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군부대 집단감염, 또 간부가 전파?..역학 조사 결과 주목
확진자 대부분 영내에만 머물러..서울 다녀온 간부 발 추정
이태원 당시도 간부 통해 영내 10명 확진..당국 "경로 조사 중"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포천시의 한 육군 부대에서 추가 감염사례가 확인되면서 전체 확진자가 36명으로 늘었다. 지금까지 군부대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 가운데 확진자 수가 가장 많아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도 포천시 군부대의 모습. 2020.10.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음상준 기자,김태환 기자 = 경기 포천 군부대 내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감염경로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병사들은 최근 코로나19 상황 탓으로 외출과 휴가가 제한되어 있는데, 병사가 지표환자(첫 확진자)로 나타난 것이다.
결국 지난 이태원 클럽 당시와 마찬가지로 간부가 외부에서 코로나19를 영내로 옮겨온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포천 군부대서 36명 확진…단일 부대 집단감염 사례 중 확진자 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5일 낮 12시 기준 포천 내촌면 군부대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36명이다.
지난 4일 병사 1명이 첫 확진자로 발생한 이후 관련 대대 245명에 대해 전수 검사를 벌인 결과 35명이 추가 확진됐다.
확진일별로는 지난 4일 12명, 5일 2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구분별로는 병사가 33명, 간부가 3명이다. 방역당국과 지자체에 따르면 간부 3명은 5일 확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단일 부대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 중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연휴 기간 장병들은 휴가·외출 제한…이태원 클럽처럼 간부 통한 확산 추정
문제는 감염 경로다. 앞선 군내 감염 사례처럼 또 군 간부를 통해 병사들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 중인 상황에 맞춰 장병의 휴가·외박·외출을 원칙적으로 통제했다. 실제로 확진자 대부분은 추석 연휴 동안 영내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군 당국은 최근 해당 부대를 방문한 민간인들의 증상 유무와 부대 내 휴가·외출 사례를 조사 중이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게 지적되는 것은 간부 A씨다. A씨는 영외 숙소에서 거주하며 추석 연휴 동안 영내외를 오갔고, 특히 지난달 26~27일에는 서울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례는 이태원 클럽발 유행 당시에도 있었다. 지난 5월초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중이었던 연휴 당시 군은 외출제한 지침을 내린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하사 1명과 육군 직할부대 소속 대위 1명이 이태원 클럽을 방문해 감염됐고, 이들에 의해 영내 10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간부는 아니었지만 지난 7월에는 외부 강사를 통해 포천 군부대 내 코로나19가 유입됐고, 장병 19명을 포함한 22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자식 보고픈 마음 참는 가족 허탈하게 해"…방역당국 "아직 조사 중"
이를 두고 군 장병 가족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병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휴가·외박·외출도 나오지 못하고 가족들의 면회도 제한되어 있는데, 간부들의 안일한 인식으로 사랑하는 아들·형제가 감염됐다는 것이다.
장병 아들을 둔 오모씨(55·여)는 "병사들은 휴가도 못 나오는데 자식을 보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면서 참아내는 군 장병 가족들의 노력을 허탈하게 만드는 아주 경각심 없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아직 감염경로가 조사 중인 만큼 간부가 감염 경로라고 확정 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 환자관리팀장은 5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최초 확진자는 부대 내 병사였는데, 추가 검사를 통해 확진자 중 간부 분이 있어 연관지어서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다"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어떤 특정할 수 있는 감염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