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드리는 일과 설교를 평가하는 일에서 주의할 것은 무엇인가

[김우곤]

예배드리는 일과 설교를 평가하는 일에서 주의할 것은 무엇인가

예배를 드리는 시간의 모든 순서는 중요하다. 간절히 은혜를 사모하며 기도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진실한 마음으로 찬송을 올려 드리는 것, 준비한 헌금을 바치는 것, 대표기도자를 따라서 함께 기도하는 것,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풀어주시는 것을 듣는 모든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최소한 10분 전에 도착하여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고 마음을 모아서 하나님께로 향할 수 있어야 한다. 찬송가의 가사를 생각하면서 하나님 앞에 드린다는 자세로 책임감을 느끼며 찬송해야 하고, 대표기도자는 최선을 다하여 교회 전체의 기도로 준비한 기도를 드려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순서가 설교 시간인데 전하는 자의 책임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듣는 자의 위치에서 어찌하는 것이 마땅한가를 생각해 볼 때가 많다. 

신앙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성경도 제법 알게 되고, 설교도 많이 듣게 되어서 주일마다 전해지는 설교가 신선하지 못할 때도 있다. 지금까지 배웠던 것과 달라서 갈등을 느낄 수도 있다. 명백하게 틀린 말씀이라고 판단하고 거부하면서 고민할 때도 있다. 그러다가 점점 하나님 앞에서 말씀을 듣는 자세를 잃어버리고 이런 평가, 저런 평가를 내리는 습관에 빠지게 되는 사람이 있다. 예배를 앞두고 어떤 기대도 가지지 못하고, 예배가 끝나도 아무런 기쁨을 누리지 못하며, 마치 학원에서 어떤 지식을 배운 후에 나름의 평가를 하면서 돌아오는 사람처럼 되거나, 하나님 말씀 자체에 대한 존경심을 잃고 세상의 책처럼 여기는 위치로 내려가기도 한다. 어느 순간에 자기가 하나님의 자리에 올라선 것이 아닐까? 정말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날마다 비슷한 밥과 반찬을 먹으면서도 불평하거나 괴로워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것을 요리한 아내 혹은 어머니에 대하여 평가만 내리고, 불평이나 하면서 먹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아니면 한두 번 먹었던 별식만 이야기하면서 매일의 식사를 업신여긴다면 그의 건강은 어찌 될 것인가? 건강한 사람, 식욕이 강한 사람은 어떤 시간에도 무슨 음식이라도 맛있게 먹고 감사를 드리지 않을까?

성경을 많이 읽어서 잘 알고 있다는 것, 좋은 선생님이나 책을 통하여 귀한 가르침을 배웠다는 것, 경건한 생활을 배우면서 누렸던 덕이나 거룩함이 남보다 낫다는 것들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더욱 겸손하게 만들고, 다른 사람들을 돕고 세워주기를 힘쓰며, 말보다는 행동을 통하여 섬기고 희생하는 자리로 내려가게 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혹시 남들에게서 무언가 아쉬운 것이 보일 때에도 말을 하기보다는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기다려 주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물론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말이다. 설교를 들을 때도 이런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런 문제가 나에게도, 우리에게도 자주 부딪히는 것인데 『진리의 깃발』에서 너무나 좋은 가르침을 발견했다. 그래서 글 전체를 옮겨 보고자 한다. 만약 나와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이 글에서 유익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예배와 평가(Worshipping and Eval‎uating)            Peter Barnes/ 정진화 역

예배와 모든 것을 평가하는 정신을 함께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거듭난 그리스도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찰스 스펄전은 1857년 5월 31일 사무엘하 5장 24절에 대해 설교하면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경고의 의미가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리스도인인 여러분 대다수가 많은 해악을 끼치고 있다는 겁니다. 귀가하면서 하는 말을 통해서 말이죠. 예전에 한 남자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청년 시절에 한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은혜를 많이 받았답니다. 두 뺨에 흐르는 눈물을 훔치면서 속으로 생각합니다.

‘집에 가서 기도해야지.’ 집으로 가는 길에 그는 같은 교회 교인 두 명을 만나 길동무가 되었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이 말을 시작합니다. “설교 어땠어요?”

다른 사람이 대답합니다. “그런 점에서 건전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해요.”

