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을 부르는 자존감의 힘
선안남 지음
▣ 저자 선안남
문학을 공부했지만 심리학에 이끌려 상담심리사가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문학을 동경하고 있다. 상담심리를 공부하며 쓰기 시작한 글이 잔잔한 반향을 불러오면서 글 쓰는 상담심리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심리학을 통한 치유와 위로를 전하는 여섯 권의 책을 썼고, 그 중 네 권의 책이 중국과 대만에 수출되었다. 최근에는 영화를 통해 아픈 사람들의 심리를 살피고 치유를 돕는 칼럼 및 책을 쓰기 시작했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를 삶의 모토이자 꿈으로 마음에 새긴 채 지금도 어디에선가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이화여대 영문과와 동대학원 상담심리학과를 졸업했고 저서로는 『심리학, 사랑에 빠지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을 거야』, 『여자의 하루에 관한 거의 모든 심리학』, 『기대의 심리학』, 『한밤중에 초콜릿 먹는 여자들』, 『스크린에서 마음을 읽다』 등이 있다. 상담 관련 자격증으로는 상담심리학회에서 부여하는 상담심리사, 중독 상담심리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 Short Summary
모든 겉으로 드러난 문제 밑에 공통적으로 깔린 마음의 어려움은 바로 내가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할 수 없다는 ‘낮은 자존감’의 문제다. 모든 상담 주제와 상담 과정에서 알게 되는 원인, 그리고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자존감은 중요하게 부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흔들리는 자존감의 문제를 안고 상담실 문을 두드리고 자존감 회복을 통해 상담실 밖으로 당당하게 나아갈 힘을 얻는다. 우리 마음의 문제는 많은 부분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지 못해서 나타난다.
.............................................................................................................................................................................................................................................................................
자존감은 우리 마음의 면역시스템과 같다. 신체의 면역시스템이 약해지면 우리는 사소한 외부의 자극에도 쉽게 취약해지고, 한 번 취약해지면 다른 질병에 시달릴 가능성도 커진다.
자존감이 불안정하고 낮을 때 우리 마음에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 자존감이 흔들릴 때 우리는 거침없이 세상 속으로 전진해 나갈 힘을 잃고 스트레스에 더 오래, 더 강하게 압도당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예민해지고 쉽게 위축되고 상처받기도 쉬워진다.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이 망가지면 이를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듯, 불안정하고 낮은 자존감에 흔들릴 때 우리는 스스로를 치유하거나 우리의 치유를 도와줄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자존감이라는 우리 마음의 면역시스템을 탄탄하게 해줄 요소들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건강한 마음의 습관들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자존감의 정의와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2장은 자존감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을 보여준다. 3장은 낮은 자존감이 나타나는 이유, 자존감을 훼손하는 요인에 대해 짚어주고 있다. 4장은 낮은 자존감을 껴안아 회복시켜주기 위한 구체적인 처방들을 제시하고 있다. 자신과의 관계, 그리고 가족이나 타인과 맺고 있는 관계 속에서 인정하고 신뢰하는 과정들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 차례
프롤로그 - 자존감, 우리 마음의 면역시스템
Part 1. 자존감은 무엇인가?
자존감이 인생의 행복을 결정한다
자존감은 자존심이나 우월감과는 다르다
자존감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체크리스트 - 자존감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나?
Part 2. 낮은 자존감 때문에 힘든 사람들
의심이 많은 사람
외모에 불만인 사람
.............................................................................................................................................................................................................................................................................
내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
자신의 진가를 모르는 사람
실패뿐만 아니라 성공도 두려운 사람
내가 없는 사람
사랑이 두려운 사람
Part 3. 낮은 자존감이 나타나는 이유
트라우마, 상처 입은 나
역기능적 사고, 부정적인 나
자책감, 괴롭히는 나
거절과 거부, 환영받지 못한 나
통제불능, 악순환을 반복하는 나
관계 중독, 인정에 집착하는 나
자기은폐, 숨기고 싶은 나
Part 4. 낮은 자존감은 어떻게 붙잡을까?
