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사랑
지난(至難)한 삶 속에서 발견한 삶의 방식 “어차피 삶을 가르친 건 행복이 아니라 슬픔…….”
아버지를 잃은 한 젊은이가 늙은 매라 불리는 지혜로운 인디언인 자신의 할아버지를 찾았다. 젊은이는 오랫동안 가슴속에 맺혀 있던 질문을 던진다.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죠?”
할아버지는 평원이 내다보이는 사시나무 그늘 아래로 손자를 이끌었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는 슬픔이 찾아오기 마련이라는 뼈아픈 진실을 들려준다. 하지만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가르침과 함께……. 그리고 덧붙인다.
"그만 두고싶을 때, 딱 한 걸음만 더 가거라"
행복을 바라는 만큼이나 고통과 슬픔이 찾아오기 마련이라는 다소 비극적인 삶의 숙명을 손자에게 전하는 인디언. 그런데 그럴 수 밖에 없는 이 삶의 속성을 통해 우리는 위안을 얻는다.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불가항력적인 운명에 대한 체념이나 자포자기가 아니라, '담금질' 이라는 과정을 통해 삶이 우리에게 더 큰 것을 주려하고 있으며, 고통과 슬픔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는 깨달음 때문이다.
“희망을 향해 내디딘 연약한 한 걸음이 맹렬한 폭풍보다 훨씬 더 강하단다.”
“살다 보면 기쁜 일만큼이나 슬픈 일도 있고, 이길 때가 있으면 질 때도 있으며, 일어서는 것만큼이나 넘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단다. 좋은 일과 마찬가지로 나쁜 일도 일어나기 마련이야.”
“강인함이란 삶의 폭풍에 용감하게 맞서고, 실패가 무엇인지 알고, 슬픔과 고통을 느끼고, 비탄의 구렁텅이에 빠져 보고 나서야 얻을 수 있는 것이란다.”
“희망을 향해 내디딘 연약한 한 걸음이 맹렬한 폭풍보다 훨씬 더 강하단다.”
기억이 가물하지만 '지혜의 부족, 라코타 인디언에게 배우는 삶의 방식' 이란 책을 읽고서 제 느낌을 메모해둔 게 생각나서 옮겨봅니다.
누구나 당연히 알고 있는 인생의 참된 이치를, 말 그대로 살아가는 게 쉽지 않네요. **************************************
누구는 꿈속에서, 기도 안에서 '그분'을 만났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도 뵙지를 못했습니다. 성모동산, 내 즐겨 앉던 그곳에 가면 무심한 '그분' 이 생각날까봐, 담배 달라고 쓴 커피 한 잔 줄래 하실까봐 걸음을 옮길 수가 없네요.
이제는 잊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만. 생전에 날 제일 좋아한다던 당신 말씀에 제가 넘어간 줄 아셨다면 착각입니다. 그저 제 담배를, 커피 한 잔 공짜로 마시려 마음에 없이 유혹하신 게지요.
주말에 집에 올라가서 본당에 들르면 떠나보낸 우리 신부님 생각에 찹찹해진다. 300원짜리 커피를 달라하시며 끼워서 내 담배까지 탐을 내시던 울 신부님이, 어제는 전 총회장님이 오래 전에 본당에서 사목하셨던 신부님, 김수창신부님 팔순 겸 금경축이라고 출간하신 자서전, 엄청 두꺼운 책을 건내며 다음달 있을 금경 축하미사에 오라고 초대장을 준다. 인자하신 노인이 웃고 있는 김수창 신부님 사진을 보니 불현듯 우리 곁을 떠나가신 이병문 신부님 생각이 절로 난다. 건강하셨더라면 당신의 금경축을 앞장 서서 챙겼을 건데 이별의 아픔이 절절하다.
가을은 이별의 시간인가? 훌쩍 떠난 야속한 사람 생각은 이제 그만해얄텐데 자꾸만 떠오르는 건 무슨 조화람.
산다는 것은? 아베 피에르 신부가 그랬지요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영원한 사랑과의 영원한 만남을 준비하기 위해 주어진 짧은 시간일 뿐"이라고.
어쩐지 이 가을, 쉽게 떠나보내지 못할 거라는 슬픈 예감을 떨쳐버리려 샹송을 틀었다. 이브 몽땅의 '디 오톰 리브스'를........
가을이 오면 도지는 내 계절병을 피하지 않으리. 내 가슴으로 온전히 받아들이며 아픔조차 사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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