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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26일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19-21
그때에 19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예수님을 찾아왔지만, 군중 때문에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20 그래서 누가 예수님께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을 뵈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 하고 알려 드렸다.
21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어디서나 주인 같은 마음으로
옛날에 아주 믿음이 매우 깊은 사람이 있었는데 천사들까지도 그를 보고 기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대단히 거룩한 품성을 지녔지만 자신이 거룩하다는 관념이 없이 그저 평범한 일들을 부지런히 하면서 선한 인품을 발산하고 있었습니다. 꽃들이 스스로 의식하지 않으며 향기를 뿜고, 가로등이 빛을 내듯이 말입니다. 그의 거룩함은 삶의 과거를 잊어버리고 지금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그 사람의 겉모습에 머물지 않고 그 존재의 핵심까지 꿰뚫어보는 데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하느님께서 천사 하나를 그에게 보내서 “무엇이든지 청하기만 하면 당신에게 주도록 하느님께서 나를 보내셨습니다. 그대는 치유의 능력을 받고 싶은가?” 그는 “아닙니다. 오히려 하느님께서 친히 치유하시길 바랍니다.” “죄인들을 바른 길로 돌아오게 하고 싶은가?”하고 천사가 묻자 그는 “아닙니다. 인간의 마음을 건드리는 것은 저의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천사들의 일입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덕행의 모범이 되어 사람들이 본받고 싶게 마음이 끌리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가?”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제가 관심의 중심이 될 테니까요.” “그러면 너는 무엇을 바라느냐?”하고 천사가 물었답니다. 그러자 그는 “하느님의 은총을요. 은총만 있다면 저는 제가 바라는 모든 것을 가진 것입니다.”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안 된다. 어떤 기적을 원해야 한다. 안 그러면 한 가지를 억지로라도 떠 맡겨야 하겠다.”하고 천사가 말하자 “정 그러시다면 저를 통해서 좋은 일들이 이루어지되, 제 자신이 알아차리는 일이 없도록 해 주십시오.”하고 그가 간청하였답니다.
그래서 그 거룩한 사람의 그림자가 그의 뒤에 생길 때마다 하느님께서 그곳은 치유의 땅이 되게 해 주셨고 그의 그림자가 생기는 때마다 - 그가 그 그림자에 등을 돌리고 있을 때라는 조건으로 - 병자들이 치유되고, 땅이 거름지게 되고, 샘물이 다시 솟고, 삶의 고달픔에 시달린 이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성인은 이것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관심이 온통 그 그림자에만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자기는 잊혀 진 채 자기를 통해서 좋은 일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성인의 소원은 충분히 성취되었습니다. -거룩함에 대하여(개구리의 기도 / 앤소니 드 맬로)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은총의 원인이 그림자인줄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 거기에 매달려 정작 주인을 잃어버리고 살았던 나의 삶을 반성하였습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달이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주님의 기적이나 소문만 가지고 주님을 안다고 할 수 없으며, 인성이신 주님을 보고 하느님을 전부 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주님의 그림자가 주님이 아닌 것은 바로 밝은 불빛을 보는 것과 같이 확실하고 분명한 일입니다.
어느 날 교리 시간에 예비자들에게 물었습니다. “미국에는 누가 사느냐?”고, 물었을 대 당연히 그들은 “미국사람들이 산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한국엔 한국 사람이 산다면 “하느님 나라는 누가 살겠느냐?”고 물었더니 사람들은 “하느님이 산다.”고 대답했습니다. 분명 그럴 것입니다. ‘우리도 하느님 나라에 살려면 하느님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라고 하느님 나라에서 사는 사람과, 하느님이신 당신의 어머니가 되고 형제들이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분명히 말씀하고 계십니다. 물론 당신의 어머니를 두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분’으로 지칭하시는 말씀이지만 주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 많은 선한 사람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디서나 항상 주인 같은 마음이면 있는 곳이 모두 진실하게 된다.>라는 말입니다. 주님은 이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살기를 바라십니다. 주님 생명의 말씀을 따라 살면 주님을 닮아 세상의 주인으로 하느님 나라의 법을 이루며 하느님처럼 살기를 바라십니다. 그 동안 그런 모든 것을 무시하고 엉터리로 살았던 삶을 반성합니다. 그리고 이제 비로소 정신을 차립니다. 이제는 하느님의 착한 자녀로 주인처럼 살겠다고 약속합니다. 언제나 비천한 악마의 노예로 살지 않겠다고 결심도 하며 용기를 청합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집을 완공하고 파스카 축제를 지냈다.>
▥ 에즈라기의 말씀입니다. 6,7-8.12ㄴ.14-20
그 무렵 다리우스 임금은 유프라테스 서부 지방 관리들에게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다.