친밀감, 끈끈한 관계망
경청, 존재를 인정하는 힘
자기애, 나를 사랑하는 힘
자기수용, 나를 보듬어주는 힘
신뢰감, 탄탄한 안전감
가족, 위대한 심리적 상속
변화, 나와 너를 바꾸는 힘
에필로그_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우리 마음의 업데이트
.............................................................................................................................................................................................................................................................................
Part 1. 자존감은 무엇인가?
자신을 조건 없이 수용하고 가치 있게 여기는 것
자존감은 ‘나는 괜찮은 사람,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건강하고 밝은 자기 개념에서 나온다. 학자마다 자존감을 정의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그들은 공통적으로 탄탄하고 높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하며 성공적인 삶을 산다는 것, 그리고 불안정하고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일수록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불안이나 우울, 분노, 공포와 같은 부정적인 심리경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심리학자 알버트 앨리스Albert Ellis는 자존감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기준에 근거한 판단이 아닌 ‘사적인 판단’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 느끼는 방식, 행동하는 방식 간의 유기적 연결 관계를 살피며, 비합리적인 신념들을 합리적으로 바꿔줌으로써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중심으로 한 합리적 정서 치료 이론(REVT: Rational Emotive Behavior Therapy)을 내놓은 대표적인 학자다. 그는 자존감의 형성에 자기평가의 과정이 반영된다고 보았는데, 이러한 인간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는 어떠한 객관적인 증거도 존재하지 않기에 자기평가가 비합리적이거나 왜곡된 방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자존감은 자존심과 완전히 다르다
첫째, 자존감은 자존심과 다르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정신과 의사 김준세 박사는 어느 인터뷰 기사를 마치며 자존감과 자존심을 이렇게 분리했다. 자존감,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긍정의 힘이다. 이는 자존심과 혼동되기도 한다. 자존감이나 자존심 둘 다 자신을 좋게 평가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자존심이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 얻는 긍정이라면, 자존감은 있는 그대로의 실체를 받아들이는 긍정이다. 자존심은 남과 경쟁을 치러야 하니, 패배할 경우 끝없는 심연으로 곤두박질치기도 한다. 하지만 자존감은 다르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니 결코 배신하거나 도망갈 일이 없다.
자존감을 안정성 면에서도 살펴보자
둘째, 자존감을 살필 때에는 높낮이와 안정성 모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도 자존감에 기복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안정성은 심리적 건강을 드러내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이와 관련해 여성들의 거식증과 폭식증 연구를 기반으로 흔들리는 자아의 모습을 이론화한 심리치료사 배르벨 바르데츠키는 『여자의 심리학』에서 자존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건강한 자아는 자존감과 편안함으로 대변되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 어제의 모습이 오늘과 같고, 내일이 된다고 해서 내가 완전히 달라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다.”
자존감과 우월감의 엄청난 차이
마지막으로 자존감은 우월감이나 열등감과 관련이 있긴 하지만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자존감이 열등감과 대비되는 말이긴 하나 그렇다고 우월감과 같은 개념은 아니다. 오히려 우월감과 자존감은 정반대의 기능을 한다. 왜냐하면 우월감은 열등감의 반대말이 아니라 열등감이라는 동전의 반대쪽에 있는 열등감의 또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잘하는 것이 우리의 자존감을 높이고 탄탄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그것이 단지 우월감을 느끼는 데 그친다면 우리의 마음은 힘들어지기 쉽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많은 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지만 마음은 불행한 천재들의 비극을 종종 듣게 된다.
자존감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어떤 사람은 자존감이 높지만 또 어떤 사람은 자존감이 낮다. 같은 부모님 밑에서 자란 형제자매라도 저마다 자존감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는 멋지고 훌륭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비하하는 말을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힘들고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자신을 신뢰하고 존중하며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무엇이 우리의 자존감에 영향을 미칠까?
