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21일부터 시작된 "그림형제민담집" 읽기의 여정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함께 했기에 즐거웠고, 함께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11월 28일, 마지막 날에는 곱단님만 결석한 채 즐겁게 '그림형제민담집' 읽기의 숲을 거닐었습니다. 마지막 읽지 않은 부분을 읽은 뒤, 각자 마음에 드는 이야기 골라읽기가 이어졌습니다. 고영님은 '연못 속의 요정 닉세'를, 지영님은 '곰 가죽 사나이', 은영님은 '은화가 된 별'을, 서빈님은 '세 행운아'을, 명주님은 '노간주 나무'를, 저(동옥)는 '영리한 그레텔'을 읽었답니다. 어쩌면 생김새와 꼭 닮은 이야기들을 그리도 잘 골라내는지 싶더군요. 밀레폴리에라는 레스토랑에서 성대한 만찬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읽은 책 탑을 쌓아두고 사진을 찍었답니다. 눈으로 읽고, 목소리로 읽고, 귀로 들으며 우리들은 '그림형제민담' 읽기를 마쳤습니다.그 글을 읽으면 그 글을 읽은 사람의 목소리가 글에서 들려와서 신기했다는 누군가의 말은 이야기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김환희 선생님이 "옛이야기 공부법"에서 언급하신 내용을 옮겨봅니다. ― 문예비평가 발터 벤야민은 소설과 이야기의 차이을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누구나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 심지어는 이야기를 읽는 사람도 이러한 함께 있음에 참여한다. 그러나 장편 소설의 독자는 고독하다. 장편 소설의 독자는 다른 어떤 독자보다 고독하다. "―
우리들은 누군가의 읽기를 통해 이야기의 숲으로 들어갔고, 또 각자 홀로 읽기를 통해 이야기를 읽는 사람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비록 이야기를 읽는 것이었지만 저는 읽는 이가 옛이야기의 연사와 같다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청중과 화자 사이에 연대 의식이 형성"된다는 김환희 선생님의 책 속 생각에 저는 동의합니다. 우리는 "함께 읽기"을 통해 "함께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다음 여정은 "그림 메르헨" 읽기 입니다. 읽기 힘든 책, 꼭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이제부터라도 "함께 읽기"를 해 보시기를 제안하면서 제 후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