종 운명은 3월 28일 주주총회에서의 '표대결'로 결정됐습니다.
형제는 "시가총액 50조원, 순이익 1조원, 글로벌 CDMO 기업 도약"이라는 공격적이고 야심 찬 비전을 제시하며 소액주주들을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이 전략은 통했습니다.
주주총회 결과, 형제측이 제안한 5명의 이사 후보가 모두 이사회에 입성하며 형제의 극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최종 표심은 형제측 약52%, 모녀측 약48%의 초박빙 승부였습니다.
이로써 OCI와의 통합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M&A 역사상 이사회가 추진한 대규모 딜이 주주총회에서 오너 일가 간의 표대결로 무산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겁니다.
■ 승자의 숙제와 남겨진 상처
하지만 승자의 환호는 잠시였습니다. 분쟁의 근본 원인인 5,400억원의 상속세 문제는 고스란히 남겨졌죠.
이후 키맨 신동국 회장이 방향을 틀어 패자였던 모녀측과 ‘4자연합(송영숙·임주현·신동국·라데팡스)’을 결성하여 한미약품의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불안정한 지배구조와 오너 리스크로 한미약품의 경영권 분쟁은 아직도 잠재되어 있습니다.
한미약품 사태는 우리 기업 사회에 중요한 교훈을 던졌습니다.
첫째, 징벌적 상속세 제도의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점
둘째,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승계 계획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얼마나 중요한지
셋째, 더 이상 '침묵하는 다수'가 아닌 소액주주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주주 친화 경영의 필요성
넷째, M&A는 단순히 재무적 결합이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의 공감과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한미약품그룹은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분열된 가족의 화합, 경영 정상화, 그리고 주주들에게 약속한 비전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이 지난한 과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때, 비로소 한미약품은 비극의 상처를 딛고 다시 한번 글로벌 신약 개발의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을 겁니다.
시장과 주주들은 숨죽이며 그 험난한 여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 더 흥미로운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영진M&A연구소(SINCE 2000) 대표 김영진(이메일 : yjk21c@hanmail.net)
☞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단순히 가족 간의 싸움이 아닙니다.
여기엔 한국형 재벌 시스템의 명암, 그리고 상속세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얽혀 있죠.
오늘은 2024년 국내 M&A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를 M&A 전문가의 시선으로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여기서는 시간 관계상 이런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의 이야기를 개략적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전문적이고 상세한 자료는 구글 블로거(블로그스팟 : 김영진M&A연구소 ☞ https://yjk21c.blogspot.com/)에 있으니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