첫째,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관계다. 어린 시절에 배운 관계의 패턴,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느끼고 생각하는 나에 대한 개념은 우리의 자존감에 주요한 뼈대를 구성한다. 그러기에 부모님의 자존감이 아이에게 그대로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어떤 학자는 가장 좋은 유산이 물질적 상속이 아닌 ‘심리적 상속’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 역시 소중히 여기고 사랑할 줄 안다. 이런 관계의 법칙은 부모와 자녀사이 같은 친밀한 관계 속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자존감이 높고 안정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자존감이 높고 안정적인 사람으로 커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둘째, 우리의 자존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험이다. 어떤 경험을 했는가도 중요하지만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였는가도 우리의 자존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우리의 경험은 우리의 자존감을 탄탄하게 일으켜주는 긍정적 경험과 우리의 자존감을 흔들고 무너뜨리는 부정적 경험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긍정적 경험이란 우리가 수용받고 사랑받는 경험을 말한다. 무언가를 잘해서 칭찬받고 뿌듯했던 적이 있는가? 인정받아서 뿌듯했던 경험, 누군가가 건넨 사랑의 손길, 있는 그대로 사랑받고 존중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확장되고 탄탄해진다. 반면 부정적 경험은 우리의 자존감을 흔든다. 보통 우리가 트라우마(trauma)라 부르는 경험들이 그러하다. 우리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는 경험의 소용돌이가 지나가고 나면 우리 마음은 마치 폭풍우 이후 쓰러진 건물처럼 무너진다.
트라우마 경험이 우리의 자존감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으로부터 우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를 보상하고 상쇄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경험이 필요하다.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그 사건을 통해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게 된다면 부정적인 경험은 전화위복이 되고,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자존감은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
상담 치료를 통해 변화하고 성장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보고 자존감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와 저술들을 종합해보면 자존감은 꼭 그렇게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자존감은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낮은 자존감의 원인을 인식하고 스스로 과거의 경험 속에서 받은 영향을 이해하고 바꾸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자존감은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자존감』이라는 책을 쓴 이무석 박사는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다음 다섯 가지를 강조한다. 그는 바꿀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공사 중’인 자신을 인정하고, 완벽주의의 위장을 벗어버리고, 타인의 평가에 나를 맡기지 말며, 자기 위로 기능을 활용하라고 말한다.
Part 2. 낮은 자존감 때문에 힘든 사람들
의심이 많은 사람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오셀로』에는 자존감이 낮은 두 명의 인물이 나온다. 그 중 한 명은 오셀로다. 그는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확인해보지도 않은 채, 아내가 자신을 속였다고 확신한다.
.............................................................................................................................................................................................................................................................................
그리고 질투와 시기심에 눈이 멀어 근거 없는 생각에 집착하다가 사랑하는 아내를 죽이고 결국에는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비극을 맞이한다. 이런 그의 의심과 망상, 질투, 그리고 그런 감정의 과잉으로 인해 나타난 결과를 보며 사람들은 그처럼 매사에 의심하고 다른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고, 특히 연인의 정조를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오셀로 증후군’이라 이름 붙였다. ‘부정망상’이라고도 하는 오셀로 증후군에 빠진 사람들은 자존감이 낮다. 그들은 자신이 충분히 사랑받을 만하고 타인을 믿어도 된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기에 모든 상황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둬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의심병은 표면적으로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자기 자신과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자신에 대해 의심하고 확신할 수 없기에 타인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 의심하느라 사람과 사랑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은 타인은 물론 자기 자신도 못살게 굴기 쉽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사람들은 세상과 타인을 적대적이며 공격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 대신 그들은 갈등이 있던 자리에는 협력이, 미움이 있던 자리에는 사랑이, 그리고 고통이 있던 자리에는 치유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안다. 그리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이간질하는 데서 자신이 얻을 것은 결국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느꼈을 것이다. 만약 오셀로가 의심하지 않았다면, 이아고가 이간질하지 않았다면 『오셀로』는 비극이 아닌 희극이 되었을 것이다.
