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초기가 나를 울렸던 그 날

[브루스조]

올 해도 어김 없이 성묘의 계절은 다가오고

늘 그랬듯이 아버지 묘의 벌초는 내 몫이라,

작년에 낫으로 벌초를 하니 너무 힘들었던 까닭에 올해는 방법을 바꾸어

깜옥소 경교대의 예초기를 빌어 창원에서 11시 출발 하여 11시 40분 김해에

도착 옛 미숙이 집 앞 마당에 주차하니,

낯선 할머니께서 가라사대, 주차 좀 똑바로 하란다.

해서 주차를 좀 더 똑 바로 하고 여기에 살던 사람은 어디로 갔냐고 물으니

전부 미국 이민갔다네. 미숙이 가족이 다 미국 갔나부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아버지 묘에 이르니

우와~~~~~

억새의 키가 나 보다 더 크고 아카시아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고 길 조차 뚫을 수가

없어 대략 난감.

무거운 몸을 이끌고 억지로 길을 내어 그 나마 풀이 조금 덜 난 곳을 골라 물 한잔 하고

예초기 시동을 걸었다.

1번,2번....30번을 걸어도 이 놈이 걸릴 생각을 안하네. 다시 한번 힘차게 줄을 당기는데

오호 통재라!!!...줄이 끊어져 버리네. 눈 앞이 캄캄하고 정신이 현황한지라.

하릴 없이 예초기 고치는 곳으로 가고자 하는 데 뭐 어디에 있는 지 알아야지.

근처 철물점에 물으니 불암동에 잘 고치는 데가 있다하여 어떤 집에 들렀더니

무려 3시간을 허비하더니 못고치고..

오늘은 틀렸구나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한 군데만 더 가보자는 심정으로 갔더니

애개!!

20분도 안되어 고쳐버리네. 줄 갈아 넣고 부속품 갈아넣고 하다 보니 돈 만 더 들고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하고. 그래도 이게 어디야 감사하며 다시 묘로 올라가니 4시.

거의 예초기에 끌려다니며 겨우 벌초를 마쳤습니다. 경교대 소대장에게 욕을 싫컷했죠.

이걸 예초기라고 빌려주냐고.

그래도 올 해도 내 손으로 벌초를 하고 나서 칭찬을 많이 받았답니당~~

[김준호]

추석은 잘 보냈더나..난 다시 서울로 왔다..

[브루스조]

고생이 많다. 새로운 도전을 기대한다.

[장재혁]

1년에 한번사용하는 예초기가 시동이 걸릴지 않아 나도 김해 부원동인가? 재래시장 옆에서 고쳤다 ...기름이 나오질 않코 특히휘발유와 오일 량의 분배 기준을 몰라서 ㅋㅋㅋ

[브루스조]

나도 사실 예초기 사용은 생이 두 번째 였단다.

[둘리]

예초기 돌리다 풀속에 숨은 돌멩이가 튀어서 머리 빵꾸 날뻔 했던 날도 있었네... 그래도 벌초는 낫으로 하는게 제맛이지.. 댓글이 늦어서 미안하이~~!

[브루스조]

무슨 말씀을... 감사할 따름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