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19일 연중 제24주간 화요일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11-17
그 무렵 11 예수님께서 나인이라는 고을에 가셨다. 제자들과 많은 군중도 그분과 함께 갔다.
12 예수님께서 그 고을 성문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 마침 사람들이 죽은 이를 메고 나오는데,
그는 외아들이고 그 어머니는 과부였다. 고을 사람들이 큰 무리를 지어 그 과부와 함께 가고 있었다.
13 주님께서는 그 과부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울지 마라.” 하고 이르시고는,
14 앞으로 나아가 관에 손을 대시자 메고 가던 이들이 멈추어 섰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15 그러자 죽은 이가 일어나 앉아서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그 어머니에게 돌려주셨다.
16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사로잡혀 하느님을 찬양하며,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났다.”,
또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다.” 하고 말하였다.
17 예수님의 이 이야기가 온 유다와 그 둘레 온 지방에 퍼져 나갔다.
어머니 울지 마십시오.
자식이 죽으면 부모의 가슴에 묻는다고 하였습니다. 나도 어머니 앞에서 죽을 고비를 대여섯 번 넘겼습니다. 어려서 경기를 하여 죽을 뻔 하였던 것은 어머니가 애달아 살려 주셨겠지만 내가 철이 들어서 병으로 죽을 고비를 넘겼던 것은 어머니 몰래 할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그 때마다 십자가의 주님께 사정하였던 것은 어머니 앞서서 죽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13년 전 암 진단을 받고 서울 병원에 갈 때 나는 어머니를 속였습니다. 여든 일곱의 노인에게 살아 돌아올지 모른다는 말씀을 드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목에 혹이 생겨 수술을 받는다고 말씀드리고 병원에 갔었습니다.
항암치료를 해서 암 부위를 줄이고, 암 수술을 하고, 기적적으로 생존가능성이 높아졌을 때 동생 신부님이 어머니께 ‘형이 암에 걸려서 수술했다.’고 말씀드렸답니다. 어머니는 ‘무슨 혹을 그렇게 오래 수술하는지 모르겠다고 의심하고 있었지만 하느님께서 괜찮을 것이라고 하셨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자식을 위해서 날마다 기도하시며 하느님께 조르셨을 것입니다. 평생을 의지하고 사신 큰 아들이 혹시라도 잘못되면 안 된다고 매일 하느님께 떼를 쓰시며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어머니는 기도 상에 별도로 간직해 둔 묵주 열 개를 매일 정성을 다하여 바치셨습니다. 그 중에 제일 첫 번째 것은 큰 아들인 저의 것이고, 두 번째 것은 동생 신부님의 것이고, 세 번째 것은 본당 신부님과 모든 신부님의 것이고, 네 번째 것은 딸처럼 여기시는 안젤라 수녀님과 모든 수녀님들의 몫이고 그렇게 모든 묵주가 몫이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기도 덕분에 나는 어머니 앞서서 죽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10년 전 4월에 하느님의 품으로 선종하셨으니 이제 어머니 앞에서 죽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주님이 부르시면 언제라도 기쁘게 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데 그 일이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사람이 죽는 일이 그렇게 자기 뜻대로 되는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죽기 전에 할 일이 많이 있나 봅니다. 하느님께서 아직도 건강을 주시고 이렇게 일거리도 주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아들을 잃은 과부의 아픔은 짐작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더구나 아들이 젊은 사람입니다. 과부에게는 모든 의지와 삶의 희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아들의 상여를 멈춰 세운 분은 예수님입니다. 상여를 멈춰 세운다는 것은 무지무지한 결례입니다. 그리고 관에 손을 댄다는 것은 부정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결례를 범하시면서 그리고 부정해지시는 것을 감수하시면서 상여를 세우신 것입니다. 복음에서는 과부가 가엾어서 그리 하셨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아해하며, 애통해 하며, 정신 줄을 놓고 있는 과부에게 ‘울지 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위로의 말씀일 것입니다. 아니면 아들을 다시 찾게 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그리고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라고 하시며 과부의 아들을 살려 주십니다.
나는 복음을 읽을 때마다 이 구절은 예수님이 성모님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성모님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처참하게 돌아가실 때 십자가 밑에서 그 모진 광경을 모두 지켜보셨고, 성시(聖屍)를 십자가에서 내려 품에 안으셨을 때 얼마나 애통해 하셨을까? 나인의 과부보다 더 심한 고통에 시달리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리한 칼로 심장을 도려내는 아픔으로 참고 울고 계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안배를 믿고 있다고 하지만 너무 끔찍한 고통에 계실 성모님에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어머니 울지 마십시오.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죽은 지 사흘 만에 다시 살 것이라고.”
