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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의정부용현초 교장, 교육학박사, 전 포천교육지원청 교육장, 포천신문 자문위원 |
ⓒ (주)포천신문사 | 어느 집단이나 개인에게는 품격이 있다. 이는 그 집단이나 개인에게 매겨지는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미지는 인간에게는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고 상품에는 품질을 부여하는 여건이 된다.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을 보노라면 우리 사회가 이 정도 밖에 안 되나하는 자기 허탈감에서 벗어 날 수 없는 상황이다.
소위 라면 상무, 호텔 빵회장, 조폭우유 등이 이슈가 되면서 '갑을' 관계 재조명되는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을 읽을 수 있다. 심지어는 국가를 대표하여 외국을 순방한 이의 어리숙한 성추행 사건 등을 보면서 교육현장에서 40여년을 보낸 이 나라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책임감을 통감하는 바이다.
그 사회의 중심 성향은 소위 고객을 만나는 감정 노동자들이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감정 노동자들의 고충이 말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감정노동자들이 심한 고충을 느끼는 곳 중 하나가 호텔이다. 돈을 낸 만큼 최상의 서비스를 누리고 가겠다는 일부 고객들의 '갑질' 때문에 그토록 꿈꿔왔던 호텔리어를 버리고 다른 길로 가는 직원도 있다고 한다.
비행기에서 승무원에게 라면이 맛없다며 뺨을 때린 대기업 임원, 호텔에서 차량 이동을 요청한 호텔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한 제빵업체 회장, 대리점주에게 무리하게 물량을 떠넘기는 일부 회사의 추태에 일반시민들이 공분하는 이유는 부와 권력을 가진 '갑'이 '을'에 가하는 횡포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 국민 스스로가 자신을 '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건전한 사회는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라는 주인의식에서 시작되어야 건전한 사회로 발 돋음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자. 우리 민족은 지정학적 요인으로 역사상 외부의 유무형 침략에 시달리면서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민족이다. 심지어는 우리나라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신기전’을 만들 때나 심지어는 우리 한글을 만들 때도 주변 여러 나라의 협박과 회유를 받아야 했으며, 이때 그릇된 대신들의 소위 대국에 대한 빗나간 충정심이 이들을 박해했던 것이 우리의 역사이다. 그러나 이를 극복한 이들은 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자부하는 이들이 아니었던가?
서비스업계에서 "'고객이 왕이다'라는 것은 왕처럼 모시겠다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다짐인 것이지 결코 실제 고객이 왕처럼 직원을 하대하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국민들 대다수가 스스로 시민의식을 돌이켜보며 누굴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자성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들을 보노라면 앞 일이 더 걱정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교 근처의 횡단보도를 관찰하면 이를 극명하게 알 수 있다. 초등학교 학생들은 교통신호를 한결같이 잘 지키고 있으나, 중학생이 되면 반 정도가 지키고 고등학생이 되면 교통신호에 관계없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왜 초등학생들은 잘 지키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잘 안 지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머리가 클수록 반항이나 규칙 어김이 자유로 생각하는 빗나간 우리 문화에 기인하다고 본다. 일부러 교통규칙 무시하는 고교생이나 자신의 위치를 악용하여 만행을 일삼는 이들하고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이참에 우리 문화를 개선하는 새로운 사회운동이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품격을 바꾸자는 이야기이다. 몇 년 전에 일본에서 '국가의 품격'이라는 책이 초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해외체류 경험이 있는 저자는 '자국 문화'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이는 글로벌시대의 인재로 클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품격은 인격의 다양한 측면에서의 다면적 평가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품격은 다양한 우아함을 지니는 경우에 사용될 수 있는 언어이다.
이제는 우리 국민이 나아갈 좌표는 다시 설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어느 시대이건 간에 사회의 개혁을 위한 국민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수순이다. 우리나라도 새로운 정권이 성립된 요즈음이, 그리고 몇 가지 나라를 망신시킨 사건이 일어난 오늘이 이 사회의 품격을 새로 구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지는 다문화국가로 전환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런 다양성을 일체감을 형성하려면 국가의 품격, 사회의 품격을 새로 갖추어야할 시대적 과제인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다 같은 후손을 위하여 근원적인 국민의 품격을 높이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 바이다.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정신문화 유산에 현대적 가치관을 접합시키어 인류의 공동선을 구현하는 품격 높은 대한민국을 기대하는 바이다.
이철웅 / 의정부용현초등학교 교장, 교육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