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차이
김준한
수많은 이별을 생각하니 기억 속에 한기가 스며
보일러 온도를 올렸다
그새 덥다고 내 품을 떠나 현간으로 달려가 눕는 다롱이
보듬고 함께 같은 꿈을 꾸자고 손짓해도 오지 않는 녀석이 서운했다
내 가슴의 문을 열고 세월 밖으로 나가버린 인연들 또한 다롱이만큼 사랑했다
다롱이가 내 볼을 핥듯 그들도 나를 싫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후끈 달아오르자 보일러를 끄고 잠들었다
아침에 몽롱한 정신이 실눈을 뜨자 내 목덜미에 기댄 다롱이 가슴이 따뜻했다
내 모든 이별의 이유는 세월 탓이 아닌,
단지 내가 너무 뜨거운 탓이었다고 믿고 싶다
기도
김준한
제게 남은 이승의 시간이 얼마나 허락된 줄은 모릅니다
다만 간절히 바라는 건 돈도 명예도 아닌,
제게 남은 수명을 제 아롱이다롱이에게 나누어 주세요
하나의 생명 떠나보내고,
남은 두 생명이 먼저 떠난 녀석 그리워하며
슬픔 속에 살지 않게 해 주세요
첫댓글 기도
동물을 아끼는 마음 감동입니다.
저와 함께한 제 전부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