“음. 목사님이 좀 부주의한 거 같아요.” 혹은 이런 비슷한 느낌의 말을 했습니다. 한 사람은 목사님의 설교 한 부분을 혹평했고, 나머지 사람은 다른 부분을 혹평했습니다. 그 청년은 말했습니다. “그들과 같이 길을 걸으며 주택의 마당을 많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전 설교에 대해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어요. 제가 받았다고 생각한 모든 좋은 것이 그 두 사람에 의해 완전히 없어진 것 같았어요. 그 두 사람은 내가 어떤 소망을 품을까 봐 두려웠나 봐요. 그들은 나를 무릎 꿇게 할 수도 있었을 그 설교를 갈기갈기 찢어놓았으니까요.”

우리는 얼마나 자주 이런 똑같은 일을 행하며 사는지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그 설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저는 그들에게 아무말도 안 하고 조용히 있습니다. 그 설교에 오류가 있더라도(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그것에 대해 말을 안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이들은 그 설교를 통해 유익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 대해 죄가 없는 사람이라면 먼저 돌을 던질 수 있다.

스펄전은 어려운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끄집어냈다. 

우리는 복음을 들으러 와서는 복음이 설교되는 것을 점검하러 온 것인 양 미끄러지기가 너무 쉽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분별해야 하고 우리의 마음을 잘 살펴야 한다. 감독들은 가르치기를 잘해야 하며(딤전 3:2), 성경을 읽는 것과 권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에 전념해야 한다(딤전 4:13). 그리스도인은 바르게 평가하고 날마다 성경을 상고하여, 가르쳐진 메시지가 참된지를 살펴보아야 한다(행 17:11).

예배하는 것과 비판적인 것, 경배하며 절하는 것과 분별하는 것, 이 두 가지가 함께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해진 예배 의식에 속해 있는 성공회 교도로서, C. S. 루이스는 “예배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예배하는 것과 다르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로 인해 루이스는 교회 예배를 비판적으로 점검하는 일에 너무 많이 의존하는 것을 조심하게 되었다. 사실 “온전한 교회 예배는 우리가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예배일 것이다. 우리의 주의는 하나님께 집중되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완전함을 요구하시지만 불완전한 것을 사용하신다. 하나님의 선택의 은혜는 꼭 뛰어난 인물이 아니라, 어리석고 약하고 멸시받는 사람들을 부르시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죄인의 자랑이 자기 자신에게가 아니라 주 안에 있는 것이 분명해지는 것이다(고전 1:26~31). 우리는 적어도 이방인의 위대한 사도는 키케로와 같은 언변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바울은 자신의 말과 메시지가 성령으로 받은 점을 제외하면 어떤 능력도 부인했다(고전 2:1~5). 이것은 누군가 바라듯이 성경적 설교자들이 청중을 놓고 경쟁자가 된다는 생각을 없애줄 것이다. 하나님이 당나귀 (발람의 당나귀)를 통해서, 그리고 비협조적인 선지자(요나)를 통해서도 설교하실 수 있다면, 하나님은 자신이 뜻하시는 자를 뜻하시는 방식으로 사용하실 수 있다. 경험이 많은 목사라면, 이런 이유로 자신의 최악의 설교가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보이고, 자신 있다고 생각한 설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말해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KJV에서는 열심히 연구하라고 되어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정확하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딤후 2:15).

가장 매력적인 그리스도인들 중 일부는 분별력이 부족할 수도 있고, 가장 분별력이 좋은 그리스도인들 중 일부는 영적, 도덕적 매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스펄전은 다른 사람들의 영적 상태를 파악하고 지나치게 비판적인 정신을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라(살전 5:21), 그러나 성령을 소멸하지 말라(살전 5:19). 한 명령을 일방적으로 치우치게 지키는 것은 다른 명령을 지키는 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것은 어느 쪽에서나 마찬가지이다. 첫째가는 큰 계명은 우리의 모든 것, 즉 우리의 마음과 목숨과 뜻과 힘(막 12:30)을 다하여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예배하고 평가하는 것을 동시에 해내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성화의 일부다. 우리가 아직 거기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계속 나아가야 한다.

                              『진리의 깃발 vol. 187』, 2024 June, pp. 6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