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벚꽃을 보기위해 순천에 내려갔는데 거기에서 친구의 지인들을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지요.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편안한 자리가 된 것은 아줌마가 되어서일까요, 아니면 거기 모인 분들의 포근함 때문이었을까요. 아무튼 눈이 시리도록 하얀 벚꽃을 가슴에 담고 서울에 온 지금 이 가슴은 마냥 설레이며 삶을 적극적으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답니다. 가슴에 열정을 담고 열심히 살아가는 청미를 보러갔는데 너무 스스럼없이 행동해서 행여 실수나 하지 않았을까 염려를 해 봅니다. 사람의 깊이에 들어갔더니 선생님의 글을 읽고 이렇게 간략하게 답장을 합니다. 이름이 다 쓰여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저를 언급해 주신 그 세심한 배려에 감사드리며 저는 이번에 처음으로 이 까페에 들어왔고 첫 답장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김남주님(뭐 그분의 저술을 통해서이지만 전 지금도 나태해지면 그분의 시를, 편지를 읽으며 삶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답니다.)의 친구분이란 말에, 선생님 또한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옴을 느낍니다. 삶의 열정을 담은 작품들을 쓰시기를 기원하면서 이만 글을 줄입니다. 언제 순천에 가면 또 뵐 수 있겠지요. 세상이 아무리 흐트러지고 막가고 있어도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 우리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삶의 지표로 삼고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선생님, 건강하세요.
일산의 호수공원 부근에서
인간과 자연과 음악을 사랑하는 류미경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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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달 월례회는 정말 오랫만에 운치있는 곳에서 가졌답니다. 불빛이 물 위에 비치는 곳에서요.
: 많이들 못나왔지만 나종영,김청미, 김인호, 이민숙, 박두규, 안준철, 모스크바에서 온 김청미 친구 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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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략 5월달에 시문학 아카데미 하기로 세부일정 잡고
: 푸짐한 밥 먹고 모두 죽도봉으로 올라갔지요. 벚꽃이 절정이었습니다.불빛에 비치는 하얀 꽃무리들. 그 너머 보름달이 비치고 나종영님은 꽃무리 사이 하늘에 상처가 나있다고 표현했죠.
: 소년소녀들처럼 팔장을 끼고 길을 걸어가고내려오고
: 꽃그늘 아래서 캔맥주 하나씩 마시며 안준철님의 "벚꽃 그늘 아래"란 시 낭송을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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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것이 아름다움인데
: 시도 곧 이런 아름다움일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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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려와 안준철님의 안내로 연향동 우리의 주무대를 벗어나 오랫만에 용당동쪽으로 몰려갔는데 우리의 사랑하는 후배 곽민호네 노래방으로 들어갔죠.
: 난 기침한다고 일찍부터 들어가라고 두규가 정말로 권하는지 권해보는척 하는건지 말했지만 들어갈 수가 없어서 저도 내내 함께 했습니다.
: 도대체 몇시간이나 노랠 불렀는지 아마 10 반쯤 들어갔을건데 무려 새벽 두시가까웠으니 지독혀....
: 난 노래도 못부르고 술도 못마시고 앉아서 구경만 했는데 나보다 더 지독한 나종영회장님, 그렇게 술좋아하던 양반이 그날은 꼼짝 않하고 술도 안마시고 기분만 맞춰주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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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온 여러분들 고맙구요
: 못나오신 분들도 다음달엔 꼭 뵙기를 바래요
: 정안면, 장애선, 윤석진, 조호진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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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돌아오며 두규의 눈물을 또 보았습니다.
: 세상이 아픈 것이 아니라
: 그의 눈물을 볼 때마다
: 그런 그를 보는 것이 더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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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처럼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 숱한 세월의 부대낌 속에서 피어난
: 저 꽃들처럼
: 모두 아름다운 봄을 이루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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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학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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