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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2년 여에 걸쳐 지속되었던 코로나19로 인해서 우리의 일상은 그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하고 있고,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이전 상태와 달라진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책이 출간될 당시 2년 째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가고 있지만, 특히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초기의 혼란과 충격은 그야말로 미증유의 상태라고 할 수 있었다. 이전부터 기술의 발전에 기대 ‘미래교육’의 현실을 떠들기에 바빴던 전문가들이 각종 매체에서도 이러한 사태는 예견하지 못했다는 듯이 당혹감을 표출하기에 바빴을 따름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전히 그 책임을 교육 당국의 무능력과 시스템의 부제로 떠넘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편으로는 교육 주체의 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 현장과 교사들은 그동안 얼마나 능동적으로 교육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던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전까지는 겪지 못했던 새로운 상황이었기에 교육 행정과 당국의 무능력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 해도, 지금까지의 상황은 교육 주체로서 교사의 역할에 대한 성찰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이 사태를 지켜본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그렇다고 누구를 탓하거나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이러한 미증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그래도 ‘일부’ 뜻있는 교육 주체들이 코로나19 이후의 교육 문제에 대해서 성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이해된다. “‘포스트’가 아닌 ‘지금’ 코로나 시대의 교육‘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에서는, 교사들과 학부모 그리고 돌봄 교육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그들의 생각들을 담아내고 있다.
내가 속해 있는 대학과 달리, 의무 교육으로 이뤄지는 초.중등 교육 현장은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성취도를 달성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만 한다.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교육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학생들과 일상을 같이 하면서 그들의 보호자 역할까지 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서 비대면으로 시작된 교육 현장은 당혹감을 안고 시작될 수밖에 없었으며,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위드 코로나’로 돌입한 지금까지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분명 코로나19는 교육 현장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기를 맞아 과거의 관성이 기댔던 제도들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바꿀 수 있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 책에서는 코로나19로 비롯된 현재의 상황을 ‘재난’으로 규정하고, 그로 인해 우리 사회의 ‘불평등’의 문제가 심화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진단한다. 직.간접적으로 교육 현장에 종사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 지금까지의 상황을 돌아보고,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한 이후 앞으로의 변화를 위해서 성찰할 기회를 갖자는 것이 기획 의도였을 것이라 이해된다. ‘코로나 시대, 학교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나’라는 제목의 1부에서는, 그 과정을 겪었던 이들의 당혹스런 경험과 생각들이 잘 드러나고 있다.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던 출석 수업이 막히고, 각자의 가정에서 전자기기를 이용하여 수업을 진행해야 했던 비대면 수업의 문제점들이 다양한 필자들에 의해 소개되고 있다. 교사들만큼이나 평소와 달리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봐야 했던 학부모들의 고충도 접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소규모의 ‘작은 학교’가 지닌 장점과 그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기도 했다.
‘위험은 민주적이지 않다’라는 제목의 2부에서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다양한 학교 현장의 사례들과 학교 밖 교육 현장에서 이뤄졌던 상황들이 제시되어 있다. 현재의 우리 교육의 현실은 ‘대학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오히려 장애인 학생들이 겪는 애로 사항이나 취업을 목표로 하는 특성화고 학생들 그리고 야학을 이용하는 이들에 대한 배려가 충분하게 고려되지 않았음을 필자들은 토로하고 있다. 미자막 3부에서는 ‘재난 이후 우리가 만들어 갈 사회’라는 제목으로, 몇몇 사례들이 언급되어 있지만 그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어쩌면 그동안 기술 발전에 기댄 추상적인 ‘미래교육’의 상이 아닌, 앞으로 바꾸어가야 할 ‘교육의 미래’에 대해서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이제부터라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음을 절감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오히려 부록으로 제시된 ‘코로나19 현장 리포트’에 소개되었던 내용들이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재난’의 소용돌이를 겪으면서 느꼈던 다양한 이들의 현실적 문제점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정작 교육 현장에서는 매우 다양한 ‘예외’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음을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교육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장을 상황들을 배려하어 그에 맞춰 대처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자신의 역할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결합될 수 있는 협력 체계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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