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짙게 내리는 가을이 무르익어 가는 이 밤!
성급한 쓰름매미가 가을 맞이 합창을 높여 가고 있다.
서해 노을 사라진 후 푸른 창공에 붉은 원판 띄워 찾아 온다던 님과의 해후를 깜박 잊고, 옛 동료 선후배 모임에 술잔 기울여 필리아 사랑 덕담 나눔으로 14년 만에 찾는 고귀한 님의 환영 마중 잊은채, 뒤 늦게 땅거미 드리워진 조명숲을 지나 아파트 단지에 이른다.
님은 어느새 찾아 왔는지 환한 미소를 머금은 붉고 고운 둥근 얼굴을 큰 나무 가지에 걸쳐 흔들리는 나무잎 사이로 숨박꼭질 하고, 뒤 늦은 귀가를 문책 대신 반기고 있다.
뒤늦게 지나던 까치 한 마리가 원판 위 실려 온 흘려진 계수나무 가지 앉아 잃은 짝을 찾고 있다.
모처럼 모습 드러낸 둥글고 고운 상기된 님 얼굴 담으려고 여기 저기 폰카 높혀 들어 반기고 있다.
평소 아름답게 보이던 인천대교 조명 향하던 눈 쏠림도 잊은채 모든 이가 님과의 만남의 반가움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님과 오랫만의 만남도 아랑곳 없이 취중에 침대 들어 깊은 잠 들던 중 그 누군가의 창문 스치는 감각에 눈 띠우고 살며시 귀 기울인다.
창문 흔들고 멀리 지나간 바람이 바닷가 걸쳐 방패제 작은 포말 그려간다.
바람 지나던 창문에 달 빛 부딪쳐 산산히 깨져 바다위 떨어지고, 그 조각 조각 숱한 별되어 반짝이며, 숨바꼭질 아름다운 매력에 매혹되어 별 따려 바닷 속 깊히 내 마음 싣는다.
창문 넘어 내 잠든 모습 엿보던 님은 밝고 빛나는 흰 천으로 내 몸을 감싸안아 긴 에로스 사랑으로 깊히 빠진다.
세상 잡탕되어 시끄럽게 돌던 소음 잊고,
오랫만에 만남은 하얀 밤을 만들어 검은 바다위 끝없이 길게 드리워진 반짝이는 흰 카펫 길로 달음질 치고 있다,
양 옆 드리워진 검은 파도 위 간혹 나르는 흰나비도 함께 이 깊은 밤을 함께 달린다.
올 한해 지긋 지긋한 사고의 지평선인 이태원. 궁정지하도. 서초교사. 해병 채상병의 아픈 온갖 블렉홀 과 잼버리, 양평건희로드. 후쿠시마 오염수. 육사 흉상철거등 물씬 풍기는 고약한 냄새와 청각 찢는 고통스런 소리 벗어나 Super Blue Moon 만남의 애절한 에로스사랑에 젖어 님이 환하게 비춰주는 수평선 가는 길에 혼을 실으련다.
자유 와 평화의 해가 뜨는 그 순간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