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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우리나라 한해의 사회현상을 교수들이 설문조사를 벌여 교수신문에 발표하는 것을 “올해의 사자성어” 라고 한다.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昏庸無道)
교수신문이 지난8일부터 14일까지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 5개를 놓고 교수 8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교수 524명(59.2%)이 '혼용무도'를 선택했다.혼용무도는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이르는 '혼용'과,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 속 '무도'를 합친 표현이다.혼용무도'에 이어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르다는 뜻'의 '사시이비'(似是而非)가 14.6%의 지지를 얻었다.나머지 후보 중에서는 13.6%가 '갈택이어'(竭澤而漁. 못의 물을 모두 퍼내 물고기를 잡는다)를 선택했다. 이어 위여누란(危如累卵. 달걀을 쌓은 것 같이 위태로운 형태)이 6.5%, 각주구검(刻舟求劍. 판단력이 둔해 융통성이 없고 세상일에 어둡고 어리석다)이 6.4%의 지지를 얻었다.
2015년 새해를 기원하는 사자성어 정본청원(正本淸源)
2015년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正本淸源’이 선정됐다. 정본청원은 漢書 刑法志에서 비롯된 말로 본을 바르게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뜻이다. ‘정본청원’을 희망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교수(철학과)는 “관피아의 먹이사슬, 의혹투성이의 자원외교, 비선조직의 국정 농단과 같은 어지러운 상태를 바로잡아 근본을 바로 세우고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이 사자성어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류웅재 한양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전공)도 “관피아 문제, 땅콩회항 등 사회 전반의 난맥상은 상식과 원칙을 경시하는 문화와 연관이 있다. 새해에는 사회 지도층이 상식과 원칙을 존중하고 합리적 소통이 통용되는 국가를 만들어가길 희망한다”라며 이 사자성어를 골랐다.
정본청원 다음으로 교수들이 선택한 사자성어는 회천재조(回天再造)다. 회천재조는 쇠퇴하고 어지러운 상태에서 벗어나 새롭게 나라를 건설한다는 뜻으로 舊唐書에서 나온 말이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 그 뒤를 이었다. 사필귀정은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해 그릇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 반드시 正理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거직조왕(擧直錯枉)이 네 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다. 거직조왕은 곧은 사람을 기용해 굽은 사람의 위에 두면 굽은 사람을 곧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2014년 새해를 기원하는 사자성어 전미개오(轉迷開悟)
교수신문은 '전미개오(轉迷開悟)'를 선택했다. 전미개오는 '번뇌로부터 벗어나 깨달음에 이른다'는 불교 용어로 “올 한 해 동안 있었던 속임과 거짓에서 벗어나 진실을 깨닫고 새로운 한 해를 열어가자는 의미에서 이 말을 추천했다고 한다.
이어 '흐린 물을 씻어내고 맑은 물을 흐르게 한다.' 는 뜻의 격탁양청(激濁揚淸)과 '백성과 함께 즐긴다.'는 의미의 여민동락(與民同樂)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2014년 올해를 마감하는 사자성어 指鹿爲馬(지록위마)
교수들이 올 한해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를 규정지을 수 있는 사자성어로 '고의적으로 옳고 그름을 섞고 바꾼다'는 뜻의 '指鹿爲馬(지록위마)'를 꼽았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 것을 뜻한다. 흑백이 뒤바뀌고 시비곡직이 뒤죽박죽이 된 것을 일컫는 말이다.
진시황이 죽고 2세인 호해가 황제였던 시절, 권신이었던 조고가 반란을 일으키기 전에 다른 신하들이 자기 말을 들을지 시험하기 위해 말을 가리켜 사슴이라고 한 고사에서 유래됐다.
처음에는 윗사람을 농락하는 것을 일컫는 뜻이었으나 지금은 흑백이 뒤바뀌고 사실이 호도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곽복선 경성대 중국통상학과 교수는 "2014년은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 해였다"며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우리사회를 강타했다. 사회 어느 구석에서도 말의 진짜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구사회 선문대 국어국문과 교수도 "세월호 참사, 정윤회의 국정 개입 사건 등을 보면 정부가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에 이어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적용한다'는 것을 뜻하는'삭족적리(削足適履)'가 2위에 올랐다. 3위와 4위는 세월호 참사를 나타내는 사자성어가 꼽혔다. '지극한 아픔에 마음이 있는데 시간은 많지 않고 할 일은 많다'는 의미의 '지통재심(至痛在心)'이 3위를 차지했다.'세상에 이런 참혹한 일은 없다'는 뜻의 '참불인도(慘不忍睹)'가 4위에 올랐다.올해의 사자성어 선정은 사자성어 후보 추천위원단이 1차로 사자성어 30개를 추천했다. 또 전공, 세대, 지역을 고려해 선정한 파일럿테스트단 교수를 선정해 이 가운데 5개를 추려내 전국 교수를 대상으로 이메일과 온라인 조사를 통해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13년 새해를 기원하는 사자성어 제구포신(除舊布新)
2013년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을 가진 제구포신(除舊布新)이 선정됐다.
