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확!
홧김에 서방질 한다고 기냥 내가 목공소 차려?
우~씨! 목공에 "목"자는 커녕 "ㅁ"자만 알아도 생각해 볼텐데...
한숨만 푹~풋 쉬본다.
내가 나를 생각해도 웃긴다.
그냥 있는 그대로 살아도 되는데
왜! 사서 고생을 하고 고민을 하나?
거실장이 없다고 불편한것 하나도 없다,
내가 편히 앉아 사용할 책상없어도 아이들 책상 얼마던지 있다.
그런데 살다보니 뭔가? 나사가 하나 빠진것 같아
가장 심플하면서도 만들기 쉽고 모양새도 있을것 같아
고심 끝에 나름 디자인을 생각하여 연장없는 나보다는
그래도 연장을 갖춘 목공소가 나을것 같아 주문 제작을 하여
어제 배달이 왔다.
(거실장과 진열장 세트 - 가운데 서랍이없는 부분에는 DVD 플레이어 넣을 부분이다.)
(진열장과 책꽂이 겸용 책상...휴! 색상을 나무 질감 나타내는 브라운 계통으로 해달라고 하였더니...아이고 내 팔자야~!)
갑자기 내 혈압칫수가 200을 오르 내린다.
거실장 세트 8500페소 -> 8000페소에 내고 하였고
책상 5500페소 -> 5000페소에 Nego 하였었다.
은근히 잘 만들면 옷장 세트도 만들어야 하고
화장대, 거실 콘솔장...등등 만들것이 많다고 하였다.
그러면 조금 신경써서 잘 만들어 줄것 같아서....ㅜㅜㅜ.
예전 내가 직접 만들어보니 이곳 필리핀 나무 목재값이 장난이 아니기에
그래 그 정도면 그래도 목공소를 운영하니
생각보다는 비싸게 부르지는 안는구나...
내심 목공소 주인이 착해 보이고 성실한 사람이구나
생각한것이 배달 온 순간부터
개시키, 소시키, 나픈시키, 도둑놈을 연발한다.
나는 그래도 상판은 원목으로 매끈하게 만들어 줄것을 예상하였는데
이건 그냥 베니어 합판으로 상판을 하여
도색을 하여왔어도 베니어판의 줄 무늬가 그냥 생생하게
살아있는것이 영 볼쌍 사납다.
에~휴! 예전에 내가 달랑 연장이라곤 톱과 망치만 가지고
아이들 책상겸 침대를 세트를 만들었을때도
하다못해 사포질이라도 열심히 해서
베니어판의 줄무늬는 어느정도 감추었었는데...
이~시키들은 사포질 자체도 안했다.
(2년전 아이들 책상겸용 침대세트를 혼자서 나무(베니어판) 사다가 달랑 톱과 망치로만 이렇게 만들어 주었는데...)
하긴 배달하기 몇일전에 가서보아 다 알고있었지만
배달와서 집안에 들여 놓고보니 또 열 받는다.
전문 페인트공을 불러 다시 사포질하고
재 도장을 해야지....
에~휴! 사실 글에는 이렇게 육두문자를 써가며
화가 난듯 글을 쓰지만
지금 글을 쓰는 심정은 그냥 그렇다.
마음에 안드는것은 사실이지만
그냥 그러러니 하는것이지 사는게 뭔~가?
저렴한 금액에 마음으로는 최고급을 바라는
내가 도둑놈이고 나픈시키지...
이렇게 애써 위안을 해보지만
정말 마음에 안든다.
예전에도 글을 한번 써 보았지만,
목공기술 가지신분 이곳에 오면 편안하게 밥은 먹고 살수있을것이다.
이곳 필리핀 고급 목공 생활가구 상당히 비싸고
수리업까지 겸해서인지 굉장히 바쁘게 돌아간다.
그러나 내가 주문한곳은 동네 조그만 목공소라
일거리가 없어 판판히 노는것 같다.
이유가 있었을텐데, 나는 그런것 무시하고
가까우니까 편하게 주문한것이 내 실수라 본다.
ㅋㅋㅋ 실력이없어 한가했던 것인데...
오늘도 필리핀에서의 하루를
이렇게 산다고 누가 뭐랄것도 아니요.
저렇게 산다고 누가 칭찬할것도 아닌데
무엇을 가지고 아둥바둥 댈것인가?
적연부동(寂然不動)한 삶이
내가 살고자하는 삶인것을...
한숨과 헛 웃음속에
옛 시구절 하나 인용해 보며
오늘 하루도 내마음 달래본다.
[청산별곡의 한구절]
어디다 던지는 돌인가?
누구를 맞출려고 던진 돌인가?
..........................(중략)
살어리낫다. 살어리낫다.
나 혼자 바닷가에서 조용히 조개나 구워 먹으며
살어리낫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리얄리 얄랑셩.
2011.08.16.
산페르난도에서
김봉길.
첫댓글 으하하하...한참을 웃었읍니다...전기일 말고 목수일을 배울걸 그랬네요...ㅋㅋㅋ
죠..책상은 상위권을 달리는 학생회장님건가봅니다...
사진으로 보니 좋은데요...
ㅎㅎㅎ 요즘 범수가 시험보느라 고생이 많읍니다. 사진의 책상 만드느라 죽는줄 알았읍니다. 너무 무거워 옮기지도 못하고 아이들이 불편해서인지 사용을 안합니다. 이 시키들이 수고도 몰라주고.....방을 넓게 사용하라고 침대를 이동식으로 책상 밑으로 집어 넣다 뺐다 하는건데...ㅋㅋㅋ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