외모에 불만인 사람
외모와 관련해서 위축되거나 불만스러운 마음 역시 우리의 자존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런 마음은 우리의 신체상과 관련이 깊다. 신체상이란 ‘우리가 주관적으로 그리고 있는 우리의 몸에 대한 그림과 생각,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그림과 생각, 느낌은 다분히 주관적이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멋진 외모를 가진 사람이라도 마음속에 부정적인 신체상을 품고 있을 수도 있다. 건강한 신체상과 탄탄한 자존감을 갖추고 있을 때에 우리는 어떤 꿈을 펼치는 데도 큰 두려움이 없다.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면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고 나의 현실적 모습이 초라할지라도 미래의 내 꿈에만 집중하여 명랑하게 준비하고, 겸허하게 기다릴 줄 알게 된다.
반면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기 어려울 때에 우리는 세상의 작은 뒤틀림도 크게 느끼게 된다. 그럴 때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것이 잘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도 속으로는 까맣게 타들어가는 의구심과 외로움에 힘들어진다.
.............................................................................................................................................................................................................................................................................
그래서인지 타인의 시선과 사랑을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중에 마음이 힘든 사람이 오히려 더 많기도 하다.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 자신을 온전한 사람, 실수하고 부족한 점이 있을지는 몰라도 그래도 있는 그대로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괜찮고 소중하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진가를 모르는 사람
어떤 사람은 충분히 잘 해내고 있고, 객관적으로 따져보자면 다른 사람들보다 사정이 낫다. 그는 한 분야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좋은 집에서 좋은 대접을 받고 있으며, 하는 일마다 잘 된다. 그럼에도 그는 스스로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의 삶이 무가치하다고 여긴다. 자기 스스로를 미운 오리 새끼처럼 여기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잘 살펴보면 이들이 가진 ‘잘하고 좋고 괜찮은 정도’에 대한 기준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단순히 높은 기준을 가진 것이 아니라 그 기준에 비해 자신이 지각하는 현실적인 자신의 모습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은 이들을 힘들게 한다. 이들은 이상적으로 높거나 비현실적인 기준과 다분히 현실적인 자신의 모습 간의 불일치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 불일치는 이들의 자존감과 자존심을 건드린다.
반면에 다른 어떤 사람은 처한 상황도 좋지 않고, 기댈 만한 능력이나 배경도 볼품없다. 운도 따르지 않아서 공들여 하는 일마다 실패와 실수투성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가치에 대한 믿음과 삶에 대한 만족감, 그리고 희망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 그는 다만 현실에 바탕을 두어 기준을 세우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한다. 다른 누군가의 기준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상심하기보다는 자기 안의 빛나는 백조를 연마시키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다.
내가 없는 사람
참된 자기의 모습으로 살지 못할 때 우리의 자존감은 위협받게 된다. 그리고 거짓된 모습과 참된 모습 간의 괴리 때문에 고민이 많아진다. 더구나 인간관계는 똑 떨어지는 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착하고 배려심이 많은 특성을 펼치다 보면 우리의 생각이 넓게 펼쳐진다. 그러면 고민의 크기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줄 알면서도 같은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는 지리멸렬한 ‘고민의 되새김질’에 빠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우울증을 연구한 수잔 놀랜 혹스마는 고민의 되새김질이 우울증, 불안증과 같은 정신질환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
관계에 관한 반복적인 고민을 하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를 강조한 것이다. 너무 착하고 너무 배려하는 만큼 나 자신에게 착해지고 나를 배려하기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에 모든 상황 속에서 나다운 모습으로만 살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춰지는가?’라는 고민을 너무 많이 하느라 진정한 내 모습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나를 잃어버린 채 살고 있다면 일단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 정체성 확립은 청소년기만의 과제가 아니다. 우리네 삶은 참된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다름 아니다.
