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의 배신』서평
어느 육식극단주의자의 채식 비판에 대한 반론
채식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채식이 문제다!
채식의 배신(리어키스,부키,2013)이라는 책이 세간에 화제다. 채식이 환경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는데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이 책을 쓴 리어키스는 20년 동안 일체의 동물성식품을 먹지 않고 완전채식을 했지만 오히려 몸은 완전히 망가졌다고 한다.
리어부키의 말을 들어보자.
“나는 배가 고팠다. 항상, 끊임없이 고팠다. 열량을 많이 섭취하면서도 심각한 영양 부족을 겪을 수 있다.”
“아, 그 절실한 갈망이란. 먹고 난 후 3시간마다, 2시간마다, 그러다 30분마다 입에 음식을 넣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뼈와 관절이 파괴될 것이다.”
“불안정하고 산패가 쉬운 다가 불포화 지방은 혈관과 심장을 망칠 것이다. ... 특히 사망에 이르는 종류의 암에 걸릴 위험이 엄청나게 높아진다.”
“비건 식단을 유지하면 생리 불순, 불임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위가 완전히 망가질 수도 있다. 머리는 건조하고 가늘어질 것이고, 피부도 아플 정도로 건조해진다. 단백질을 기초로 구성되는 면역 체계는 몸을 보호할 만큼 강하게 유지되지 못한다.”
“항상 피곤한데 왜 그런지 모른다.”
리어부키의 말을 빌면 채식은 내 몸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일이다. 그런데 완전 채식을 하는 사람들 중 리어부키와 다른 증언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완전 채식을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자.
“1주일 만에 아토피의 가려움에서 해방된 나는 기대하지도 않았던 또 하나의 선물을 받았다. 20년간 간염보균자로 살아온 나에게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긴 것이다.”김진목(패밀리요양병원 원장)
“우선 식후 나른함이 줄었고, 전반적인 피로감도 줄었다. ... 피부에는 잡티가 없어졌고, 양쪽 어깨에 좁쌀만 하게 수없이 나 있던 피지들도 1달 정도 지나니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러니 뭐라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몸이 가벼워지고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이의철(대전 선병원 산업의학센터 과장)
“딸이 모유수유를 하고 있는데 자꾸 유선이 막혔습니다. ... 그런데 저랑같이 현미채식을 했더니 젖이 잘 나오는 거예요.”(강순녀, 60세, 여)
“살이 찌면서 생리주기가 두세 달에 한 번으로 불규칙해지고 양도 들쑥날쑥 했는데 규칙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또 신경질이 늘고 짜증을 많이 냈는데 남자친구가 성격이 여유로워졌다고 얘기합니다.”(박하얀, 22세, 여)
“비만으로 무릎관절염이 심해 걷기가 무척 힘들었던 70대 여성이 관절 수술할 날을 받아놓고 현미밥채식을 했더니 통증이 사라져 수술을 취소하기도 했다.”황성수(황성수클리닉원장)
- 앞의 이야기들은 『채식이 답이다』(베지닥터,스토리플래너,2011)와 『현미채식다이어트』(안재홍,백운경,청림라이프,2013)에서 인용했다.
위의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채식을 통해 암을 고친 사람들과 학생들의 학습력이 높아진 이야기까지 채식으로 인해 삶이 긍정적으로 바뀐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런데 리어부키의 몸은 왜 저렇게 되었을까? 아마 그 이유는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필자나 리어부키 중 한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리어부키가 잘못된 방식으로 채식을 했기 때문이다.
대답은 명확하다. 리어부키는 잘못된 방식으로 채식을 했다. 필자가 진행한 채식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도 완전채식을 하는데 몸이 좋지 않다며 찾아오는 사람들이 간혹 있었다. 이런 사람들은 채식을 하되 가공식품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사이다를 마시며 감자튀김만 먹고 살아도 완전채식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의 몸은 필연적으로 망가지게 되어 있다. 리어부키가 잘 이야기했듯이 저혈당증이 오고 살이 찌고 우울해지기 쉽다. 가공식품이 저혈당증을 부르는 이유의 핵심은 섬유질이 제거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로 채식을 하면 오히려 몸은 건강해지고 살이 빠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잘못된 방식으로 채식을 해온 리어부키가 현미채식다이어트와 같은 올바른 채식의 방식을 빨리 알았더라면 아마 채식의 배신이라는 책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채식의 배신을 읽고 오해가 없길 바란다.
채식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채식을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채식도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고 접근하는 일이 필요하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종교적 이유나 신념으로 채식을 선택하고 있다. 이런 이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고 채식의 길로 들어서서 자신의 세계를 넓혀 나갔으면 한다.
끝으로 리어키스를 육식극단주의자라고 부른 이유는 지구상의 인구를 6억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그녀의 주장 때문이다. 인류가 육식(단백질과 지방 중심의 식사)을 하고 살아가려면 리어키스의 말대로 6억 명도 많다. 현재 인구의 90%이상을 줄여도 불가능하다. 그런데 도대체 사람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도 70억의 현재 인류가 먹고 살기에는 충분한 식량이 생산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육식을 하고 전인류가 살아가려니 인구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리어키스가 육식 극단주의로 치달은 데는 제대로 된 채식방식을 접하지 못해서 자신의 몸이 망가진 이유가 가장 크다. 리어키스의 잘못된 채식 방식이 안타깝기만 하다.
안재홍/비건, 현미채식다이어트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