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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 밖 강의실 2016년 가을 강의
노자 도덕경 12
2016-10-14
메타노이아(Metanoia)와 포비아(Phobia)
회개 또는 참회를 뜻하는 그리스어.
고대 그리스 철학에는 '메타노이아(메타=넘는다·노이아=생각)'라는 개념이 있다. '변화'를 의미하는 '메타'와 '머리'를 의미하는 '노이아'의 합성어인 '메타노이아'는 생각과 마음의 변화를 의미한다. 그렇다고 회개는 단순히 지나간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는 정도가 아니다. 그것은 속사람이 근본적으로 새로워지는 변화이다. 곧 삶의 방향과 목적이 바르게 뒤바뀌는 의식의 변혁을 의미한다.
나 자신의 무지와 오만으로 만들어진 나의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나 스스로를 넘어서야 한다는 의미다. 나의 문제를 다른 이가 해결해 줄 거라는 막연한 희망, 내 눈을 감으면 현실이 달라질 거라는 현실 회피,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기에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어린아이 같은 생각. 우리의 미래를 가로막는 우리의 생각들. 우리가 스스로 메타노이아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포비아(Phobia)는 불안 장애의 한 유형으로 예상치 못한 특정한 상황이나 활동, 대상에 대해서 공포심을 느껴 높은 강도의 두려움과 불쾌감으로 인해 그 조건을 회피하려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느끼는 공포가 불합리하고 그 공포가 자신에게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공포심을 느끼면 발작과 같은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면서 스스로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증상으로는 숨이 가빠지고 오한이나 발열, 경련이나 무정위한 불수의 운동, 어지러움, 두근거림, 구역질 등이 나타난다.
도경 30장 전쟁은 전쟁을 불러온다
爾佐人主者, 不以兵强天下, 其事好還
이도좌인주자, 불이병강천하, 기사호환
도로서 군주를 보좌하는 이는, 군대를 강하게 하여 천하를 다스리게 하지 않는다, 그 일은 반드시 되갚음을 받기 때문이다.
師之所處, 荊棘生焉, 大軍之後, 必有凶年
사지소처, 형극생언, 대군지후, 필유흉년
師 스승 사, 군사, 군대.(出師表출사표) 주(周)대의 군제(軍制)로, 2, 500명을 이르는 말.
군사를 일으켰던 그곳에는, 가시덤불이 자라고, 큰 전쟁이 휩쓸고 난 뒤에는 반드시 흉년이 든다.
원폭 피해자, 고엽제 피해자, 전쟁 고아, 지뢰에 의한 피해자 등 그리고도 보이지 않는 수많은 상처들.
善者果而已, 不敢以取强
선자과이이, 불감이취강
선자(군사를 잘 쓰는 자)는 겨우 목적만 달할뿐 그것으로 강함을 취하려 들지 않는다.
果而勿矜, 果而勿伐, 果而勿驕, 果而不得已, 果而勿强
과이물긍, 과이물벌, 과이물교, 과이부득이, 과이물강.
伐 칠 벌 1) 치다 2) 베다 3) 공적 4) 자랑하다 5) 방패
목적을 이루고 나서 자랑하지 말아야 하며, 목적을 이루고 나서 우쭐대지 말아야 하며, 목적을 이루었다고 교만하지 말아야 하며, 목적을 이루고도 부득이 했던 것으로 여기며, 목적을 이루고도 함부로 그 힘을 부리지 않는다.
物壯則老, 是謂不道, 不道早已
물장즉로, 시위부도, 부도조이
모든 세상 일(권력이든, 재물이든, 사랑이든, 건강이든)은 강대해지면 노쇠해지니(시들해지고, 무너지고, 잦아들기) 마련이다, 이(절제하지 않고 함부로 장함을 누리는 것)를 일러 도에 어긋난다고 하는데, 도에 어긋나면 일찍 끝나게 된다.