이종묵 서울대 국문학 교수는 “사람들은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오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옛사람은 이럴 때일수록 내 마음에 선과 악이 드러나기 전 그 조짐을 살피고, 세상이 맑아질 지 혼탁해질지 그 흐름을 미리 살폈다”며 “낡은 것은 버리고 새 것을 받아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 것의 폐단도 미리 봐야 한다. 이것이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이며, 진정한 제구포신의 정신”이라고 추천이유를 설명했다.
박명진 중앙대 국문학 교수는 지난 대선이 한국사회에 남긴 생채기를 보듬어야 한다는 이유로 제구포신을 선택했다. 박 교수는 “대선을 통해 고질적인 지역 갈등, 이데올로기 갈등, 계층 간 갈등이 심화됐다”면서 “새로운 정부는 구악을 퇴치하고 새로운 가치관과 시민의식을 고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3년 올해를 마감하는 사자성어 倒行逆施(도행역시)
국가 기관이 얽힌 대선 비리와 종북(從北) 논란으로 점철된 2013년, 대학교수들은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 는 뜻의 도행역시(倒行逆施)를 올해의 한자성어로 꼽았다.
도행역시는 사마천의 ‘사기’에서 나온 고사성어다. 춘추시대 초(楚)나라 오자서가 아버지와 친구가 평왕에게 살해되자 적국 오(吳)나라의 신하가 된 뒤 복수에 성공하자 이를 질책하는 친구에게 “도리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도 부득이 하게 순리를 거스르는 행동을 했다”고 얘기한데서 왔다.
민생을 제쳐두고 복잡한 정쟁을 벌이는 정치권의 모습을 지적한 풍자도 나왔다. 와각지쟁(蝸角之爭)은 두 번째로 많이 꼽은 사자성어다.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우는 격이라는 이 사자성어는 명분도 없는 부질없는 싸움이나 별 성과가 없는 전쟁을 비유한다.
이밖에 국정원의 선거개입으로 혼란에 빠진 현재의 모습을 풍자한 ‘거진이 진실을 가렸다’는 뜻의 이가난진(以假亂眞)가 차지했다.
2012년 새해를 기원하는 사자성어 파사현정(破邪顯正)
교수신문은 파사현정을 2012년 임진년(壬辰年)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선정했다. 파사현정을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원래 불교에서 나온 용어로,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따른다는 뜻이다.
한편 어질고 능력 있는 사람이 국정을 잡아야 한다는 선현여능(選賢與能), 훌륭한 지도자가 있으면 정치가 잘된다는 인존정거(人存政擧) 등이 뒤를 이었다.
2012년 올해를 마감하는 사자성어 거세개탁(擧世皆濁)
온 세상이 모두 탁하다. 거세개탁(擧世皆濁). 2012년 올해의 사자성어다. 거세개탁은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다 바르지 않다는 의미다.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에 ‘거세개탁(擧世皆濁)’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거세개탁은 초나라의 충신 굴원이 지은 어부사(漁父辭)에 실린 고사성어다. 온 세상이 혼탁한 가운데서는 홀로 맑게 깨어있기가 쉽지 않고, 깨어있다고 해도 세상과 화합하기 힘든 처지를 나타내는 의미로 쓰인다.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거세개탁을 뽑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식인 사회는 물론이고 정치권, 공무원 사회의 혼탁함이 한국 사회에 만연한 것이 이유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는 “바른 목소리를 내야 할 지식인과 교수들마저 정치참여를 빌미로 이리저리 떼거리로 몰려다니면서 파당적 언행을 일삼는다. 진영논리와 당파적 견강부회가 넘쳐나 세상이 더욱 어지럽고 혼탁해진다”며 “이명박 정부의 공공성 붕괴, 공무원 사회의 부패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해법과 출구는 잘 눈에 띄지 않는다”고 추천이유를 밝혔다.
