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장차 우리 아들과 살 며느리감은
살갑고 애교있는 아가씨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솔'음을 가진 리듬처럼 밝음을 보이는 그런
명랑함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살갑게 다가오는 법도, 안부를 먼저 챙기는
일도 없어서 실망을 했다·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는 성격이려니 마음을
내려놓고 살기로 했다·
저희는 저희대로 우리는 우리의 삶으로 사는 게
맞는 거겠지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했다
첫명절을 보내며 며느리에게 조근조근
가문의 조상님들이 담긴 족보를 보이며 설명하는
그이의 진지함에 며느리는 귀담아 들었다
조상님께 머리 조아리며 신고를 하고,
돌아갈때는
밤도 챙겨주고
농삿일과 수업하는 바쁜 틈새에 마련한
밑반찬도 내보이며 '먹을 만한 것만 챙겨가라'
했더니 동과박, 오징어무침 .깻잎반찬을 가져갔다
내가 처음 결혼해서 양쪽 부모님께서 이것저것 싸주시는 것을 요리할 줄 몰라서 반은 버린
기억이 나서 물어보고 챙겨줬다
동과박은 무우처럼 생각해서 요리해 먹고,
밤은 양이 많으니 부지런히 먹으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제대로 해먹을까 걱정했는데, 며칠 전에 며느리가 톡을 보냈다·
얼마나 알뜰하게 음식을 요리했는지!
감
동
이다
조금씩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아이가 사랑스럽다
시어머니가 준 것들을 꼼꼼하게 요리하고
보관해서 먹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다음달부터 며느리는 휴직을 한다고 말한다
나이도 있고,아이도 갖고 싶고, 너무 오랫동안 일과 공부를 병행해서
살다보니, 몸이 힘들었다고 ······
우린 대환영이다·
쉬면서 편한 가운데 아들도 챙기고, 더더구나
귀한 생명을 잉태하겠다니 ··
방앗간에 들러 고추를 빻으며, 며느리에걱
줄 것은 따로 챙겼다·
건조기에 넣어 익힌 밤도 하나하나 깠다
분말로 만들어 아침대용으로 먹게 해야지
이제보니 보물이 들어왔구나 싶다·
어여삐보니 매사가 귀한 아이로 보인다
좋은가정에는 여성의 힘이 크다·
그런면에서 선배로서 며느리에게 모범을 보이며
챙기고 가끔은 소통도 하면서 지내리라
결혼 5개월
아직도 꿀이 뚝뚝 떨어지는 아들과 며느리를
생각하니 행복하다
2021.9.29. 수요일
첫댓글 사랑하는 우리 아들, 며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