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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지리산 순례 1일차 2022.10.17 월요일
오늘은 순례의 첫날이다. 순천역이 모여 부모님들의 인사를 한 뒤, 기차를 탔다.
기차에서 처음은 엄청 조용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애들이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모두 소곤 소곤 얘기하긴 했지만 고요한 기차 안에서는 그 작은 말소리 마저 크게 들렸다.
그러다가 커튼을 걷히고 밖을 보면 예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순천에서 출발한 기차는 어느새 남원에 도착을 했고, 지금 우리는 걷고 있다.
한 20분 정도 걸어서 버스를 타러 가는데 어라? 익숙한 강과 다리가 보였다.
일고보다 나의 작년 지리산 순례 때 온 곳이었다. 그 길을 지금 걷다니..
작년에 이 길을 따라 흑진주 집을 갔었던 것도 기억이 난다.
정말 PTSD가 올 것 같다. 그렇게 흑진주 집에서 차도 마시고 다시 우림 집으로 걸어가는데, 길은 딱히 힘든 길은 아니었는데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어깨가 빠질 것 같았다.
계속 걸어도 걸어도 우림 집 같은 게 안 나오니까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진짜 미쳐버릴 것 같을 때에 악몽이 30분 남았다고 쉬자고 하셨다.
가방 허리끈을 너무 조인 탓인지 골반 쪽이 멍이 든 것처럼 아프고 어깨는 부서질 것 같았다. 우림 집에 도착을 해서 집을 둘러보고 짐을 풀었다.
역시 새 집이여서 그런가, 정말 좋았다. 거기에다 단체 손님은 우리가 처음이라니, 좋았다.
순례 2일차 2022.010.18일 화요일
오늘은 인원에서 금계까지 걸어갔다. 산 고개를 2개 정도 넘고 정말 힘들었다.
근데 역시 걷는 길은 정말 이뻤다. 은지랑 같이 가면서 카메라로 사진도 찍었다.
우림 집에서 먼저 실상사 작은 학교를 들렀다. 맛있는 실상사 물도 얻어 먹고 거기에 있는 방방이도 타고 놀았다. 방방이를 계속 타고 놀다가 운동장이 좀 시끌 시끌 해지길래
봤더니 길상사에 다니는 언니 오빠들이 나왔다. 그리고 11시 쯤에 출발했다.
가는 길은 정말 힘들었지만, 풍경이 정말 기가 막혔다.
‘나마스테’라는 숙소에 도착했고, 재미있게 놀았다.
순례 3일차 2022.10.19. 수요일
오늘은 순례 3일차 제일 고비의 날이다.
오늘이 제일 힘들었고, 그만큼 많은 일과 뜻깊은 일들이 많았다.
모두 23키로를 걸었겠지만 나만은 25키로를 걸었다.
이 이야기는 차차 이야기 해야지.
오전 걷기 때는 아침 8시 30분 쯤에 걸어서 그런가? 공기가 많이 쌀쌀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목수건을 챙겨올걸. 오전 걷기도 역시 힘들었다.
하지만 오후 걷기가 어전 걷기보다 빡세다고 해서 “오전부터 이렇게 힘들어 하면 오후엔 어떡해” 하면서 힘을 냈다. 내가 첫날부터 다짐한 ‘아무리 힘이 들고, 뒤처지더라도 남들이 앞서 걸을 때 나 혼자 쉬지 말자.’를 생각하고 되내이며 걸었다.
오르막을 걸을 땐 다리가 아팠고, 내리막을 걸을 때는 머리와 다리가 아팠다.
그래도 오전의 마지막 쉼에서는 기분이 좋았다.
바로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오늘은 외식 언덕 꼭대기에서 쉬고 한 30분을 더 내려갔다.
가는 길이 정말 예뻤다. 석영이 경원이 상율이랑 손병호 게임, 짱구 극장판 얘기도 하면서 재밌게 30분을 걸었다.
언덕을 내려가니 옆에 예쁜 강이 흐르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서 앞에 횟집으로 들어갔다.
힘든 맘, 뭐든지 다 제치고 바로 들어가서 콜라 한 캔을 딱 마셨다.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점심으로 돼지 두루치기를 먹고 오후를 위한 준비를 했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물병에 물도 채우고 대망의 오후 걷기 시작!
이 첫타임은 침묵으로 걸어야 해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걸었다.
얼마나 걸었는지, 어디를 지나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근데 문득 내 물병이 생각이 나서 가방을 만져보니 물병이 없었다.