김민기 숭실대 교수(온론홍보학)는 “MB정부의 부패, 견강부회, 공공성의 붕괴, 분노사회 등 우리 문제를 직시했다”고 이유를 들었다. 윤민중 충남대 교수(화학)는 “개인 및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해 좌우가 갈리고 세대간 갈등, 계층간 불신, 불만으로 사회가 붕괴, 방치되고 있다”라고 말했고,
김석진 경북대 교수(경영학)는 “모든 것에 획일적으로 시장과 경쟁의 잣대를 들이대다 보니 근시안적 접근으로 자신의 이익우선과 집단이기주의가 판을 쳤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정영철 서강대 교수(사회학)는 “올 한해 유난히도 강력범죄와 사회적 병리 현상이 많았지만, 이를 해결할 지식인들은 권력에 붙어서 개인의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상규 강원대 교수(경영학)는 “선거철만 되면 자기 분야를 떠나 특정후보의 대변인을 자처하며 오로지 당선만을 위한 궤변의 논리를 펴는 지식인들 때문에, 국민들이 혼란을 겪고 국가에 대해 불안해 한다”라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MB정부 끝자락에서 모든 윤리와 도덕이 붕괴되고 편법과 탈법이 판을 치는 세상이 돼버렸다. 검찰이나 법원은 법을 남용하고 오용함으로써 정의를 우롱했고, 대통령은 내곡동 부지문제 등 스스로 탐욕의 화신이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2011년 올해를 마감하는 사자성어 엄이도종(掩耳盜鐘)
掩耳盜鐘. 자기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이다. 2011년 한 해를 정리하는 ‘올해의 사자성어’에 엄이도종이 선정됐다. 엄이도종은 나쁜 일을 하고 남의 비난을 듣기 싫어서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음을 의미한다.
엄이도종은 자기가 한 일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비난이나 비판을 두려워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呂氏春秋, 通鑑紀事本末, 文獻通考를 비롯해 많은 문헌에 널리 사용된 고사성어다.
엄이도종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김풍기 강원대 교수(국어교육과)는 “FTA 문제라든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공격에 대한 의혹 등이 겹쳤지만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은 거의 없었다. 여론의 향배에 관계없이 자신들의 생각만 발표하고 나면 그뿐이었다”며 “소통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소통 부족과 독단적인 정책 강행’을 이유로 엄이도종을 선택한 강신준 동아대 교수처럼 응답자들의 생각도 김 교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독단적으로 처리해 놓고 자화자찬 식으로 정당화하면서 국민의 불만에 전혀 유념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김용찬 순천대 교수는 “선관위 해킹 사건 역시 개인의 단독범행이라는 비상식적인 주장을 서슴지 않고 있다. 6월과 10월의 두 차례 선거에서 민의가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여전히 권력 다툼에 매몰돼 있다”라고 말했다.
최민숙 이화여대 교수는 “올 한 해도 대통령 측근 비리, 내곡동 사저 부지 불법 매입, 한미 FTA 비준동의안 날치기 통과 등의 문제로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는데, 아직도 선관위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 등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소통 부재에서 연유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정치권만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정문현 서원대 교수는 “교육과학기술부 정책 결정권자들이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대학인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일률적인 평가 잣대를 만들어 대학을 무한경쟁의 시장으로 내몰아 가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승호 가톨릭대 교수는 “소통 부재는 현 정부 들어서서 계속 제기되던 문제인데 올해 들어 그 결과들이 더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엄이도종 다음으로 ‘如狼牧羊’을 선택했다. 여랑목양은 이리에게 양을 기르게 하는 격이란 뜻으로, 탐욕스럽고 포학한 관리가 백성을 착취하는 일을 비유한다. 갈림길이 많아 잃어버린 양을 찾지 못한다는 ‘多岐亡羊’도 선택했다.
☞ 엄이도종의 유래… 춘추시대 진나라 범무자의 후손이 다스리던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했다. 그 때 백성 중 한 명이 종을 짊어지고 도망가려 했다. 그러나 짊어지고 가기에는 종이 너무 크고 무거웠다. 망치로 깨서 가져가려고 종을 치니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그 백성은 다른 사람이 종소리를 듣고 와서 종을 빼앗아 갈까봐 두려워 자신의 귀를 막고 종을 깼다고 한다. '呂氏春秋'에 나오는 일화다.
2011년 새해를 기원하는 사자성어 민귀군경’(民貴君輕)
‘민귀군경’(民貴君輕)이 2011년 신묘년(辛卯年)의 희망 담은 사자성어로 뽑혔다. ‘민귀군경’은 맹자 진심 편에 실린 “백성이 존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는 글에서 유래된 사자성어다.
