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해로(百年偕老) 놀이
백 년을 더불어 산다는 것은
시간을 채우는 게 아니라
평화롭게 살면서 함께 늙어
가는 것이다.
그리하려면 부부 모두 강건해야 한다.
자유의 몸짓이란 자기 의지에 따라
불편 없이 오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하지 못하면 한쪽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런 아름다운 풍경이 가까이 있었다.
산책길 나무 그늘에서 노인 부부가 공을 주고
받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던진 공을 할머니가 놓쳐, 길 아래로 굴렀다.
동그란 선글래스를 쓴 멋쟁이 할머니가
펜스를 넘는다. 다행히 공은 꽃들에 걸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공을 던진 쪽을 보니, 무표정한 모습의 할아버지가
휠체어를 타고, 분주히 움직이는 할머니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아, 무료한 시간을 공놀이로 달래셨나 보다.
어쩌면 훗날의 자신을 앞당겨 보는 듯 스산했다.
2024.5.29
첫댓글 젊어서는 옆지기가 말을 하지 않아 모든 행동이 다 싫었었는데
지금은 그 힘든 시간을 보내고 나니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답니다
열심히 밥상을 차려주면서 남은 시간 후회없이 살자고 했습니다
말이 없던 사람이 이제는 웃기도 하고 말도 곧잘합니다
세월이 약이 되어 마음의 치료가 서로 된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