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이웃에 괴산이라는 시골이 있습니다. '괴산산막이옛길'로 널려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 비가 내리는데 감자축제가 열렸나봅니다.
아는 선생님께서 전화가 왔습니다. " 수미감자와 남작이 있는데, 어떤 것을 사다줄까?"
비가 오는 흐림에 갇혀서 교육자료를 만들고, 눈이 아파서 먼곳을 바라보며 쉬는 중이었습니다.
수미감자는 반찬하기 좋은 종류라서 대부분의 농민들이 그것을 재배하는데, 남작은 쪘을때 분이 담뿍 나는 찜용의 감자입니다. 이것은 요즘 보기가 힘들다고 일부러 그곳까지 가서 감자를 사시는 중이라고 합니다. 교사직을 퇴직하고 자유로운 삶을 사신지 벌써 20년이 되어가는 분이신데, 큰언니, 때로는 엄마처럼 챙겨주십니다.
우리밭이 넓어서 처음에는 감자도 심었는데, 겨우 한 박스 먹자고 심는 일에 회의가 들어 지금은 이웃 농민들이 가꾼 감자를 구매해서 먹는 중입니다. 여러가지 작물을 심다보니 너무 고되고 힘들어서 가능한 꼭 필요한 것을 재배해서 건강하게 먹고 있습니다. 농약을 들이붓는 것을 보며 무서워서 시작한 농사짓기입니다. 고추. 참깨.야콘.들깨 그리고 오미자로 종목수를 줄여서 요즘은 여유있게 농삿일을 합니다.
감자를 사다가 문득 저를 떠올리고 사다 주시는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사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넘어지셔서 꼬리뼈가 부서지는 사고를 당하셔서 5개월을 꼬박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최근에 퇴원을 하신 분입니다 나이도 있으시고 해서 참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도 뼈가 거지반 붙고, 지금도 압력대를 허리에 두르고 다니시지만 씩씩하셔서 다행입니다.
흐리고 비오는 금요일 감자 한 박스 사두고 이런저런 요리 맛있게 하시면 어떨까요?
지금은 감자의 계절입니다.
-------------------- 남작 :10킬로 2만원 수미 : 20칼로 2만 5천원 구입 * 축제날인데도 가격은 비싼 편이다. 직접 방문해서 구입하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시중가격으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금방 캔 감자라 그런지 남작은 삶으니 눈처럼 하얗게 분이 났고 수미는 요리하기에 최상이었다.
고등어 조림시 밑에 깔고 했더니, 그맛이 일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