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호프의 단편 <관리의 죽음>을 읽고서..
엊그제 <이동도서>에서 이 책을 집어 올 때는 별 기대감이 없었다
그저 얼마 전에 어디선가 우연히 그가 했다던 글을 접했는데
"글쓰기, 그것은 말줄임질의 깜냥" 이라는 특색 있는 표현이 기억에 남아 있어서였다
글의 제목이 <관리의 죽음>이라서 다소 비극적 냄새가 풍기지만
이 러시아 작가인 안톤 체호프는 매우 해학적으로 그려내었다
솔직히 읽으면서 내내 폭소를 터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작품 속 체르바코프의 성향이 더러 나(我)와도 비슷한 면모를 지닌 듯하여
더욱 면밀하게 집중하여 읽으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싶었으나 결국 폭소로 매듭지었다
짧은 단편 소설 안에서 어떠한 인간의 내면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비극을
작가 특유의 감각인 익살과 해학으로 희화(戱化)시킴으로 해서 글의 몰입을 이끌었다
그의 글에는 꾸밈글이라든가 군더더기는 일체 찾아볼 수 없었고
글의 결말인 말미에서조차 단 한줄.. <그리고...... 죽었다>였다
전에 김훈의 작품들을 읽을 때 그가 늘상 일컫고 우러르던 이순신 장군의
간결하고 담백한 필치로 이루어진 <난중일기>에 대한 대목이 떠올랐다
<암담한 패전 소식이 육지로부터 전해오는 날, 이순신은 "나는 밤새 혼자 앉아 있었다." 란 문장과
"오늘 어떤 녀석이 군율을 어겼기로 베었다." > 라는 '짧음' 속에 자리한 '깊음'의 내포를......
역시... 안톤 체홉, 그의 말처럼 "글쓰기, 그것은 말줄임질의 깜냥"에 대한 진면목을 보여줬다~~
나머지 그의 단편들도 몹씨 궁금해진다
-세계문학 전집 <체호프 단편선/민음사>-
.......마음이 우울할 때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늦게 들어온 남편과 이 작품 얘기를 나누며 눈물 날 정도로 웃었답니다~
오늘이 아픈 날임에도.. 목젖이 젖히도록 자지러지게 웃었습니다.. 꼭 눈물만이 카타르시스는 아닌 것.. 같아요~~
첫댓글 계절은 벌써 혹한으로의 질주를 시작합니다..
간만에 방문한 카페의 휑한 한기에.. 작은 불씨 하나 지피고 갑니다...
불꽃처럼 타올라 문우님들의 따스한 쉼터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으로~~~ ^^
글쓰기도 독서도 못하는데
세월은 바삐 지나가고 있네요.
여고시절 담임인 국어선생님을 좋아하여
시도 외우고 자유교양반에서 책도 많이 읽었는데......
에공.. 감사합니다 점숙 샘~~~
제 불씨가 넘 나약하여 타오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에 국어 선생님을 좋아했던 기억.. 제게도 있습니다... ㅎ ㅎ
영어 교생 샘도~~~ 후 후.. 아주 오래된 기억을 깨워 주셨습니다~~~ ^^
좋은 책으로 불씨를 지펴주신 님.....싸~~랑합니다~~그리고 오늘은 뒹굴거리지 않고 저도 책 좀 읽겠습니다. ^^*
날이 추워 외출하기 두려운 날입니다..
좀 전에 친구로부터.. 첫눈이 온다는 카톡을 받고 창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휑한 비그림자만이...
이 좁은 영역 안에서도.. 지역의 편차, 찰나의 오차가 있는 듯 싶어집니다...
따뜻한 구들목에서의 삼매경도 그리 나쁘진 않을 듯 싶어집니다...
날씨가 그런 걸까요? 마음의 습기가 차오르는 날입니다...
정말 눈물만이 카타르시스가 아니지요. 어쩌면 웃음이 더한 카타르시스를 불러오기도 합니다.~~공식적인 멘트 (형평성??)ㅎㅎ
지난번 답글에 대한 답을 이렇게 하게 됩니다.ㅋㅋ 무슨 뜻인지 OK?
그러게.. 이 글을 읽으면서 그리 생각했다넵~~~
소심함의 극치를 달리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어쩜 나 또한 자아의 모습이 아닌가 싶어지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소를 터트리지 않을 수 없었다는~~~ 다.. 작가의 재량일 듯 싶으이~~~ 글구 ok라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