7 “하느님의 집 공사가 계속되게 하여라. 유다인들의 지방관과 유다인들의 원로들이
그 하느님의 집을 제자리에 다시 짓게 하여라.
8 이제 그 하느님의 집을 다시 짓도록 그대들이 유다인들의 원로들을 도와서 해야 할 일에 관하여,
내가 이렇게 명령을 내린다. 왕실 재산 곧 유프라테스 서부 지방에서 받는 조공에서,
지체하지 말고 그 사람들에게 어김없이 비용을 내어 주어라.
12 나 다리우스가 명령을 내리니 어김없이 시행하여라.”
14 유다의 원로들은 하까이 예언자와 이또의 아들 즈카르야가 선포하는
예언에 힘입어 건축 공사를 순조롭게 진행하였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하느님의 명령과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와 다리우스와
아르타크세르크세스의 명령에 따라 건축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15 그리하여 이 집이 완공된 것은 다리우스 임금의 통치 제육년 아다르 달 초사흗날이었다.
16 이스라엘 자손들, 곧 사제들과 레위인들과 돌아온 나머지 유배자들은 기뻐하며 하느님의 집 봉헌식을 올렸다.
17 이 하느님의 집 봉헌식에는 황소 백 마리와 숫양 이백 마리와 어린양 사백 마리를 바치고,
온 이스라엘을 위한 속죄 제물로 이스라엘의 지파 수에 따라 숫염소 열두 마리를 바쳤다.
18 그런 다음 모세의 책에 쓰인 대로, 사제들을 저마다 번별로 세우고 레위인들을 저마다 조별로 세워
예루살렘에서 하느님을 섬기도록 하였다.
19 돌아온 유배자들은 첫째 달 열나흗날에 파스카 축제를 지냈다.
20 사제들과 레위인들은 일제히 자신을 정결하게 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모두 정결하게 되었다. 그런 다음 그들은,
돌아온 모든 유배자와 동료 사제들과 자기들이 먹을 파스카 제물을 잡았다.
축일9월 26일 성 고스마 (Cosmas), 다미아노 (Damian)
신분 : 의사, 순교자
활동 연도 : +303년?
같은 이름 : 고스마스, 코스마, 코스마스
전승에 따르면 성 코스마(또는 고스마)와 성 다미아누스(Damianus)는 아라비아(Arabia)의 명문 가정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로 어려서부터 어머니에게 훌륭한 신앙교육을 받고 자랐다. 그들은 시리아에서 의학을 공부한 후 의사가 되어 소아시아 남동부에 위치한 실리시아(Cilicia) 지방 에게해(Aegean Sea) 근처에 살며 복음을 전하기 위해 환자와 가축들을 무료로 치료해주었다. 의료기술이 뛰어나 명의라는 소리를 들었을 뿐만 아니라, 의약으로 낫기 어려운 병자들도 간절한 기도로 돌봐줘서 육신과 영혼의 건강까지 치유해주는 의사로 신자와 비신자를 막론하고 모든 이에게 칭송을 받았다. 실제 기도의 힘으로 중병이 완치되는 기적도 일어났다.
3세기 말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그리스도교에 대한 대박해를 시작했을 때, 성 코스마와 성 다미아누스 형제는 실리시아의 집정관인 리시아스(Lysias)에 의해 체포되었다. 곧바로 그들은 배교할 것을 강요당하며 모진 고문을 받았다. 하지만 굳은 믿음을 지니고 있던 이 형제는 끝까지 집정관의 요구를 거부하고 사형선고를 받았다. 전설에 의하면, 리시아스가 처음에 성 고스마와 성 다미아누스를 돌로 쳐 죽이려 했으나 그 돌이 되돌아와 던진 이들이 다치고, 다시 십자가에 묶어 놓고 화살을 쏘았으나 그 화살 또한 쏜 사람에게 되돌아와 꽂혀버렸다. 그래서 활활 타오르는 불 속에도 바다에도 던졌지만, 그래도 죽지 않자 참수형에 처했다고 한다. 이때 성 고스마와 성 다미아누스 외에도 그들의 형제인 성 안티무스(Anthimus), 성 레온티우스(Leontius), 성 에우프레피우스(Euprepius)도 함께 처형당했다.
