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역~죽전사거리 브랜드 250곳 빼곡 여성·스포츠의류 백화점 절반값에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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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분당구 전철 분당선 오리역에서부터 용인시 죽전동 죽전사거리까지 500여m의 성남대로. 250여개 패션브랜드 간판이 길 양쪽으로 빼곡하다. 식목일 휴일인 지난 5일, ‘죽전아웃렛’으로 불리는 이 거리는 서울·충북·경북 등 전국 각지에서 온 쇼핑객 차량으로 가득 찼다. 100~150대씩을 세울 수 있는 7개 상가별 주차장에는 ‘만차’를 알리는 팻말이 일제히 내걸렸다. 중국이나 대만 관광객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여성복 브랜드인 Bnx 할인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경희 사장은 “250개 브랜드들이 1년 평균 총 2500억~3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서울 시내 특급 백화점 매출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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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렛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은 대부분 이월상품이다. 과거엔 백화점이나 전문패션몰에서 철지난 상품을 20~30% 싸게 팔았지만, 이제는 아웃렛을 통해 백화점보다 더 싸게 처리해 할인 폭이 더 커지는 방식이다.
죽전아웃렛은 특히 여성의류와 골프 등 스포츠의류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2년 전 들어선 백화점형 매장인 콜렉티드에는 40개 가까운 브랜드가 한 건물에 모여 있어 백화점 못지 않은 쇼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근에 식당가를 비롯, 휴게시설도 적지 않은 편이다. 주부 김지애(32)씨는 “백화점에서 ‘아이쇼핑’으로 패션감각을 익힌 뒤 한두 달쯤 후 아웃렛타운을 찾으면 백화점 절반 가격으로 옷을 장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의류 브랜드인 쿠아 매장을 운영 중인 박영인씨는 “할인 판매뿐 아니라 인테리어나 서비스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죽전아울렛은 IMF외환위기 직전인 97년부터 몇몇 스포츠의류 브랜드 할인매장으로 시작했다. 이어 IMF를 넘기며 ‘할인쇼핑’에 적극적인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는 7개 소타운으로 이뤄진 전형적인 미국식 아웃렛거리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멘탈골프 신재혁 대표는 “죽전아울렛 점포들은 매출액에서 전국 톱클래스”라며 “브랜드별 입점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매장 권리금도 특급매장의 경우 3억~4억원을 오갈 정도다.
◆교통·주차 편하지만 주말엔 혼잡
죽전아울렛타운의 최대 강점은 편리한 교통 및 주차시설이다. 신갈 나들목에서 분당으로 가는 간선도로변에 자리잡아 접근성이 뛰어나다. 타운 전체로 보면 900대 이상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분당 끝자락에 있는 오리역과도 가까워 지하철을 이용하는 쇼핑객들도 많다. 그러나 주말이나 휴일엔 워낙 많은 고객이 몰리기 때문에 교통정체와 주차난을 각오해야 한다.
죽전아울렛이 인기를 모으면서 최근 들어 신상품 입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아웃렛 본연의 모습과 다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월상품의 경우 평상시 50~60%, 계절별로 열리는 특별세일 때에는 70~80%까지 높은 할인율이 적용되지만, 신상품의 경우엔 할인율이 20% 안팎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