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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의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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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스크랩 양심을 보는 수면내시경
운산/최의상 추천 0 조회 27 16.12.16 10:5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양심을 보는 수면내시경

                                                                                                                             최의상


오늘 아내의 위내시경검사를 받고자 병원으로 갔다.

신장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약을 복용하기 때문인지 가슴이 쓰리고 명치끝이 아프고 소화가 잘 안된다고 하는가 하면  어지럽고 속이 느글느글 하며 트림을 자주하고 입맛이 없다고 잘 먹지를 않는다. 입안이 쓰고  입맛이 없다는 소리는 매일 듣기에 나는 가끔 '입맛 없으면 밥맛으로 먹으라'고 하다가 남의 사정도 모른다고 핀잔을 받는다. 


아프다는 소리가 반복될 수록 나는 불안이 증대하여 가고 있다. 혹시 위암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자 위암으로 수술을 받은 내 경우를 돌이켜 생각하게 되고 이런 일이 아내에게 발생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어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 보자고 권하였다. 아내도 승락을 하여 오늘 병원을 찾았다.


오해를 받거나 의심의 대상이 될 때 아무리 아니라고 하여도 믿어 주지 않을 때 우리는 이런 말을 하며

'버선이라면 뒤집어 보이기라도 하지 이 타는 마음은 어떻게 보여 주겠나'하며 한탄한다. 그런데 의학이 최첨단으로 발달하는 세상에 살고 보니 우리 육체의 속을 환히 드려다 볼 수 있게 되었다. 보호자가 환자와 임석하여 검사 현장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수면 상태에서 끝에 불빛이 빛나는 검은 고무호스를 구강내로 밀어 넣으니 화면에 목구멍부터 터널 같은 위장 내부를 보여 주고 있다. 육안으로 보는 것 보다 더 선명하게 보였다.  나는 시술 전 부터 하나님께 간구하였다.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원하오니 그리 되게 하여주옵소서' 하고 끝날 때 까지 마음 속으로 기도하였다.


기도하면서 바라 보는 화면에는 별 이상은 없었으며 한 두 곳에 붉은 반점이 보였다. 의사는 약간 부풀은 듯한 곳에 멈추더니 간호사에게 지시를 하자 가는 철심을 의사에게 전하고 의사는 그 철심을 호수 안으로 밀어 넣어 약간 부푼 부위를 압박하여 텃치 하자 붉은 피가 나오며 철심을 뽑아 간호사에게 주고 간호사는  집기에 소중하게 세포를 저장하였다. 조직검사를 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하였다.


아내는 간호사의 부축을 받고 나와 회복실에 누웠다. 아내의 위 속을 뒤집어 다 본 나는 마음에 위안을 느꼈다. 암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시술 전에 불안하였던 마음에 평안함이 감돌았다. 뒤집어 보기를 잘 하였다고 생각되었다. 아프다는 증상에 비하여 오히려 깨끗한 위 속을 뒤집어 보니 시원하였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양심은 볼 수 없다고 하였는데 나는 사람의 마음 속의 양심을 읽은 것 같다. 하나님이 나의 기도를 들어 주셨다고 믿고 싶은 마음이다.


예수쟁이의 하는 소리라 해도 좋다. 그러나 사람들은 믿는 자나 안 믿는 자나 기적을 바란다. 그 기적은 인간이 가장 극한에 이르면 하나님을 찾는다. 도움을 청한다. 도움을 청하는 순간 그는 하나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구원해 주신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로고스(하나님 사랑)다. 20여분의 시술시간에 나의 간구하는 기도에 하나님은 응답해 주신 것이다 라고 나는 믿고싶은 것이다. 아내의 믿음이 나보다 더 좋다. 그는 기도하며 사는 사람이다. 그러기에 그의 위 속에서 양심이 나를 통하여 나타나게 하였다고 본다.


최첨단 의학은 사람의 속을 버선 뒤집듯이 뒤집어 눈에 보이는 것 만 보여 준다, 그러나  초월적인 믿음은 양심도 투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 하여도 버선 뒤집어 보이듯  사람의 양심은 보일 수 없다. 거짓말 탐지기도 데이터에 의한 응답일 뿐 그 사람의 진짜 양심은 보여 주지 못하기에 참작은 하지만 판결에 결정적 단서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 


의사는 '별로 이상이 없습니다. 약간의 분 곳이 있어 조직검사를 하려고 합니다.'  위험단계는 아닌 것 같으니 걱정 안해도 된다고 하였다. 마음의 근심을  내 뱉듯이 숨을 크게 쉬며 아직도 마취기가 있는 듯한 아내를 부추겨 차에 태우고 핸들을 잡으니 13년이 지난 고물차가 명품차 같이 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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