그들의 순교 후에 많은 기적이 일어났고, 또 그들의 높은 신앙심을 증명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났다고 전해온다. 이미 4세기 초부터 예루살렘,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등지에 그들을 기념하는 성당이 건립되었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그들이 순교한 지 백 년이 되었을 때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에 그들의 유해를 모신 대성당을 건축했는데, 이곳은 점차 주요한 순례지가 되었다. 6세기에 교황 펠릭스 4세(Felix IV, 526-530년 재위)도 로마에 두 성인에게 봉헌한 대성당을 건립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 개혁 이전, 두 성인의 축일은 다른 형제들과 함께 9월 27일이었는데, 이날은 바로 로마의 성당이 봉헌된 날이라고도 하고 순교한 날이라고도 한다. 현재 그 성당은 재건축되었으나 내부에는 두 성인을 묘사한 6세기의 모자이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두 성인은 이미 6세기경부터 로마 전문(Canon, 오늘날 미사 경본의 감사기도 제1양식)에서 기억하는 성인들 명단에 추가되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성 코스마와 성 다미아누스는 약제사의 수호자이고, 성 루카(Lucas) 복음사가 다음으로 의사들의 수호성인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
축일9월 26일 성녀 유스티나 (Justina)
신분 : 동정 순교자
활동 지역 : 안티오키아(Antiochia)
활동 연도 : +304년경
같은 이름 : 유스띠나
역사적인 확실한 근거는 희박하나 성 키프리아누스(Cyprianus)는 안티오키아에 살던 이교도로서 잡귀신들을 불러 마술을 부리는 마법사였다고 한다. 그는 이런 능력 때문에 그리스, 이집트, 마케도니아 그리고 심지어는 인도까지 두루 여행하면서 그의 능력을 과시하고 추종자들을 모았다. 그런데 한 이교도 청년이 안티오키아의 그리스도교 신자로 미모의 처녀인 성녀 유스티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성 키프리아누스에게 그녀의 사랑을 완전하게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고, 성 키프리아누스는 자신이 알고 있는 온갖 예식을 거행했으나 성녀 유스티나의 굳은 신앙심 때문에 모든 것이 허사로 끝났다. 그는 자기 창고에 있는 모든 도구를 동원해 성녀 유스티나를 괴롭힐 악마들을 불러냈다. 그러나 성녀 유스티나는 십자가의 표지로 마귀들의 공격을 막아 냈다. 이에 그는 갑자기 자신이 무력해지면서 억누를 수 없는 어떤 무서운 힘에 압도당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 자신이 오히려 위험한 지경에 빠진 것이다.
성 키프리아누스는 이때부터 악마의 도움을 구하지 않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악마가 그를 덮치고 괴롭히기 시작했다. 지난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친 성 키프리아누스는 십자가를 만들어 악마의 세력에서 빠져나오는 행운을 맛보게 되자, 즉시 에우세비우스(Eusebius)라는 사제에게 달려가서 교리를 배우고 그리스도교로 개종했다. 그는 온갖 마술 서적을 불태우고 자기 재산을 가난한 이들에게 희사했으며, 마침내 이교도 청년과 함께 세례를 받았다. 그 후 그는 사제가 되었고 또 안티오키아의 주교로 선임되었다. 성녀 유스티나는 수녀원장이 되었다.
그 후 그들은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그리스도교 박해 때 체포되어 다마스쿠스(Damascus)로 압송되어 가혹한 고문을 당했다. 모진 고문에도 불구하고 성 키프리아누스와 성녀 유스티나의 신앙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황제 앞으로 끌려나가 재판을 받았고, 니코메디아(Nicomedia, 오늘날의 이즈미트)의 갈루스(Gallus) 강 언덕에서 황제의 명으로 참수형을 당해 순교했다. 이때 성 키프리아누스를 찾아와 위로했던 테옥티스투스(Theoctistus)라는 신자도 함께 처형을 당했다. 그들의 시신은 매장되지 않고 6일 동안 방치되어 있었으나, 밤중에 그리스도인 선원들에 의해 로마(Roma)로 옮겨졌다. 그들의 유해는 루피나(Rufina)라는 귀족 부인의 영지에 매장되었다가 후에 콘스탄티누스 성당 안에 안치되었다고 한다.
오늘 축일을 맞은 고스마, 다미아노 형제들과 유스티나 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