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 문학 대상 당선 소감
저 멀리 수평선 너머 섬을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내일은 나아가면 나아간 만큼의 간격으로 멀어졌다.
나는 늘 망망한 시간 속에 허우적였다.
차츰 청춘의 물결이 내게서 빠져나가 끝내 모든 것이 다 떠나고
나는 초라한 뻘로 남았다.
그 위에 찍힌 수많은 인연의 흔적은 그리움이란 상처가 되었다.
지우려 발버둥 쳐도 잊히지가 않았다. 왜냐면 내게는 그것을 덮어 줄 물결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랜 간조의 시간 나는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뜨거움을 견뎌야 했다.
이제 푸른 물결이 내 초라한 뻘을 감싼다.
나는 이제 내 꿈이 가득 부푼 만조 속에 있다.
어릴 적 하늘에 뜬 해를 보고
"엄마 왜 저 해는 자꾸 나를 따라와 이상해. 내가 저만치 가면 멀어져야 하는 것 아니야?"
세상에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중에 제일 지독한 것이 바로 존재의 고독이다.
하기사 그 존재의 고독 때문에 시가 나오는 것이지만,
시는 내가 아무리 도망가도 벗어날 수 없는 해 같은 존재다.
나는 시를 쓰기 위해 태어났고 시를 쓰기 위해 일하며 시를 쓰기 위해 사랑한다.
시를 쓰기 위해 절망하며 시를 쓰기 위해 이별한다.
나는 뜨겁게 타올라 초신성처럼 폭발할 것이다.
제 부족한 시를 뽑아 주신 이근배 심사위원장님과 이정록 시인님 그리고
제 시를 아껴주신 전남 순천 사람의 깊이 박두규 안준철 박철영 시인님
그리고 청암문학 선배님들 제 시를 아껴 주신 모든 문우분들
마지막으로 내게 시의 씨앗을 준 고난과 역경들에게 감사합니다.
저는 이렇게 마지막을 맺을 겁니다.
앞으로 정진하여 훌륭한 시인이 되겠습니다가 아닌,
저는 반드시 문학의 별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