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나를 아시나요?
국자 속에 빠진 아이들의 눈빛이 설탕과 함께 녹는다
너무 뜨거워서 만질 수도 맛볼 수도 없는,
아저씨가 집어 든 젓가락 따라 아이들의 침방울도
입 안을 휘젓는다
턱을 괴고 기다리는 맑은 눈이
타들어 가는 연탄보다 까매지면
아저씨가 집어넣는 한 숟가락의 소다 때문에,
형체 없던 아이들의 기대가 부풀어 오른다
꼬마들아 무슨 모양 찍어 줄까?
별요, 네모요, 세모요, 동그라미요,
아이들은 저마다의 꿈을 이야기하고
한 아이는 넓게 편 하루가 다 굳기 전에
엄마를 찍는다
아이들의 침 묻은 바늘이
더디고 짧은 걸음으로 뒤뚱거리고
모양 잘 오려내면 하나 더 만들어 줄게요
아저씨의 말은 세상에서 제일 달콤한 맛
아저씨!
이거 오리면 제 엄마 꼭 오는 거죠?
밑이 까맣게 탄 국자,
가슴 밑바닥이 뜨끔해진 아저씨
별이 깨지고 네모가 깨지고 동그라미가 깨져도
울지 않는 아이들,
헛된 꿈이었을까?
깨져버린 기대 때문에 가슴 철렁 내려앉은 아이
오빠야, 집에 가자 엄마 왔을지도 모른다
저보다 두 살 어린 여동생이
오늘도 오려내지 못한 오빠의 깨진 부스러기를
입안에 넣고 오물거린다
오빠야, 참 달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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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나를 아시나요?
김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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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1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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