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 그 노래
美思 신금재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 처럼 살다 가고파
이산 저산 눈물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산 저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께를 떠미네
나는 노래를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듣기를 즐겨한다.
그중에서도 양희은이 부르는 한계령 노래를 듣고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한계령 산 속에 들어가 산이 전해주는 메세지를 듣는 느낌이 들곤한다.
이 노래를 들으면 두 가지의 추억도 떠오른다.
첫째는 이민온 지 얼마되지않아 가까이 지내던 이웃친구 친정어머나의 부음을 전해들었다.
함께 저녁식사를 나누면서 위로의 말을 건네다가 누군가의 제안으로 우리는 노래방에 가게되었다.
고달픈 이민자의 삶으로 어머니의 장례식에도 못간 그 친구의 마음이 어떠하였을까.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하리라는 추측만 해볼뿐 달리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마이크를 탁자에 놓고 서로 노래책만 돌리고 있을 때 그 친구가 마이크를 덥석 잡았다.
그리고 의자에 깊숙히 앉은 채로 한계령을 불러내려갔다.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아,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장례식에도 차마 가지못하는 마음을 저렇게 토해내는구나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조용히 그 친구의 손을 잡아줄 뿐.
두번째는 양귀자의 단편 한계령을 읽을 때였다.
노래를 잘 부르던 어렸을 적 친구가 술집 가수가 되어 한번 만나기를 간절하게 바라지만 차마 만나지못하고 술집 무대에 울려퍼지던 그 친구의 노래 한계령을 들으며 돌아서 나오는 작가의 안타까운 심정이 전해져오는 내용이다.
작가가 살던 부천 원미동은 내가 살던 인천과 가까운 곳이고 작가의 어린 시절을 보낸 시골 풍경이 마치 내가 살던 배꼽산 아래 새동네의 모습과 흡사하여 수인선 기차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였다.
이제 내 삶의 무대는 배꼽산에서 로키가 바라다보이는 동네에 살고있다.
설악산이 보이는 속초 근처에서 황태어장을 하는 친구가 가끔 카톡에 안부인사를 전할 때 자기는 설악산을 지킨다는 표현을 한다.
그러면서 나에게는 로키 잘 있느냐는 농담을 하곤한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산책로를 걸어가면 로키의 저녁 능선이 붉게 물들어 저물어간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한계령 노래가 흘러나온다.
아, 그러나 한줄기 바람처럼 살다가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