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관심이 건네는 답장
편집부
답장
최종득
선생님!
저는 받아쓰기도 잘 못해요.
나눗셈도 잘 못해요.
노래도 잘 못해요.
근데
왜 저를 좋아하세요?
다미야!
한글 받아쓰기는 잘 못해도
네 마음 시로 받아쓰기는 곧잘 하잖아.
숫자 나눗셈은 잘 못해도
삶은 고둥 친구들과 나눠 먹는 셈은 곧잘 하잖아.
남들 앞에서 부를 땐 노래 잘 못해도
칭얼대는 동생 달래는 노래는 곧잘 하잖아.
이런 널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니?
최종득, 『쫀드기 쌤, 찐드기 쌤』, 문학동네, 36쪽
1. 정확하며 구체적인 표현
이 시는 문장이 쉽고 명확하여 읽으면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없다. 또한 두루뭉술한 표현 없이 선명하고 구체적인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다미가 잘하는 것을 표현할 때 ‘마음을 시로 받아쓰기’, ‘삶은 고둥 친구들과 나눠 먹는 셈’, ‘칭얼대는 동생 달래는 노래’와 같이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한다. 이는 어른 화자의 칭찬이 그저 형식적인 말이 아니라, 아이에 대한 실제적인 관심에서 비롯된 것임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상황의 구체성 덕분에 마지막 행의 “이런 널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니?”라는 고백이 독자에게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2. 어린이와 어른 화자가 함께하는 독특한 형식
이 시는 1연에서 어린이가 먼저 서술하고, 2연에서 어른이 이에 답하는 독특한 형식을 띤다. 하나의 시에 두 화자가 존재하는 다소 낯선 구조이지만, 독자는 ‘답장’이라는 제목을 먼저 접했기에 이를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아이가 1연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본 자신의 세 가지 모습이, 2연에서는 어른의 시선을 통해 긍정적으로 재해석되며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답장’의 형식을 통해 독자는 어린이와 어른의 마음에 모두 깊이 공감하게 된다.
3. 어린이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
이 시에는 오직 이 작품만이 전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바로 어린이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이다. 시 속에는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흔히 부정적으로 평가되곤 하는 아이의 모습을 넘어, 그 아이가 삶에서 반짝이는 무엇을 잘 해내고 있는지 알아봐 주는 어른이 존재한다. 그 어른의 시선은 무엇보다 따뜻하고 다정하다. 이 시에 선생님은 어린이가 하는 나눗셈을 단순히 계산으로 보지 않고, 친구들과 나누어 먹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알아봐 준다. 이런 선생님의 따뜻한 시선이 이 시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결과적으로 이 시는 어린이에게는 어른의 다정한 관심을 느끼며 자신을 긍정적으로 들여다보게 하고, 어른에게는 자신의 잣대로 쉽게 아이들을 평가해 온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따라서 이 작품은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