사랑이 두려운 사람
우리의 자존감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꼽는다면 그것은 ‘사랑’이라 할 수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마음의 병의 원인은 사랑의 결핍이나 부재 때문에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이따금씩 우울해지는 이유, 우리가 성공하고 싶은 이유, 우리가 행복해지는 이유 등 우리를 둘러싼 많은 일들이 바로 이 사랑을 중심으로 나타난다. 사랑의 결핍으로 나타난 자존감의 구멍은 사랑으로 채워질 수 있고, 사랑을 표현하지 못해 나타난 메마른 마음은 사랑을 표현함으로써 말랑말랑해진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랑의 힘을 향유하지 못하고, 사랑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삐거덕댄다. 사랑을 통해 강해지고 안정을 찾게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약해지고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을 통해 현대인들이 가진 사랑의 문제를 꼬집는다. 그는 우리가 사랑을 ‘받는’ 것에 집중하느라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고 보았다. 그러니 ‘어떻게 사랑받을 것인가’라는 문제에 골몰하기보다는 ‘어떻게 사랑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프롬의 이 말은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중요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 느끼는 사랑의 결핍을 타인에게서 채우기 위해 절박한 시도를 하기 쉽기 때문이다.
Part 3. 낮은 자존감이 나타나는 이유
트라우마, 상처 입은 나
살다보면 우리는 매일같이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경험하게 된다. 트라우마란 ‘우리에게 정신적인 충격과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을 의미한다.
.............................................................................................................................................................................................................................................................................
보통 심리치료 과정에서는 엄청난 충격과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을 경험하지만, 이 경험을 제대로 소화시키거나 이로 인한 아픔을 치유하지 못해서 과거의 트라우마 경험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자주 살펴보게 된다. 때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을 경험을 트라우마라고 인식하지 않고 잘 대처해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트라우마 경험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우리 존재 전체를 마구 흔든다. 더 이상 이 세상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기도 하고 더 이상 타인을 믿을 만하지 않다고 느끼기도 하고, 더 이상 나 자신이 사랑스럽고 존중받을 만하지 않다고 느끼기도 한다. 삶에 대한 통제감과 자신감이 사라진 것이다.
트라우마로 인해 상처 입은 내 마음과 트라우마로 인해 힘들어하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트라우마로 인해 낮아진 자존감을 다시 들어 올리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1. 혼자가 아닌 우리: 먼저 트라우마로 인해 허물어진 마음이 있다면 이를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상처를 직시하는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지만 무조건 피하다 보면 상처는 우리 안에서 더 크게 곪아간다. 그러니 천천히 내 안의 트라우마를 살펴볼 기회를 갖자.
2. 함께하는 우리: 누군가가 상처 입고 아파한다면 그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트라우마는 고통스러우면서도 복잡한 감정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에 섣불리 반응하거나 이들의 극적인 감동에 동요하기보다는 그저 담담히 함께해주자.
역기능적 사고, 부정적인 나
아론 벡, 데이비드 번즈 같은 인지치료 이론가들은 우리를 경직시키고 우울과 불안에 밀어 넣으며 우리가 타인과 맺는 관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만드는 생각을 ‘인지 왜곡’이라 보았다.
1. 전부 아니면 전무: 생각과 말 속에 나타난 실무율적 사고(all-0r-none thinking), 즉 흑백 논리는 중간과정이나 애매모호한 상황을 허용하지 않으며, 언제나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는 극단적인 선택과 결론을 내리도록 강요한다. 제3자의 입장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들이 가진 사고의 왜곡과 논리의 허점은 명백해 보인다. 하지만 사실 우리 역시 이런 실무율적 사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고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나를 둘러싼 세상과 타인을 이것 아니면 저것, 흑 아니면 백으로 분리하는 것을 지금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
2. 당위의 사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자신을 지금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OO해야 한다’라는 당위의 생각으로 스스로를 바라보기 쉽다. 그런데 ‘OO 해야 한다(혹은 OO해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다 보면 자연스레 무언가를 하고 싶어하는 내면의 동기와 에너지는 사그라지고 억지로 자신을 이끌어가야 할 것만 같은 마음이 든다. 알버트 앨리스는 이를 ‘당위혼란’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했다. 이는 ‘OO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불필요한 혼란감을 느끼게 된다는 뜻이다.
