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화법 · 2>
- 시 : 돌샘/이길옥 -
봄이 붓 하나 들고 뒷짐을 진 채
팔자걸음에 게으름을 달고 주춤주춤
산의 초입에 듭니다.
잿빛 풍경에
수묵으로 떨고 있는 가지를
안쓰럽게 쳐다보던 봄이 뒷짐을 풀고
붓끝에 연두를 묻히네요.
뭐하나 두고 봤더니
목숨을 담보로 휘청이는 가지를 타고 올라가지 뭐예요.
조마조마하고 오금이 저려 눈을 딱 감았다 뜨고 보니
아무렇지 않다는 듯 여유롭게
가지에 턱 걸터앉아 색을 쓰는 거예요.
한 치의 오차가 없는 절묘한 화법
가지 끝을 택한 점묘點描
색칠을 마친 봄이 엉덩이를 털고 일어섭니다.
산은 올봄도
칙칙한 잿빛 두루마기를 벗고
연둣빛 몸단장에 부산합니다.
<음악 : Raimy Salazar & Carlos Salazar - 이철옥 아코디언 연주 - Astor Piazzola Libertango( 리베르 탱고 )>
첫댓글 잠시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신화원 님, 댓글 고맙습니다.
봄입니다.
사방에서 꽃 소식이 배달되고 가지마다 새싹이 움트는 소리로 마음 설래게 하는 봄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시끄럽고 심란해도 봄은 우리 곁에 찾아와 마음 다독여 줍니다.
올봄도 기쁨 넘치고 행복 가득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