이승환 고려대 교수는 ‘민귀군경’에 대해 “부자가 빈자 위에 군림하고 힘센 자가 힘없는 자를 핍박하는 사태가 심화하고 있다. 새해에는 나라의 근본인 국민을 존중하는 정치가 펼쳐지길 바란다”고 했다
강진호 서울대 교수도 “이명박 정부가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주요정책을 실현하려고 조급해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수록 민귀군경의 뜻을 되새겨 국민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귀군경’에 이어 “한마음을 가지면 큰 의미의 대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의 ‘보합대화’(保合大和)'가 2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조민유화(兆民有和), 준조절충(樽俎折衝), 장수선무(長袖善舞)가 뒤를 따랐다.
2010년 올해를 마감하는 사자성어 藏頭露尾(장두노미)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장두노미'를 꼽았다고 밝혔다. '장두노미'는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모습을 뜻하는 말로 '노미장두'라고도 한다. 쫓기던 타조가 머리를 덤불 속에 처박고서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쩔쩔매는 모습에서 생겨난 말이다.
이 말은 원래 중국 원나라의 문인 장가구(張可久)가 지은 `점강진·번귀거래사'같은 시기 왕엽(王曄)이 지은 `도화녀'라는 문학 작품에 나오는 성어다. 진실을 밝히지 않고 꼭꼭 숨겨두려 하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는 뜻. 속으로 감추는 것이 많아서 행여 들통날까봐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뜻하기도 한다. 교수들은 올해 4대강 논란, 천안함 침몰, 민간인 불법사찰, 영포 논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예산안 날치기 처리 등 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정부는 국민을 설득하고 의혹을 깨끗이 해소하려는 노력보다 오히려 진실을 감추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갈등과 정세 변화가 심했던 국내외 상황을 표현한 반근착절(盤根錯節)이 2위에 올랐다. 서린 뿌리와 뒤틀린 마디라는 뜻으로, 얽히고 설켜 해결하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 후한서(後漢書) '우후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골육상쟁의 관계를 상징하는 자두연기'(煮豆燃萁)가 3위에 올랐다. 형제간에 서로 다투고 서로 죽이려 하는 것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이 말은 다음의 조식(曹植)이 지은 칠보지시(七步之詩)에서 유래한다. 세설신어(世說新語) 문학편(文學篇)에 전한다.
콩을 삶는데 콩깍지로 불을 때니[煮豆燃豆萁],
콩이 솥 안에서 우는구나[豆在釜中泣].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거늘[本是同根生],
어찌 이리도 급히 삶아대는가[相煎何太急]
안전할 때일수록 위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계우포상(繫于包桑)이 4위에 올랐다. 이전보다 발전했지만 아직 안정된 상태가 아니라는 뜻의 혹약재연(或躍在淵)이 5위에 올랐다.
2010년 새해를 기원하는 사자성어 강구연월(康衢煙月)
교수신문은 강구연월(康衢煙月)이 새해 사자성어로 뽑혔다. 강구연월은 “번화한 거리에 달빛이 연기에 은은하게 비치는 모습”을 나타낸 말로, 태평성대의 풍요로운 풍경을 묘사할 때 쓰인다.
이 말은 중국 요 임금 시대에 백성들이 태평성대를 노래한 동요 “강구요(康衢謠)”에서 유래한다.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 열자(列子)의 “중니”편에 보면 천하를 다스린 지 50년이 된 요 임금이 민심을 살펴보려고 미복 차림으로 번화한 거리에 나갔는데, 아이들이 "우리 백성을 살게 해 주심은 임금의 지극한 덕"이라고 노래하는 것을 보고 기뻐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강구연월”을 희망의 사자성어로 "지도층은 요 임금처럼 국민에게 강구연월의 세상을 만들어 줄 책임과 의무가 있다. 새해에는 분열과 갈등이 해소되고 강구연월의 시대가 열리길 기대한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강구연월 외에 편안할 때 위태로울 때의 일을 생각하라는 말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현실에 안주해선 안 된다 는 뜻의 거안사위'(居安思危), 때를 벗기고 잘 닦아 빛을 낸다 는 의미의 괄구마광(刮垢磨光) 등도 새해 사자성어 후보로 꼽혔다.