군수산업, 국방비, 防産비리
도경 31장 도를 아는 사람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夫佳兵者, 不祥之器, 物或惡之, 故有道者不處,
부가병자, 불상지기, 물혹오지, 고유도자불처,
佳 아름다울 가 1) 아름답다 2) 좋다 3) 좋아하다 4) 세련되게 모양이 잘 잡힘 5) 모양이나 질(質)이 좋음
器 그릇 기; 會意(회의문자). 口자 넷은 갖가지, 犬은 종류가 많다는 뜻으로, 여러 가지 그릇을 뜻함.
무릇 훌륭한 전쟁이라는(富國强兵, 군사력에 기대기 좋아하는) 것은 상서롭지 못한 방법(수단, 이유, 핑계)이어서, 세상 만물이 그것을 싫어하니, 도를 따르는 사람은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君子居則貴左, 用兵則貴右
군자거즉귀좌, 용병즉귀우
군자는 자리함에 왼쪽(陽, 삶)을 귀하게 여기고, 군대를 부릴 적에는 오른쪽(陰, 죽음)을 귀하게 여긴다.
左靑龍 右白虎
왼새끼; 금줄은 부정한 것이 들어오는 것을 엄금하는 줄 다시 말하면 내부 공간을 보호하기 위해 외부와 내부를 차단하는 줄이다. 그래서 금줄은 신성공간과 세속공간을 구별 짓는 줄이기도 하고, 세속공간을 깨끗한 신성공간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금줄은 질병과 고통과 재난으로부터 인간의 삶과 생활공간인 마을과 집과 개인을 지켜 내려는 안간힘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兵者, 不祥之器, 非君子之器
병자, 불상지기, 비군자지기
무기(전쟁, 군대)란, 상서롭지 못한 기구이니, 군자가 다룰 기구는 아니다.
不得已而用之, 恬淡爲上
부득이이용지, 염담위상
恬 편안할 념 1) 편안하다 2) 조용하다
恬淡 염담 평안하고 맑게> 사리사욕 없이; 전쟁을 수단으로 사리사욕을 취하려 함 없이
부득이 그것을 쓰게 되더라도, 사리사욕이 없는 것이 최상이다.
勝而不美 而美之者, 是樂殺人
승이불미, 이미지자, 시락살인
이기는 것은 아름다운 게 아니다, 그것을 아름답다고 하는 사람은, 사람 죽이는 것을 즐기는 것과 같다.
1. 제2장의 ‘美’;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하개지미지위미, 사오이)”사람 들이 아름답다 하니 아름다운 게 따로 있는 줄 알지만 이는 싫음이 있어서 그 상대 개념으로 말하는 것일 뿐……, 그렇다면 승리는 패배한 자들의 고통과 슬 픔 위에 서는 일, 그러므로 어떤 승리든 아름다울 수는 없다.
2. 수전 손택Susan Sontag『타인의 고통Regarding the Pain of Others』 “다같이 슬퍼하자, 그러나 다같이 바보가 되지는 말자.”, 베트남전쟁의 허위, 이라크 바그다드 야간 공습 영상,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공습
夫樂殺人者, 則不可鎰志於天下矣
부락살인자, 즉불가이득지어천하의
무릇 살인을 즐기는(경쟁에서 승리만을 추구하는) 자는 세상에서 뜻을 이룰 수 없다.
吉事尙左, 凶事尙右. 偏將軍居左, 上將軍居右
길사상좌, 흉사상우. 편장군거좌, 상장군거우
길한 일에는 왼편을 숭상하고 흉한 일에는 오른편을 숭상하니, 이런 까닭으로 부장은 왼편에 자리하고 상장은 오른편에 자리한다.
좋은 일엔 백성들 뒤로 물러서고 위험에 처해서는 백성들 앞에 선다.
言以喪禮處之, 殺人之衆, 以哀悲泣之. 戰勝以喪禮處之.
언이상례처지, 살인지중, 이애비읍지. 전승이상례처지.
이는 (전쟁, 무기, 경쟁 등은) 상을 치르는 예로 대해야 함을 이른다, 많은 사람을 죽이게 되기 때문에 슬픈 마음으로 울고. 승리를 거두더라도 장례를 치르듯 예를 지켜야 한다.
