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CES 8신 - 스텔란티스 CEO가 전한 냉혹한 현실
원선웅입력 2023. 1. 7. 23:00수정 2023. 1. 8. 01:30
2023 CES에서 기조연설에 참여한 스텔란티스는 전기픽업트럭 시장 진출, 지프 브랜드의 자율주행, ‘서비스로서의 데이터’를 위한 기업 설립 등 광범위한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는 전기 항공기를 만들기 위해 아처 에비테이션(Archer Aviation)과의 파트너십도 발표했다. 기조연설에서 타바레스 CEO는 스텔란티스가 모빌리티 테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강조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라스베가스 현지 취재)
기조연설에서는 현재 자동차 산업의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도 발표되었다. 타바레스 CEO는 전기차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앞으로 자동차 시장이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위축된다면 더 많은 자동차 공장이 생산을 멈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바레스 CEO는 반도체 공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잃을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발언은 상위 EV 제조업체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시점에서, 전기차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Deloitte)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전기 자동차를 사고 싶어하지만 높은 가격에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22년 9월에 실시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전기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 가운데 10명 중 거의 7명은 5만 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차량 구입을 희망하고 있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달 전기차 생산에 더 많은 비용이 들면서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공장의 생산라인은 무기한 정지시켰다. 타바레스 CEO는 전기차 생산이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할 때보다 40%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동화 전환과 관련되어 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점을 현재 자동차 시장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생산라인을 중단 시키는 조치도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다면,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래 자동차 산업에 대한 장밋빛 미래가 제시되는 CES 현장에서 타바레스 CEO의 발언은 주목할 만 하다.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자동차 제조사들이 현재의 수익을 무시하고 미래에 투자할 수 만은 없다. 결국 현재와 같이 고비용의 생산 구조가 이어진다면, 곧 소비자들에게 그 비용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주제를 통해 타바레스 CEO는 유럽 자동차 산업이 중국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유럽의 정치인들이 중국 자동차 회사의 유럽 진출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면 이는 ‘처절한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유럽의 자동차 산업이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생산 능력을 대폭 축소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력 있고 공격적인 가격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의 소비자들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그의 의견은 유럽시장을 위한 저렴한 가격의 전기차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최근 유럽 자동차 업계의 지적과도 일치한다.
이와 함께 유럽의 배기가스 규제 체제가 지역 자동차 제조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CES 기조연설에서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는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램 1500 에볼루션 컨셉과 푸조 인셉션 컨셉을 무대에 올리며 산하 브랜드의 전동화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스텔란티스 그룹의 기조연설이었지만, 그 뒤에는 각 국 정부의 규제와 시장의 불확실성, 인플레이션으로 고전하고 있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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