<감독은 나무랄 데가 없어야 합니다. 봉사자들도 마찬가지로 깨끗한 양심으로 믿음의 신비를 간직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1서 말씀입니다. 3,1-13
사랑하는 그대여, 1 이 말은 확실합니다. 어떤 사람이 감독 직분을 맡고 싶어 한다면 훌륭한 직무를 바라는 것입니다.
2 그러므로 감독은 나무랄 데가 없어야 하고 한 아내의 충실한 남편이어야 하며,
절제할 줄 알고 신중하고 단정하며 손님을 잘 대접하고 또 가르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3 술꾼이나 난폭한 사람이 아니라, 관대하고 온순하고 돈 욕심이 없으며
4 자기 집안을 잘 이끌고 아주 품위 있게 자녀들을 순종시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5 자기 집안을 이끌 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하느님의 교회를 돌볼 수 있겠습니까?
6 새로 입교한 사람도 안 됩니다. 교만해져서 악마가 받는 심판에 떨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7 또한 바깥 사람들에게도 좋은 평판을 받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방을 받거나 악마의 올가미에 걸리지 않습니다.
8 봉사자들도 마찬가지로 품위가 있어야 하고,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으며,
술에 빠져서도 안 되고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도 안 됩니다.
9 그리고 깨끗한 양심으로 믿음의 신비를 간직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10 또 그들을 먼저 시험해 보고 나서 흠잡을 데가 없는 경우에만 봉사직을 수행하게 해야 합니다.
11 여자들도 마찬가지로 품위가 있어야 하고, 남을 험담하지 않으며, 절제할 줄 알고 모든 일에 성실해야 합니다.
12 봉사자들은 한 아내의 충실한 남편이어야 하고, 자녀들과 자기 집안을 잘 이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13 사실 봉사직을 훌륭히 수행하는 이들은 좋은 명성을 얻고,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에 더욱 큰 확신을 얻게 됩니다.
축일9월 19일 성 알폰소 데 오로스코 (Alphonsus de Orozco)
신분 : 수도원장, 설교가
활동 연도 : 1500-1591년
같은 이름 : 알폰수스, 알퐁소, 알퐁수스
16세기 에스파냐 교회에서 가장 엄격하면서도 위대한 신심가로 손꼽히는 성 아우구스티누스 회의 수도자인 성 알폰수스 데 오로스코(Alfonsus de Orozco, 또는 알폰소 데 오로스코)는 1500년 10월 17일 톨레도(Toledo) 지방의 오로페사(Oropesa)에서 태어났고, 불과 6세 때에 사제가 되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그는 탈라베라(Talavera)와 톨레도에서 공부하고 그 다음에는 살라망카(Salamanca) 대학교를 다녔다. 이때 빌라노바(Villanova)의 성 토마스(Thomas, 9월 22일)의 유명한 설교를 듣고 수도생활에 큰 매력을 느껴 22세 때 성 아우구스티누스 회의 수도복을 입게 되었다.
서원 후 30년 동안 성 알폰수스 데 오로스코는 교육과 설교 일에만 전념하여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고, 고해신부로도 명성이 자자하였다. 그는 4차례나 각기 다른 지방의 장상으로 지냈고, 1554년에는 바야돌리드(Valladolid)의 원장으로 취임하였고, 2년 뒤에는 궁중 설교가로 임명받았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즉시 귀족을 상대로 설교하여 지대한 공을 세웠으며, 세빌라의 원장으로 있을 때 성모님의 환시를 보았다고 한다. 이때 성모님은 하느님의 영광과 영혼 구원을 위한 펜으로 사용하겠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하여 그는 천주의 모친께 대한 사업에 정력을 기울였고, 수많은 신심서적을 저술하였다. 그는 또 장상의 명에 따라 “고백록”을 썼다. 그는 1882년 1월 15일 교황 레오 13세(Leo XIII)에 의해 시복되었고, 2002년 5월 19일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Joannes Paulus II)에 의해 시성되었다.
오늘 축일을 맞은 성 알폰소 데 오로스코 (Alphonsus de Orozco)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