그래서 식당이나 가는 길에 흘렸나?? 하는 마음에 다정에게 이 사태를 말씀드리고 찾아 나섰다. 정말 조금만 가면 있을 줄 알았던 식당은 정말 멀었다. 다행히 식당에 내 물병은 있었지만 정말 걱정이 되었다. 안 그래도 오늘은 많이 걸어서 해질 때쯤에 도착할 텐데, 나 때문에 모두가 늦으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과 온갖 생각들이 다 들었다.
그래도 모두 잘 반겨주었다. 그렇게 멀지 않을 거야. 라고 생각한 식당은 우리가 걸은 곳에서부터 왕복 2키로가 걸리는 곳이었다. ㅋㅋㅋ
우리는 내가 왕복 2키로를 갔다 온 덕분에 1시간 지름길로 갔다.
힘든 길에선 생각을 비우며 걸었고, 걸을만한 길에서는 질문을 생각하면서 걸었다.
막상 오르막길이 나오면 난 뒤에서 천천히 걷느라 혼자 있는 시간을 가졌지만, 은지가 혼자는 쓸쓸하지 않냐면서 저기 맨 앞에서부터 나를 기다려 주었다. 헤헤
가면서 숙소에 도착하는 생각보다는 산의 정상 생각을 더 많이 했다.
목표를 너무 크게 잡으면 더 힘이 들기 때문이다.
정상에 도착을 해보니 나무들에 가려져서 밑에 풍경이 잘 보이지 않았다.
기대했는데... 그래도 정상까지 왔으니 이젠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너무 오래 걸어서 그런가? 내려가면서 발바닥이 너무 아팠다.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그래도 애들이랑 힘듦을 뒤로 하고 노래 부르고 장난도 치면서 걸으니까 벌써 숙소에 도착했다.
순례 4일차 2022.10.20. 목요일 [경남 산청 큰들]
오늘은 정민이 언니가 생활하는 ‘큰들’이라는 곳에 간다.
정민이 언니랑 친한 건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보고 싶었다. 산청 시내를 가로질러서 산 오르막을 넘는 코스여서 거의 다 도로길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그림자도 많이 없었고 산길보다 더 짜증이 났다. 오전에는 그냥 도로길 따라 산청 시내로 걷는 코스여서 8학년 중에 한 명이 선두에 서야 했다. 나는 다른 날도 어차피 선두에 서야 해서 그나마 수월해 보이는 오늘 내가 선두에 서겠다고 했다. 한 9시에 출발해서 10시에 쉬었다. 그리고 시내까지 쭉 걷는데 오랜만에 보는 시내라서 많이 반가웠다. 마트에 가서 장도 보고 맛있는 찜닭도 먹고 근데 아까 말했듯 지옥의 도로길이 시작되었다.
어제보다 10km는 덜 걸었는데 어제보다 짜증이 났다. 하지만 이렇게 도착한 큰들 에서의 시간은 최고였다. 공연을 보기 위해 저녁 준비를 먼저 해놨다. 거기에 있는 내 발만한 강아지도 보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던 공연이었는데 생각보다 엄청 재미있었다. 다들 이 일을 정잘 재미있게 하는 것 같다. 연습한, 많이 한 티도 많이 났다. 다들 재주도 엄청나게 뛰어났고 정말 재미있었고, 흥이 났다.
순례 4일차 다시쓰기 2022.10.23. 일요일
오늘은 정민이 언니가 생활하는 큰들까지 걷는다.
숙소에세 산청 시내까지 걷는 길까지 8학년 중 한명이 선두를 서야 해서 내가 한다고 했다.
이 쉬운 코스를 안 하고 다음번에 힘든 코스의 선두를 맡고 싶지는 않아서였다.
순례에서의 첫 선두, 내 뒤에 9명의 사람 들을 이끌고 간다는 사실이 떨리면서도 조금 걱정되었다.
두갈레의 길 중에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내가 잘 가고 있는 게 맞나? 잘못된 길이면 어떡하지?’ 하면서 걸었다.
심지어는 내가 걷는 속도까지 신경이 쓰였다. 내가 너무 빠르거나 느리게 걷고 있는 건 아닌가?‘ 등등...
그래도 1~2시간이 지나자 내가 걷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가 가고 있는 길에 믿음을 갖고 걸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확실히 마음이 풀어지자 걸음도 가벼워졌다.
애들이랑 노래도 부르고 얘기를 하며 가니까 어느새 점심 시간과 산청 시냐 도착!
오늘은 걱정한 게 많았지만 그래도 모든 일이 잘 풀어져서 기분이 좋은 하루였다.
