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뿔인문학연구소 나무랑문학아카데미)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 2021/03/11/목
[2021, 시 깊이 읽기 2]
군말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중생이 석가의 님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님이다. 장미화의 님이 봄비라면 마치니의 님은 이태리다. 님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느니라.
연애가 자유라면 님도 자유일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이름 좋은 자유의 알뜰한 구속을 받지 않느냐. 너에게도 님이 있느냐. 있다면 님이 아니라 너의 그림자니라.
나는 해 저문 벌판에서 돌아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양이 기루어서 이 시를 쓴다. --『님의 침묵 』/한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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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영혼과 ‘님’의 육체와 ‘님’의 철학과 ‘님’의 우주를 논해버린 시, 군말. 그 어떤 시도 뒤 따라오기 힘든 ‘님’의 모든 것. 님은 현실이며 이상이며 나며 너며 형이상학이며 형이하학이며....詩며 무언의 언어다. 그런데, 왜 그는 이 시를 군말이라고 했을까. 아마도 그런 생각 아니었을까.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너에게도 님이 있느냐. 있다면 님이 아니라 너의 그림자니라.” 있다 해도 있는 게 아니다! 그건 그림자다!
**삶의 문제에 다가갈 때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는 ‘그게 어쨌다고?’ 시에 다가갈 때 역시 ‘그래서 그게 어쨌다고?’ 그 이후의 화두일 것이다. 무엇이 과연 헤매지 않는 삶을 가능하게 할까? 그럴 가능성은 있는 걸까?
**역설과 시, 내가 표현했던 시의 역설에 대하여, 내가 표현 하고 싶은 시의 역설에 대하여
**인생이라는 역설에 대하여, 그 인생의 역설적 표현에 대하여, 아름다움과 추함이 공존하는 현실에 대하여, 내면의 역설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