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애리에서 나와 516도로를 타고 한라산을 넘어
용두암 관광을 목적으로 우선 제주시로 들어 간다
용두암을 지나 부근의 비행장 뒷동네 해변가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주문했다
허나 가격(회뚝배기 정식 20,000원) 대비 인색한 점심 차림이
모처럼의 관광 기분에 약간 언짢은 추억을 남기게 해주었다
4인분 식사에 작은 구운 고등어 새끼 두마리가 토막져서 올라왔는데
아침 식사에 나왔던 기름진 고등어 구이와는 너무도 차이가 났기 때문이었다
식사 후 해무가 자우룩한 용담 서해안로(이호태우) 해변을 잠시 거닐었다
서양금혼초
갯메꽃
용두암 주차장으로 되돌아 와 흐린 바다를 응시하며
오랜만에 용두암의 옛 추억을 더듬어 보았다
용두암
해녀들이 운영하는 바닷가 천막 횟집
노랑괴불주머니
느낌 탓일까?
어쩐지 예전에 보던 신비스런 모습은 사라지고 좀 특이하게 생긴 바위 정도로만 보인다
한 곳에서 우르르 몰려 나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단체 관광객들은 역시 유커들이었다
예전의 아줌 아저씨들이 아니라 생기 발랄한 젊은이들이었지만
아직도 그들의 관광 매너는 조소(嘲笑)꺼리가 되고 있다
애똥녀
바다 직박구리
이 녀석은 무에 들어갔다 나오면 날개를 말려야 되는 가마우지
그럭저럭 하루 일정을 소비하고 다시 저녁 17 : 30분 비행기를 탄다
평일인데도 공항대합실은 빈의자가 없을 정도로 붐볐다
수학 여행을 왔던 대전의 여고생들과 함께 동승하여 제주를 떠난다
황혼으로 물들어 가는 서해의 섬들과 강물들이 아찔한 그림을 그려주는 사이
비행기는 순식간에 청주 공항에 도착해버렸다
목포와 무안 지역의 강
새만금 방조제와 고군산군도
1박 2일의 짧은 제주 여행은
사실 영실과 남벽 주변의 철쭉꽃 탐방이 목적이었는데
아쉽게도 올해의 철쭉은 기상이변으로 제 격을 갖추지 못하고 피어나지도 못했다 한다
그러나 어쩌랴
비행기 까지 타고 먼길을 왔지만 자연이 허락하지 않는 이상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을...!
다음을 기약하며 선선히 물러나 그냥 여행이 주는 야릇함으로
짧은 제주 여행의 아쉬움을 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