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나라 昭侯가 해진 바지를 보관하라고 명하자 모시는 자가 仁者 운운하면서 가까운 신하에게 하사하지 않음을 비판하였다. 그러자 昭侯는 현명한 군주는 愛一嚬一咲한다고 하면서 그 바지는 공이 있는 자를 기다려 주겠다고 하였다.
현명한 군주라고 한 것은 첫째는 ‘愛一嚬一咲’이요 둘째는 ‘待有功者’라고 했기 때문이다.
愛一嚬一咲 ‘한 번 찡그리고 한 번 웃는 것을 아낀다. 이 말은 속뜻을 모르면 이해가 쉽지 않다. 군주가 신하의 말을 듣고 웃으며 다른 신하들이 모함할 수 있고, 찡그리게 된다면 줄을 서게 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군주는 표정조차도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군주의 신중함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待有功者 공이 있는 자를 기다린다. 이 말은 서두르지 않고 해진 바지를 줄만한 적임자에게 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論功行賞의 공정함이 와 닿은 부분이다.
‘愛一嚬一咲’와 ‘待有功者는 백성을 다스리는 처사로 바람직한 일이다. 비록 과거의 일이나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새겨보아야 할 듯하다.
韓昭侯有弊袴러니 命藏之한대 侍者曰 君亦不仁者矣로이다 不賜左右而藏之온여 昭侯曰 吾聞明主는 愛一嚬一咲라하니 今袴豈特嚬咲哉리오 吾必待有功者하노라 【通鑑節要 丙寅 十四年】
◦咲은 笑의 古字이다.
韓나라 昭侯가 해진 바지가 있었는데, 이것을 잘 보관하라고 명령을 내리니 모시는 자가 말하기를 “임금께서는 또한 仁者가 못되십니다. 가까운 신하하게 하사하지 않고 보관하게 하십니다.” 하였다. 昭侯가 말하기를 “내 들으니 현명한 군주는 한 번 찡그리고 한 번 웃는 것을 아낀다고 하니, 이 바지가 어찌 다만 한 번 찌푸리고 한 번 웃는 것에 견줄 뿐이겠는가? 나는 반드시 功이 있는 자를 기다린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