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이차를 알게되면서 어떤 차들이 호급,인급차가 될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얕은 지식으로 여기저기 차 선배님들을 찾아서 다니다보니 호급차들이 대부분 고수차로 만들어졌다는 결론을 내리고
고수차를 모아서 30~40년이 지나면 노차를 직접 마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2009년 운보연이라는 까페에 가입하고 차를 구매하면서 의방차산을 알게 되었고 처음 차를 시작한 계기가 95년 하동녹차밭에서 구매한 우전을 마시면서 느꼈던 청량함과 맑은 기운을 倚邦茶에서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어느듯 마음 한구석에는 의방이라는 차산이 자리잡으면서 일생에 한번은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벌써 14년이 지났다.
해발 1500m 정도에 위치한 의방차산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고, 일행분들도 멀미등으로 인해 몸상태가 좋지 못했었지만 이런 풍경하나로 피로가 해소되는 느낌이다.
운무가 능선을 따라 물 흐르듯 지나가는 자리에는 태고의 세월을 묵묵히 지켜낸 의방의 나무와 숲들이 있었다.
이런 자연상태의 환경이 만들어내는 고수차들이 인간에게 전해주는 氣의 흐름과
도시의 각박함에 지쳐버린 영혼에 단비처럼 내리는 신선함의 원천이 아닌가 싶다.
운무는 빠르게 대지를 비행하며 지나갔지만 내 의식속에는 여전히 각인되어 있다.
수백년의 세월을 풍요로운 자연환경에서 살아온 고수차들의 일생이 나와 연결되는 느낌은 의외로 덤덤하다.
꿈에 그리던 여인을 직접 만난 것처럼 설레이고 두근거려야 할 가슴이 이렇게 덤덤하다니!
의방의 생태계는 건전하다.
이미 소문나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노반장 차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연의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깊은 산속에서 수백년의 세월을 운무와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 그 풍요로무이 차의 기운을
가득 품고 있음을 느낀다.
각 차산지마다 차왕수(茶王樹)라는 이름으로 대표하는 나무들이 있다.
수백년의 세월을 깊게 뿌리내리고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여정이다.
백년의 세월도 살아내지 못하는 인간의 잣대로 수백년의 세월을 살아온 차왕수의 가치를 판단할 것인가?
험난하고 살기 힘들었던 의방차산의 차농들은 이렇게 옛길을 복원해내고 있다.
조상들이 살아왔던 삶의 흔적들을 기억하고, 풍요로움을 선사한 차의 역사를 되살리고 있다.
삶은 역사의 수레바퀴에 길을 내어준다.
차농들의 삶이 나아지고 풍요로워졌지만 여전히 순박하고 정이 많은 인성은
자연이 주는 넉넉함이 원천이 아닌가 싶다.
오래도록 내 마음에 자리했던 의방차산을 마주했을 때 느꼈던 그 덤덤함의 이유를 알 것 같다.
젊을때부터 다녔던 지리산의 골짜기들에서 느꼈던 자연이 주는 감동과 넉넉함이 의방에도 있었다.
단지 그 자리에 내가 좋아하는 고수차들이 있었고, 이제는 내 마음속에도 익숙하게 자리했기 때문이다.
첫댓글 우리 지묵당의 찻자리나 어울림은 원탁의 흥겨움이 이어지기 때문에 차산 여행은 좀 체력이 필요한데 경헌님은 아주 잘 어울리시더군요 이번에 새삼 느꼈습니다 ㅎㅎ
좋은 사람들과 격의없이 어울리는것 그것이 즐거움이지요
희안한게 두고두고 생각나고 그리운게 차산인데 그중 의방은 더 그렇더군요.
함께해서 더 좋았습니다.
저도 이끌어주신 덕분에 아무 생각없이 여행할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부럽습니다 그리고 가보고싶습니다 ㅎㅎ
기회되면 좋은곳에서 만나뵐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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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다시 가보고 싶은곳입니다~^^
다가님을 못뵈어 아쉬움이 있었지만 또 만나게 되지 않을까요?
건강하고 멋있는 의방차산 탐방기 잘 읽었습니다.
2ㅇ15 의방고수차 한번 열어야겠네요^^.
2015년이면 거의 10년 정도 되었으니 차도 많이 익었을 듯 합니다. 지묵당의 차들이 갈수록 진가를 발휘한다는 것을 이번에 많이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