3. 잘못된 명명과 낙인: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낙인을 찍는 경우가 많다. 작은 실수에도 “실수했네”가 아니라 “난 어쩔 수 없는 실패자인가 봐”라고 말하며 힘들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명명은 타인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쳐 좁고 편협한 방식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이를 고쳐나가기 위해서는 일단 스스로에 대한 좁고 왜곡된 낙인을 벗어던지고 모든 상황과 사람을 다른 가능성에 열어두는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자존감을 높이는 건강한 생각을 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 해법은 다음의 두 가지다. 첫째, 자동적 사고가 아닌 의식적 사고를 하는 것이다. 자신이 무심코 하고 있는 생각의 흐름을 살펴봄으로써 자동적으로 왜곡되는 지점을 찾아내서 보다 바른 방식으로 의식적으로 바꾸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 부정적 생각은 긍정적 생각으로 바꾸면 된다. 우리의 마음속에 부정적 생각이 꽉 들어찬다는 느낌이 든다면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산책을 하거나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도 좋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취미를 가져보는 것도 좋다. 한 주 동안의 부정적인 생각을 마음 편히 풀어놓고 비워낼 기회를 주는 상담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통제불능, 악순환을 반복하는 나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은 자기 파괴적 행동을 불러온다. 또 그 행동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불러오고, 그러면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자존감도 낮아지게 된다. ‘내가 이것밖에 안 된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일에 더욱 요원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자기 파괴적 행동을 반복하며 스스로를 미워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이 취약한 이유는 통제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보통 우리가 어렸을 때 통제는 외면에서 올 때가 많다. 부모님의 말씀, 선생님의 규칙, 사회의 규범 등 우리가 정한 것이 아니라 우리 밖에 있는 사람들이 정해준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점점 커져가면서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점점 늘어났다.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통해서 우리는 스스로의 일상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왔다. 그런데 이런 통제감을 연습하고 획득하지 못한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해 무력감을 크게 느끼고 쉽게 좌절한다. 자연히 성취를 하는 것도 힘들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기가 쉽지 않다.
자기 파괴적인 행동은 스트레스가 계기가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이 스트레스에도 통제감이 중요한데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다고 느끼면 우리는 잘못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해로운 행동을 반복하면서 그 안에서 자존감이 상할 때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통제감을 되찾을 수 있을까?
1. 스스로를 격려하자: 통제감은 오랜 일상의 경험이 축적된 끝에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쉽게 빨리 나아질 것이 아니다. 그러니 섣불리 좌절하지 말자. 대신 어렵지만 통제감을 찾기 위해 시도하고 있는 자신을 스스로 격려하자. 그리고 혼자 시간을 보내다 보면 불규칙적이고 해로운 습관을 들이게 되기도 쉬우니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을 기획하고, 규칙적인 모임이나 활동을 하는 것도 스스로에게 도움이 된다. 통제감을 잃어버린 채 보낸 시간이 많은 만큼 습관의 변화는 더디게 이루어질 것이다. 그럼에도 한번 좋은 습관을 형성하고나면 삶에 대한 통제감은 커지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좋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2. 스트레스를 원동력으로 삼자: 어렵다고 생각하는 과제에 도전하고 관성에 젖어있는 자신을 흔들어 깨우는 것은 힘들고 시도하지 않을 때보다 에너지가 많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시도와 자극이 계속될 때 우리는 점점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다, 그러니 처음에는 고되고 힘들더라도 시도를 멈추지 말자.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마다 나란 사람의 통제 범위를 더 크게 잡아보자. 그럴수록 스트레스는 더 건강하고 힘 있는 원동력으로 나라는 사람을 움직이게 해줄 것이다.
Part 4. 낮은 자존감은 어떻게 붙잡을까?
.............................................................................................................................................................................................................................................................................
자기애, 나를 사랑하는 힘
자존감이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라면 자기애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뜻한다. 이 두 개념을 우리의 마음속에서 시너지 효과를 불러온다. 나 자신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나의 행복과 심리적 건강을 떠받드는 중요한 두 축이 된다는 것은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당연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 마음속에 진정한 자기애와 자존감을 심으려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긍정 편향, 때로는 착각이 우리를 건강하게 한다: 학자들은 보통 우리가 자신과 삶을 다소 낙천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들어 ‘긍정적 착각’이라는 개념을 구성했다. 그리고 긍정적 착각이 우리의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결국 우리가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가 자신과 세상을 약간은 들뜨고 부풀려진 방식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나치게 들뜨고 부풀려진 방식으로 자신을 바라본다면 이 역시 문제가 되겠지만, 냉철한 판단과 현실인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스스로를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볼 수 있는 태도라는 것이다.
