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 자리
김 민 채
명자꽃잎 하나가 거미집에 내려앉자
거미가 살며시 비켜 앉는 것을 보았다
집의 장력을 견디느라
플라타너스 어깨가 한쪽으로 기운다
빗줄기가 몇 번 꽃잎을 때리고 갔다
바람이 집을 흔들고 갔다
그렇게 맞고 흔들리면서 꽃잎은
집과 하나가 됐다
거미는
평생 가장 멋진 집을 손에 넣고도
부처가 되려는가
요지부동 눈만 굴리고
열한 시 방향
모든 걸 맡겨버린 꽃잎의 흔들림
환한 그 자리
꽃은 떨어져도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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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자 자리 ─ 김민채
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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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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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
24.06.0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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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는 신사입니다
절대로 아름다운 여인을 건드리지 않습니다
거미는 침묵하며 기다리는 세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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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아름다운 여인을 건드리지 않습니다
거미는 침묵하며 기다리는 세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