1. 원효의 圓融, 无涯, 和諍
“이 세상에는 여러 큰 강물이 있다. 그러나 그 강물들이 큰 바다에 이르고 나면 앞의 이름들은 없어지고 오직 대해라고만 불린다. (…) 쓸데없는 이론들이 구름 일어나듯 하여 혹은 말하기를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하며, 혹은 ‘나는 그러하나 남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여 드디어 하천과 강을 이룬다. (…) 有를 싫어하고 空을 좋아함은 나무를 버리고 큰 숲에 다다름과 같다. 비유컨대 靑과 藍이 같은 바탕이고, 얼음과 물이 같은 원천이고, 거울이 만 가지 형태를 다 용납함과 같다. (…) 더러움과 깨끗함의 모든 법은 그 성품이 둘이 아니고, 참됨과 거짓됨의 두 문은 다름이 없으므로 하나라 이름하는 것이다. 이 둘이 아닌 곳에서 모든 법은 가장 진실 되어(中實) 허공과 같지 않으며, 그 성품은 스스로 신령스레 알아차리므로(神解) 마음이라 이름한다.”
2. 베트남 승려 틱닛한(Thich Nhat Hanh) ; 세계적 공분을 일으킨 보트 피플 소녀를 윤간한 캄보디아 해적들; 만일 내가 캄보디아의 궁벽한 어촌 마을에 태어나 그들과 같은 척박한 환경에서 자랐다면 난폭한 해적이 바로 나였을 수도 있다. 그들을 저주하고 심판할 수 없다.
도경 제32장 도는 한결같고 이름을 초월한다
道常無名, 樸雖小, 天下莫能臣也
도상무명, 박수소, 천하막능신야
도는 영원히 이름 지을 수 없으니, 나눌 수 없이 작지만, 세상 그 누구도 감히 이(道)를 부리지(소유하거나 종속시키지) 못한다.
侯王若能守之, 萬物將自賓
후왕약능수지, 만물장자빈
제후나 왕 들이 만약 이(도가 이름 붙이거나 부릴 수 없다는 것)를 지킬 수 있다면 (또는 겸손하고 꾸밈이 없다면), 만물이 스스로 따르고 그 그늘에 깃들 것이다.
天地相合, 以降甘露, 民莫之令而自均
천지상합, 이강감로, 민막지령이자균
하늘과 땅이 화합하여, 단 이슬을 내리거니와, 백성은 명령하지 않아도 스스로 평등하다(조화롭게 어울려 잘 산다).
始制有名, 名亦旣有, 夫亦將知止, 知止可以不殆.
시제유명, 명역기유, 부역장지지, 지지가이불태.
통제하기(구속하기, 쪼개기, 나누기, 차별하기) 시작하면 이름이 있게 되고, 이름이 이미 있다면, 무릇 그 역시 장차 멈춰야 함을 알아야 한다. 멈출 데를 알아야 위태롭지 않다.
命名, 呼名
통나무를 안고 사는 나무의자, 통나무는 나무의자가 될 수 있지만, 나무의자는 나무가 될 수 없다. 동산양개의 偈 “渠今正是我, 我今不是渠(거금정시아, 아금불시거) 물 속에 수많은 나가 바로 나인데, 나는 그가 아니다.”
譬道之在天下, 猶川谷之於江海.
비도지재천하, 유천곡지어강해.
도가 세상에 있는 것을 비유하면 산골짜기의 개울이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과 같다.
도경 33장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참으로 강한 사람이다
知人者智, 自知者明
지인자지, 자지자명
사람(타인, 세상)을 아는 자는 지혜롭고, 자기를 아는 자는 밝다.
勝人者有力, 自勝者强
승인자유력, 자승자강
사람(타인, 세상)을 이기는 자는 힘이 세고 자기를 이기는 자는 굳센 자이다.
知足者富, 强行者有志
지족자부, 강행자유지
만족할 줄 아는 자가 부자이고 굳셈을 행하는 자(强: 자기를 이기는 자)는 뜻(꿈, 이상, 희망)이 있다.