2009년 올해를 마감하는 사자성어 旁岐曲逕(방기곡경)
교수신문은 방기곡경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고 전했다. 방기곡경(旁岐曲逕)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 길이 아닌 '샛길과 굽은 길'을 이르는 말이다. 이 사자성어는 바른길을 좇아서 정당하고 순탄하게 일을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한다는 것을 비유할 때 많이 쓰인다.
조선 중기의 유학자 율곡 이이는 송강 정철에게 보낸 편지에서 "공론(公論)이 허락하지 않더라도 `방기곡경'을 찾아 억지로 들어가려는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교수신문은 “‘방기곡경'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것은 세종시 수정, 4대강 사업 추진, 미디어법 정책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타협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샛길, 굽은 길로 돌아갔음을 비판한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2위로는 서로 옳음을 주장하지만 중도를 얻지 못한다는 重剛不中(중강부중)이 3위는 소모적인 논쟁을 거듭했다는 의미의 甲論乙駁(갑론을박)이 뒤를 이었다. 이 외에 가는 세월이 물과 같다는 逝者如斯(서자여사), 숯불을 안고 있으면서 서늘하기를 바란다는 抱炭希凉(포탄희량)이 각각 4, 5위에 선정됐다.
2009년 새해를 기원하는 사자성어 화이부동(和而不同)
남과 사이좋게 지내되 의(義)를 굽혀 좇지는 아니한다는 뜻으로, 곧, 남과 화목(和睦)하게 지내지만 자기(自己)의 중심(中心)과 원칙(原則)을 잃지 않음
화합하되 붙어 다니진 않는다는 뜻으로, 붙어 다니되 화합하지 못하는 동이불화(同而不和)의 반대말이다. 공자는 논어의 자로 편에서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과 생각을 같이하지는 않지만 이들과 화목할 수 있는 군자의 세계를, 밖으로는 같은 생각을 가진 것처럼 보이나 실은 화목하지 못하는 소인의 세계와 대비시켜 군자의 철학을 인간이 추구해야 할 덕목이라고 공자는 주장한 것이다.
2008년을 올해를 마감하는 사자성어 호질기의(護疾忌醫)
호질기의는 병이 있는데도 의사한테 보여 치료받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과실이 있으면서도 남에게 충고받기를 싫어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중국 북송시대 유학자 주돈이가 통서(通書)에서 남의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 세태를 비판한 말에서 비롯됐으며, 주돈이는 “요즘 사람들은 잘못이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바로잡아 주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병을 감싸 안아 숨기면서 의원을 기피해 자신의 몸을 망치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호질기의를 추천한 김풍기 교수는 “정치·경제적으로 참 어려운 한해를 보내면서 정치권은 국민들의 비판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부족했다”며 “호질기의는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얼른 귀를 열고 국민과 전문가들의 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질기의 외에 토붕와해(土崩瓦解·흙이 붕괴되고 기와가 깨지는 것처럼 사물이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궤멸되는 상태), 욕속부달(欲速不達·일을 서두르면 도리어 이루지 못함), 일엽장목(一葉障目·나뭇잎 하나로 눈을 가리는 것처럼 자질구레하고 단편적인 현상에 가려 사물의 전모나 근본적인 문제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 설상가상(雪上加霜·눈 위에 서리가 덮인 것처럼 어려운 일이 연거푸 일어남) 등이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로 꼽혔다.
2008년 새해를 기원하는 사자성어 광풍제월(光風霽月)
광풍제월은 북송의 시인인 황정견이 유학자 주돈의 인품을 표현한 말로 훌륭한 성품이나 잘 다스려진 세상을 표현할 때 쓰인다.
"그동안의 갖가지 난제와 의문이 씻은 듯이 풀리고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한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사자성어를 택했다"고 말했다.
2007년 올해를 마감하는 사자성어 자기기인(自欺欺人)
자기기인(自欺欺人)이란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뜻으로 주자의 어록을 집대성한 책인 주자어류(朱子語類)와 각종 불경(佛經)에 자주 등장하는 사자성어다.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사람 또는 도덕 불감증 세태를 풍자하거나 망언(妄言)을 경계하는 성어로 널리 쓰였다.
주자는 주자어류에서 “남을 속이는 것은 곧 자신을 속이는 것인데 이것은 자신을 속이는 짓이 심해진 것이다”고 했으며
중국 당나라 때의 불서인 법원주림(法苑珠林)에서는 “망언하는 자는 자신을 속이고 또한 남을 속인다. 망언하는 자는 일체의 선한 근본이 없어 자기를 바보로 만들어 좋은 길을 잃게 만든다”라고 했다.
