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 정 병 성
새들이 머무는 하늘엔 흔들리는 그네가 있다 바람이 교차하는 곳으로 그네에 앉아 본 새들은 안다
바늘 자국난 등허리 위로 무릎을 꿇은 사막의 낙타들, 새들 곡예란 몸 안쪽이 가벼운 짐승일 것이다 찢긴 날개를 펼치고 반짝이던 고통을 흩어 놓아야 하고 지상의 아픈 것들을 공중으로 비워야 하기 때문.
나도 한때는 검은 사슴벌레처럼 가느다란 발톱으로 부러진 직립의 시간을 씹어 삼키고는 혹 겨울에도 푸른 숲이 있을까 더듬이를 세우곤 했었지 꿰맨 실밥구멍 안쪽으로 가로누웠던 척추 병동 그 풀밭, 퍼즐조각 마른나무 침상은 갈망하는 몸짓을 하고 바람은 사슬바퀴를 닮아 둥글게 맞물려 회전하는 손잡이를 몰고 왔지 그때 새와 새들은 끈과 끈이 휘도는 순간에도 제자리를 수천 바퀴 빙빙 돌다가 하늘이 늘어뜨린 빛줄기를 힘껏 잡아당겼지 흔들림이 아니고서는 그네를 잡을 수 없었던 습하고 느린 현기증, 날갯짓으로 햇살을 잡아먹는 새들은 늘 지혜롭다
허공에는 무게 없이도 얽힌 호흡을 보듬는 갈고리가 있어서 난 힘살을 움켜쥔 빛의 단서를 향해 양손을 쫙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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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새를 만져본적이 있습니다
전혀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가벼움
몇그람의 몸을 가지고 높이 그리고 멀리 날아다니는 새들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자유롭게 날수있는 참 오묘한 하나님의 작품이지요
풍선처럼 마치 허공에 떠 있는 몸의 무게가 신비롭기만 합니다
항상 새가 되어 날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