不失其所者久, 死而不亡者壽
부실기소자구, 사이불망자수
자기의 분수(입장, 상황, 처지, 因과 緣)를 잊지 않는 사람은 오래 누릴 수 있고, 죽어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오래 사는 것이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서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덕경 60장 逍遙遊, 坐忘과 心齊
治大國, 若烹小鮮, 爾莅天下, 其鬼不神,
치대국, 약팽소선, 이도리천하, 기귀불신,
莅 다다를 리, 다다를 률 1) 다다르다 2) 계급 3) 녹(祿) 4)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5) 그 자리에 가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으니 (신중하고 신중하게), 도로서 천하를 다스리면 귀신이 신처럼 굴지 못한다.(작위로 하려 말고 도를 따르라.)
1. 怪力亂神, 惑世誣民
2. 벼 키우기; “勿忘勿助長(물망물조장); 자라는 것을 잊지도 말고, 돕지도 말라”(『孟子』)
3. 韓非子,『노자 익』“작은 물고기를 구우면서 자꾸 뒤적거리면 요리를 망친다. 큰 나라를 다스리면서 자꾸 법을 바꾸면 백성이 고달퍼진다, 이런 까닭에 도를 모시고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은 고요함(靜)을 귀하게 여기고 나라의 법을 함부로 고치지 않는다.”
非其鬼不神, 其神不傷人,
비기귀불신, 기신불상인,
귀신이 신처럼 굴지 않으면 신이 사람을 상하지 않게 한다.
귀신은 우상, 우상 숭배, 물신 숭배, 타자의 욕망, 환상, 질시 등.
非其神不傷人, 聖人亦不傷人,
비기신불상인, 성인역불상인,
신은 사람을 상하지 않고, 성인 역시 사람을 상하지 않게 한다.
夫兩不相傷, 故德交歸焉
부양불상상, 고덕교귀언
귀신과 성인이 해치지 않으므로 그 덕이 어울려 백성에게 돌아간다.
장자는 이상적 경지에 도달하는 遊에 이르는 방법으로 坐忘과 心齊를 제시한다. 차별, 분별 때문에 벌어지는 일체의 시기와 망상, 번민과 탐욕 등을 마음속에서 지워 버리면 마음이 동요함이 없이 가지런해지고 자유로이 즐길 수 있게 된다.
제61장 上流는 下流임을 깨달아야 한다
大國者下流, 天下之交, 天下之牝,
대국자하류, 천하지교, 천하지빈,
큰 나라는 하류라, 천하가 만나는, 천하의 어머니이다.
牝常以靜勝牡, 以靜爲下,
빈상이정승모, 이정위하,
어머니는 늘 고요함으로 아버지를 이기고, 고요함으로 밑바탕이 된다.
墨子의 兼愛思想; ‘兼愛’란 말은 나와 남을 똑 같이 사랑하라는 말이다. 겸애는 겸손이란 말이 아니라, 내가 내 몸을 소중히 하듯이, 남들도 내 몸과 똑 같이 소중히 하라는 말이다. 兼의 반대말은 別이다. 즉 나와 남을 구별 한다는 뜻이다. 別은 차별을 의미한다. 존귀의 차별, 신분의 차별, 인종의 차별, 부귀의 차별 등등 온갖 차별의 의미한다. 이 차별을 철저히 반대한 사상이 바로 묵자의 사상이다.
故大國以下小國, 則取小國, 小國以下大國, 則取大國,
고대국이하소국, 즉취소국, 소국이하대국, 즉취대국,
그러므로 큰 나라는 작은 나라에게 낮춤으로써 작은 나라를 얻고, 작은 나라는 큰 나라에게 낮춤으로써 큰 나라를 얻게 된다.
故或下以取, 或下而取,
고혹하이취, 혹하이취,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는 (너그러운) 낮춤으로 얻게 되고 어떤 경우에는 (분수에 맞게) 낮음을 받아들여야 얻게 되는 것이다.
大國不過欲兼畜人, 小國不過欲入事人,
대국불과욕겸축인, 소국불과욕입사인,
큰 나라는 작은 나라 사람들을 포용하여 사랑하는데 그쳐야 하고, 작은 나라 사람은 큰 나라 사람들을 받아들여 함께 해야 한다.
