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22.
연꽃을 제대로 보려면 아침 7시나 8시 경이 좋다고 해서 오늘은 눈을 뜨기가 무섭게 집을 나섰다. 집에서 덕진 연못까지는 걸어서 한 시간 가까운 거리다. 왕복으로는 두 시간이 걸리는 셈이니 걸어서 가기에는 조금 멀다. 조금 멀다는 것은 연꽃을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는 것이 목적이고 거기까지 걸어가는 것은 수단이라고 여길 때 그렇다는 말이다. 만약 집에서 덕진연못까지 걸어가는 것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늘은 조금 애매했다. 아침 연꽃을 보고싶다는, 더 정확히 말하면 연꽃사진을 찍고 싶다는 목적의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 목적을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면 된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이유는? 차를 타는 습관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 시간 정도의 거리는 늘 걸어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는 말은 불편함이 없었다는 얘기가 될 수 있겠다.
걷는 것은 내 취미다. 걷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걷는 것이 왜 즐거운가? 굳이 이유를 찾자면 삶의 단순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령, 내가 혼자서 어딘가를 걷는 동안은 아무도 나를 귀찮게 할 사람이 없다. 내가 볼봐야할 대상도 없다. 사랑의 의무도 없다. 복잡한 일에 휘말리거나 상관의 비위를 맞추느라 정작 내 자신을 배반하는 일을 감행할 필요도 없다. 물론 허리를 굽신거릴 필요도 더더욱 없다.
그냥 걷기만 하면 된다.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운동이라니 꿩먹고 알 먹는 일이 아닌가. 다만 나는 나 자신만 신경 쓰면 된다. 교통사고 당하지 않도록 신호등 잘 지키고, 허리가 꾸부정해지지 않기 위해서 허리를 반듯이 펴고 걷은 습관을 들이면 된다. 물론 이런 소극적인 즐거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걷기는 곧 사색하기이다. 걷는 속도와 사색의 속도가 거의 같다. 한 때 나는 자건거를 타볼까도 했지만 자건거 속도와 사색의 속도가 맞지 않아 그만 두었다. 자건거를 타면서 사색에 잠기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니까.
내가 사진 찍는 취미를 새로이 갖다보니 주변에서 차를 사라는 말을 자주 한다. 사진은 무엇보다도 구도가 중요하다. 그런데 그 구도가 이미 확보되어 있는 곳들이 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주제로 찍으면 딱 그 사진이 나오는 식이다. 그 포인트를 찾아가려면 차가 필요하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거기까지 이동하는 것은 물론 수단으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그것이 차이인 것 같다. 나는 사진을 찍은 것을 좋아하지만 그 못지 않게 걷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한다면? 당근 걷는 것이다.
나는 주로 천변을 이용해서 걷지만 가끔은 어쩔 수없이 도심의 거리를 걸을 때도 있다. 그때마다 공기오염의 심각성을 여실히 느낀다. 또한 그때마다 우리도 덴마크 같은 나라처럼 자건거를 타고 출근하는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차나 오토바이는커녕 자건거조차 내 소유로 가져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자건거 출근길은 상상만해도 즐겁다. 몇 년 뒤라도 자건거를 구입하는 것은 한번쯤 고려해보고 싶지만 차가 꼭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내 발로 이동하는 지금의 습관을 계속 유지할 작정이다.
나는 솔직히 지구의 환경을 깊이 생각하거나 생태적 위기에 대한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인류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나름대로의 실천을 구상하지조차 않고 있다. 그런 까닭에 나는 차를 타지 않고 웬만한 거리는 걷어다니는 것만이라도 계속하고 싶다. 이것이 동시대인으로서의, 혹은 후세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이다. 주변 사람들이 그런 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지는 않아서 다행이지만 나보다도 환경을 더 생각하고 실천운동에 열심히 참여하는 사람들로부터 가끔 이런 말을 들을 때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이제 퇴임도 했으니 차도 사고 사모님이랑 여행도 다니고 그러세요. 차가 없으면 기동성이 떨어져서 엄청 불편할 거예요."
'암시랑토 않는데 괜히들 그러시네.' 이것이 내 대답이다.
오늘 아침에도 차가 없어도 암시랑토 않게 덕진공원까지 걸어서 잘 다녀왔다. 연꽃은 아침이라는 말이 실감이 날정도로 맑은 아침 공기를 머금고 활짝 핀 연꽃들이 싱싱하고 아름다웠다.
연꽃
분류 | 여러해살이풀(수생식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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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명 | Nelumbo nucife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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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포지역 | 전국 각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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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지역 | 늪, 연못, 방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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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 | 분근·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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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효 | 뿌리(연근)·씨·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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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약명 | 석련자(石蓮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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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 1~2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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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 수련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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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칭 | 연실(蓮實)·수지단(水芝丹)·택지(澤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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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취기간 | 가을(씨), 9월~이듬해 3월(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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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급요령 | 날것(뿌리) 또는 말려(열매) 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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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 평온하며, 달고 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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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여부 |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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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사용량 | 씨 2~4g, 뿌리 20~35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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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 많이 먹어도 몸에 해롭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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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
지름 30~50cm인 원형의 큰 잎이 뿌리줄기에서 나온 긴 잎자루에 달리는데 원기둥 모양인 잎자루는 잎 뒷면의 한가운데에 달리며 짧은 가시 같은 돌기가 있다. 또한 잎자루 안에 뚫려 있는 구멍은 땅속줄기의 구멍과 통한다. 흰빛이 어린 녹색의 잎이 꽃잎과 더불어 수면 위에 떠서 방패 모양으로 펼쳐지며 물에 잘 젖지 않는다. 잎맥이 사방으로 퍼져 있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
7~8월에 지름 15~20cm의 흰색 또는 연분홍색 꽃이 꽃줄기 끝에 하나씩 달려 피는데 한낮에는 오므라든다. 꽃줄기에 가시가 있다. 녹색의 꽃받침 조각이 4~5개 달려 있다. 꽃잎은 길이 8~12cm, 나비 3~7cm이고 거꿀달걀꼴 또는 타원형이다. 꽃턱은 크고 해면질이며 길이와 지름이 각각 10cm 정도로서 거꾸로 된 원뿔형이고 표면은 편평하다. 수술은 여러 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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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완전한 목적과 불완전한 수단은
당연히
따로국밥이죠 선생님~! ㅎㅎ
그냥 걸으시는 완전함을 누리세요!
회장님의 명을 받들겠나이다 ㅎㅎ
당근도 걸을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ㅎㅎ
저는 운전중에 사색을 한답니다.^^
소설가 김삼식님의 개그센스는 좀..ㅎㅎ 운전 조심하세요♡
운전사가 사색을 하면 보행자가 사색이 됩니다.
@정성권 역시 게그 천재~~
@안준철 지변~^^
@우리윤아 ㅋㅋ 한차원 높은 개그네요
윗글을 봐야 하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