자기기인 외에 산중수복(山重水複. 갈 길은 먼데 길은 보이지 않고 난제가 가득한 형국), 수락석출(水落石出. 일의 흑막이 걷혀 진상이 명백하게 드러남), 목불인견(目不忍見. 눈앞에 벌어진 상황 따위를 눈뜨고는 차마 볼 수 없음), 도행역시(倒行逆施. 도리에 순종하지 않고 일을 억지로 함) 등도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로 꼽혔다.
2007년 새해를 기원하는 사자성어 반구저기(反求諸己)
반궁자문(反躬自問) 또는 반궁자성(反躬自省)이라고도 한다.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 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잘못 되었을 때 남의 탓을 하지 않고 그 일이 잘못된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 고쳐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임금의 아들 백계(伯啓)로부터 유래된 고사성어 이다. 우임금이 하나라를 다스릴 때, 제후인 유호씨(有扈氏)가 군사를 일으켜 쳐들어왔다. 우임금은 아들 백계(伯啓)로 하여금 군대를 이끌고 가서 싸우게 하였으나 참패하였다. 백계의 부하들은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여 다시 한 번 싸우자고 하였다. 그러나 백계는 "나는 유호씨에 비하여 병력이 적지 않고 근거지가 적지 않거늘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이는 나의 덕행이 그보다 못하고, 부하를 가르치는 방법이 그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먼저 나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아 고쳐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말하고는 싸우지 않았다.
그 외 교수들은 이어 일이 성사되려면 안팎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뜻의 줄탁동기(卒琢同機-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를 선택했다. 공적인 일에 개인적 감정을 넣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빗댄 대공무사(大公無私-매우 공평하고 사사로움이 없다) 복잡한 사안을 명쾌하게 처리하는 것을 비유한 쾌도난마(快刀亂麻-잘 드는 칼로 마구 헝클어진 삼 가닥을 자른다)가 뒤를 이었다.
2006년 올해를 마감하는 사자성어 밀운불우(密雲不雨)
구름은 빽빽하나 비는 오지 않는 상태를 나타낸 말” 로 주역 소축괘(小畜卦)의 괘사(卦辭)에 나오는 말이다.
그 외 교각살우(矯角殺牛)소의 뿔 모양을 바로잡으려다가 소를 죽인다는 뜻. 만사휴의(萬事休矣)모든 일이 끝났다는 말로, 어찌 손을 써볼 도리가 없음을 가리키는 뜻. 당랑거철(螳螂拒轍)자기 분수를 모르고 상대가 되지 않는 사람이나 사물과 대적한다는 뜻 등의 사자성어가 거론 되었다.
2006년 새해를 기원하는 사자성어 약팽소선(若烹小鮮)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듯 해야 한다는 뜻으로 노자(老子) 60장에 나오는 이 사자성어는 ‘治大國若烹小鮮(치대국약팽소선)’의 준말이다. 작은 고기를 굽기 위해 젓가락으로 이쪽저쪽 뒤집다 보면 부서져서 가뜩이나 작은 생선살이 하나도 남지 않는다. 작은 생선은 때를 기다려 뒤집어야 한다. 가장 좋은 정치란 때를 기다리면서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그 외 회황전록(回黃轉綠)초목이 겨울에는 누렇게 물들어 떨어지지만 여름이 되면 다시 푸르러진다는 뜻. 인화위복(因禍爲福)시기를 잘 이용하면 화(禍)도 복(福)이 된다. 노마지지(老馬之智)아무리 하찮은 사람에게라도 배울 만한 지혜가 있다 등이 뽑혔다.
2005년 상하하택(上火下澤)
물과 불같이 서로 반목하고 분열하는 뜻으로 주역에서 따온 말이다.
2004년 당돌벌이(黨同伐異)
같은 무리와는 당을 만들고 다른 자는 공격한다는 뜻으로 후한의 역사를 다룬 <후한서> 당고열전 서문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2003년 우왕좌왕(右往左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을 종잡지 못하는 모양을 뜻한다.
2002년 이합집산(離合集散)
헤어졌다가 모였다가 하는 일을 뜻한다.
2001년 오리무중(五里霧中)
깊은 안개 속에 들어서게 되면 동서남북도 가리지 못하고 길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무슨 일에 대하여 알 길이 없음을 일컫는 뜻하는 말
후한 중엽 장해는 학문만 잘한 것이 아니라, 도술에도 능하여 곧잘 5리에 걸쳐 안개를 만든다는 것에서 유래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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