비관적인 평가 밑에 깔린 긍정적인 마음을 알아주자: 목소리를 찾아주자. “별로야”에는 “괜찮아”를, “안 될 거야”에는 “될 거야”를, “왜 그랬을까”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야” 등을 찾아줌으로써 우리는 기울어졌던 마음의 균형을 다시 잡을 수 있다. 또한 저변을 치는 부정적인 자기인식을 잘 살펴보면 이 속에는 긍정적으로 변화하고자 하는 치열한 욕망이 잠겨 있다. 내 안의 긍정 에너지에 더 집중하고 이를 잘 활용해보자. 그러다 보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가 결국에는 전보다 더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이유로 바뀌게 될 것이다.
나를 사랑하는 힘만 있으면 두려울 것이 없다: 사랑의 세례로 우리의 마음을 채운다면 세상의 어떤 갑옷보다 든든한 면역 체계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는 자기애의 튼튼한 다리를 세우자. 그러면 우리 마음은 더 이상 응급 병동처럼 긴장과 불안에 위태롭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내 안의 잠재력을 있는 그대로 발산할 수 있는 안온한 마음 밭을 일구는 자기 사랑, 바로 지금부터 시작하자.
자기수용, 나를 보듬어주는 힘
많은 학자들이 내가 나와 맺는 관계 속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자기수용’을 꼽는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내려놓는 마음을 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특히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부분을 마주할 때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에 귀를 기울여보면 우리가 수용을 실천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을 때 우리의 마음은 언제까지나 마음에 들지 않는 과거의 상황 속을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고 또 돌 뿐이다. ‘왜?’라는 질문을 넘어 ‘그랬지’라고 자신을 받아들이고 긍정할 수 있어야 우리는 우리를 힘들게 하고 흔드는 마음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기수용은 탄탄한 자존감의 땅으로 우리를 데려다 주는 마음의 징검다리인 셈이다.
최근에 일군의 학자들은 자기수용뿐만 아니라 자기용서라는 개념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자기용서’란 말 그대로 자신이 스스로에게 해를 입히고 상처주고 아프게 했던 다양한 모습들까지 ‘그땐 그럴 만도 했을 거야’라며 다독여주고 지나가 주는 것을 의미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자신을 용서하는 일을 타인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타인을 용서하는 일만큼이나 어렵게 느끼는 것 같다. 용서를 통해 슬픔, 불안,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마음 상태에서 우리 스스로를 해방시킬 수 있고, 우리의 발목을 붙잡는 과거의 족쇄에서 벗어나 현재를 보다 생생하게 살 수 있다.
가족, 위대한 심리적 상속
아이일 때에는 좌절이 참 많다. 그래서 우리는 좌절이 무엇인지 설명해주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없을 때 그 좌절은 크게만 느껴지고 내 안에서만 그대로 머물게 된다. 그래서 아이는 좌절의 순간마다 자신을 품어줄 수 있는 어른에게 다가간다. 우리 마음을 알아주고 설명해주는 대상은 어른이 된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그래, 그랬구나. 네 마음이 안 좋겠다”, “나라도 너처럼 느꼈을 거야.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대상 말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반영’이라고 한다. 우리는 모두 거울처럼 반사시켜 보여주는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데, 특히 아이일 때 우리의 마음을 반영해주는 부모와 좋은 상호작용을 하면 세상이 자기편이라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잘하려고 노력하기 이전에 자기 스스로에게 잘하려고 노력하며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자존감을 시시각각 살피며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살자는 것이다. 그러면 그런 태도와 감정은 크게 애쓰지 않아도 아이에게 전해지고 안정적인 ‘롤 모델’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