夫兩者各得其所欲, 大者宜爲下.
부량자각득기소욕, 대자의위하.
만약 양쪽이 각기 바라는 대로 할 때는 마땅히 큰 쪽이 아래가 되어야 한다.
덕경 62장 선하지 않은 사람도 도를 간직하고 있다
道者, 萬物之奧, 善人之寶, 不善人之所保,
도자, 만물지오, 선인지보, 불선인지소보,
도라고 하는 것은, 만물의 아랫목(오묘함)으로써, 선량한 이(덕을 행하는 자)의 보물이고, 선량하지 못한 사람(덕을 모르는 자)마저도 지니고 있다.
美言可以市尊, 行可以加人, 人之不善, 何棄之有,
미언가이시존, 행가이가인, 인지불선, 하기지유,
이 구절의 ‘市’는 ‘저자, 시장 시’가 아닌 ‘슬갑 市불’과 통하는 뜻으로 고대의 禮服, 官服에 수놓은 ‘수 黻불’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市’는 바로 ‘胸背흉배’를 가리키는 것이다.
아름다운 말로 높은 지위를 얻을 수 있고 선한 행동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지만, 착하지 못하다고 해서 어찌 그를 버릴 수 있겠는가.
故立天子, 置三公, 雖有拱壁以先駟馬, 不如坐進此道,
고립천자, 치삼공, 수유공벽이선사마, 불여좌진차도,
‘三公’; 周代의 최고 대신인 太師태사, 太傅태부, 太保태보
따라서 임금이 되고, 높은 벼슬아치가 되어, 말 네 필이 끄는 수레에 아름다운 옥을 받아도, 가만히 앉아 이 도를 따르는 것만 못하다.
古之所以貴此道者何, 不曰以求得, 有罪以免邪, 故爲天下貴.
고지소이귀차도자하, 불왈이구득, 유죄이면사, 고위천하귀.
옛부터 이러한 도를 소중히 해온 것은 무슨 까닭인가. 굳이 (‘美言 아름다운 말’을) 말하지 않아도 얻게 되고, (‘不善 착하지 않아’) 죄가 있어도 용서를 받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상이 귀히 여긴다.
도를 따르는 자는 사람이든 물건이든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덕장 63장 베풂으로서 원수를 갚다
爲無爲, 事無事, 味無味, 大小, 多少, 報怨以德
위무위, 사무사, 미무미, 대소, 다소, 보원이덕
하지 않음으로 하고, 일 없음으로 일을 하며, 맛없는 것을 맛으로 삼으며, 작은 것을 크게 여기고, 적음을 넉넉함으로 여기는 것이, 덕으로서 원수를 갚는 일이다
圖難於其易, 爲大於其細
도난어기이, 위대어기세
어려운 일을 도모하려면 그것이 쉬울 때 꾀해야 하고, 큰일을 하려면 그것이 자잘한 때 해야 한다.
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
천하난사, 필작어이, 천하대사, 필작어세
세상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데서 비롯되고, 세상의 큰 일은 반드시 사소한 데서 비롯된다.
是以聖人, 終不爲大, 故能成其大.
시이성인, 종불위대, 고능성기대.
이런 까닭에 성인은 시종 큰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큰일을 해낸다.
夫輕諾必寡信, 多易必多難. 是以聖人猶難之. 故終無難矣.
부경낙필과신, 다이필다난. 시이성인유난지. 고종무난의.
대체로 쉽게 하는 승낙은 믿기 어려우니, 지나치게 쉽게 보면 반드시 크게 어렵게 된다. 이런 까닭으로 성인은 오히려 일을 어렵게 여긴다. 그런 까닭에 시종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淸虛 休靜의 시
無窮山下泉 (무궁산하천) : 끝없이 솟아나는 산 아래 샘물
普供山中侶 (보공산중려) : 산속 중(뭇중생)들이 두루 마시는구나
各持一瓢來 (각지일표래) : 저마다 표주박 하나씩 가지고 와서
總得全月去 (총득전월거) : 옹근 보름달 얻어 돌아들 가네
벌레 먹은 나뭇잎
이 생 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이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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