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월29일) 오후 2시, 『엄마를 부탁해』의 작가 신경숙(48)씨가 설문대여성문화센터의 책축제 행사의 일환으로 초대 받아
제주도 독자들을 위한 강연을 가졌는데 400석인 객석이 가득차게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신 작가는 『엄마를 부탁해』를 쓰게된 동기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습니다.
16살 때 어머니와 밤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면서 어두운 밤기차의 유리창에 비친 <어머니>얼굴을 보는 순간 문득 작가가되면
꼭 어머니에 대한 작품을 쓰겠다는 마음을 품었다고 했습니다. 그런 생각이 씨앗으로 품었지만 쉽게 쓰여지지가 않았다고 합니다.
작가로 등단후 문득문득 어머니에 대한 작품을 쓰고 싶었으나 왠지 진척시키지 못하고,
쓰려다 못쓰고 다른 작품 쓰고 나서 또 쓰려다 못쓰고를 거듭 반복하기를 20여년이 지나고서야
어느순간 첫문장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를 쓰고나니 실타래 풀리듯 쓰게(2007)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마음속에 '어머니'라는 말을 담아왔기에 '어머니'라는 단어를 썼는데
문득 어머니도 우리와 같이 '엄마'가 있었고 그 엄마에 대한 생각도 우리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자 "엄마"라는 단어에 더 깊은 의미와 감정이 들어 있음을 보게되어 책 제목부터가 "엄마..."로 정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등장인물에 대한 인칭대명사를 다른 등장 인물은 너(딸/작가), 그(아들/오빠), 당신(남편/아버지) 등 2인칭 3인칭을 부여했으나 <엄마>에 대해서는 가장 중심에 넣고 싶어 '나' 1인칭으로 서술했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어머니>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오랜기간 숙성시킨 결과 세계적인 밀리엄 셀러로 갈채를 받는 명작이 탄생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작가의 말에 이어 중학교 동창 시인 손세실리아님의 권말에 있는 <작가의 말 pp.297~299> 낭송, 독자의 낭송으로 시인 고훈식씨, 오현고 2년학생, 교육대학생의 낭송이 이어졌습니다.
독자와의 대화시간으로 질문을 몇분 받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고 사인회로 이어갔습니다.
사회는 JIBS 방송국 김인경 아나운서가 맡으셨습니다.
이날 우리 문학회 회원들도 몇 몇 분이 오셨고 안성수 교수님도 참석했습니다.
안성수 교수님은 지지난해 한라도서관에서 도민을 위한 독서강자의 하나로 『엄마를 부탁해』에 대한 북리뷰 강연을 한 적이 있으며 신경숙 작가의 남편인 남진우 시인(명지대 교수)은 안 교수님의 후배이며 제자라고 귀뜸해 주시면서 대기실에서 상면했다고 했습니다.
가운데 앉은 분이 신경숙씨 중학교 동창인 손세실리아 시인입니다.
협재리 쪽에 있는 어느 리조트에서 작품을 쓰기 위해 두어달 머문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앞방, 뒷방의 거쳐를 둔 두사람이 만나 통성명 후 중학교 동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손시인은 그때 신작가와 헤어지면서 받은 나무 조각 기념패에 쓰인 글귀를 읽어 소개해 주어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습니다.
고훈식 시인의 낭송 (제4장 앞 부분 pp.200~201)
오현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낭송
교육대학생의 낭송
영문판 표지
질문시간에 질문을 하나 하고 싶었으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못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작품과 관련된 질문들이었으나 나는 표지화에 대한 것을 묻고 싶었습니다.
작품집을 만들면서 가장 고심하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표지화이기 때문입니다.
표지화는 그 책의 인상, 주제를 상징적으로 표출하는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엄마를 부탁해』의 표지화는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1989)의 1979년 작품입니다.
밀레의 <만종> 그림의 오른쪽 여인의 기도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으로 제목이 <Dawn, Noon, Sunset and Twilight)입니다.
말하자면 새벽부터 하루종일 두 손 모으고 묵도하는 모습을 나타내었습니다. 그만큼 존재의 모든 것을 바치는, 신에 대한 어떤 구원의 절실함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 작품의 표지화로 상징성을 나타내는데 아주 적절하다고 느꼈습니다.
밀레의 <만종>을 농부 부부의 <감사기도>로 보는 일반적인 견해와는 다르게
달리는 <슬픔, 죽음>의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다르게 해석했습니다.
농부 앞에 놓인 감자 바구니가 아니라 아기의 죽음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달리는 이 그림을 고가로 매입하여 조사해 보고자 제의했을 때 루브르 박물관이 자체조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자외선 촬영 결과 감자 바구니는 <아기의 주검> 관위에 감자 바구니를 덧칠하여 그려놓았다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그래서 달리는 <만종>의 여인을 아침 새벽빛에서 저녁빛까지 그 죽음 앞에 경건하게 묵도하는 그림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생명에 대한 경건함, 절절한 모성애, 신에 대한 구원의 기도 등이 함축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엄마를 부탁해』의 달리의 이 표지화는 그 어떤 것보다도 최상의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영문판 번역본은 그 나라 출판사(크노프)의 의도가 달라서 그런지 왜 책의 표지를 그대로 쓰지 않았는지 그 점이
아쉬워서 질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영문판의 표지화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사진작가(매그넘)이지만 책의 내용을 표상하기보다 작가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것 같습니다.
영문판의 표지화는 시각적으로 감성의 강열함을 표출하는 데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당초의 국내판 표지화의 의도와는 거리가 멀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나 영문판이 미국에서 호평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점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밀레(1849~1875)의 <만종>
당시 프랑스의 농촌은 지주들의 착취로 가난한 농부들은 삶이 말할 수 없이 피팍했습니다.
그러한 열악한 환경에서 아기들도 굶거나 병들어 죽는 일이 허다했고, 밀레는 그러한 농촌의 실상을 화폭에 담아내려 했습니다.저녁노을이 짙게깔린 바르비종 마을의 들녁에서 죽은 아이를 위해 기도하는 농부 부부의 심정이 교회의 종소리를 타고 화폭에 잔잔히 울리는 듯합니다. 일설에는 밀레가 죽은이를 위한 삼종기도를 표현했다고도 합니다.
그러한 분위기를 화폭에서 감지한 달리의 직관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댓글 회장님, 수고많았어요. 사진을 언제 담았어요... 내용도 잘 정리했네요.^^~~
회장님 덕분에 좋은 시간 갖을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가슴 뭉클하게 엄마를 불러보았지요.
강연 내내 메모하시더니 세세하게 올려주셨네요. 회장님의 진심어린 백록사랑이 다시 전해집니다. 감사합니다
신경숙 작가님을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회장님의 글을 읽으며
그 때그 감동을 되살려봅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군요~~밀레의 만종...그리고 표지와 작품을 비로소 연결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