순례 5일차 2022.10.21. 금요일 [하동 화개 장터]
오늘은 버스를 타는 날 그리고 벌써 5일차이다.
에헤이~ 오늘은 큰들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다시 산청 시내 쪽으로 걸어갔다.
어젠 땀 뻘뻘 흘리며 걸었던 도로길이였는데 오늘은 내려가는 1시간이 10분처럼 느껴졌다. 은지랑 끝말잇기를 하면서 진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가는 시간 동안 잤다.
점심으로는 그토록 먹고 싶었던 치즈 라면을 먹고 다시 버스 2번을 갈아고 화갸 장터에 도착했다. 화개 장터에 가서 장을 보고 숙소로 걸어갔다. 아몽이 꽈배기를 사주셔서 먹으면서 걸어갔다. 도착해서 여자 애들이랑 거기에 있는 차를 끓여 마시면서 일지를 쓰고 놀았다.
뷔페에 가서 저녁도 먹고 정말 좋았다. 거기에다가 오늘은 몇시에 자도 상관없다고!!!!!!!!!
내일은 석영이 생일!! 12시에 석영이 생일빵을 때리려고 11시까지 재미있게 놀았다.
근데 애들이 졸리다고 서서히 시체가 되어 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 지들 방으로 가 버렸다. 우리는 12시까지 얘기하다가 잤다.
순례 6일차 2022.10.22. 토요일 [석영이 생일ㅋ]
오늘은 10시 50분에 출발했다. 오늘은 섬진강 옆에 있는 도로길을 따라 13키로 정도 걸었다.
10시에 아침 밥을 먹어서 그런지 몇 시간을 걸어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확실히 석영이랑 상율이가 없어서 그런지 많이 조용했다. 숙소에 도착을 해서는 할게 없어서 카메라로 재밌는 동영상도 돌려봤다. 그러다가 다정이 티비로 쥬만지라는 영화를 트셔서 갇이 봤다. 거기에다가 석영이랑 민재 생일이어서 케이크까지 먹었다. 평소 주말 못지않은 시간을 보냈다.
순례 7일차 2022.10.23. 일요일
오늘은 18키로 정도 걸었다. 처음엔 듣고 아 힘들겠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지난번에 25키로 걸은 거에 비하면 엄청 힘들진 않았다. 거기에 3시에 도착을 해서 엄청 좋았다. 어제까진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은 딱히 들지 않았는데 3일 남아서 그런가?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걸으면서 문득 들었다.
오늘은 일찍 숙소에 도착해서 많이 걸었다는 생각이 안 들었고,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오늘 작년 지리산 순례 때 첫 숙소에 도착한 거면, 원래 내일 끝나야 되는 거 아닌가? 9박 10일이 목표가 아니라 지리산 둘레길 4/1을 다 걷는 게 목표였는데 다 걸었으면... 뭐, 구례 남북으로 걸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지만 하루라도 빨리 집에 가고 싶다. 남은 2일 파이팅!!!!
순례 8일차 2022.10.24. 월요일
오늘은 섬진강 길을 따라 왕복 17km 정도 걷고 숙소로 돌아왔다. 출발할 때는 그리 힘들지 않았지만 돌아오는 길은 바람이 많이 불고 춥고 힘들었다. 그래도 이 돌아오는 길이 꼭 나쁜 시간만은 아니었다. 왜냐면 이 돌아오는 길은 내가 7학년 순례의 첫날에 걸은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작년엔 이랬었지, 작년엔 여기서 쉬었는데‘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우리가 지금 묵고 있는 이 숙소도 정말 추억이 많이 있는 곳이다. 어제 도착했을 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었는데 경원이의 말을 듣고 의미를 두게 되었다. 내 7,8학년 순례 모두 이 숙소에 왔다는 게 신기하다. 이렇게 추억을 새록새록 떠 올리며 숙소에 도착을 해서 저녁으로 만둣국을 끓여 먹었다. 근데 이럴 수가? 후마가 내가 엄청나게 싫어하는 반찬인 마늘 짱아찌를 내 밥그릇에 놓아 주셨다. 나에게만! 후마 너무해요.
순례 9일차 2022.10.25. 화요일
오늘은 어제보다 빨리 도착 한다고 해서 그리고 내일 집에 가서 기분 최고치인 상태로 마음을 완전히 풀고 출발했다.
출발을 하니 길 안내판에 왼쪽은 다른 길, 오른쪽은 노고단로라고 써 있어서 혹시라도 후마가 오른쪽으로 갈까봐 엄청 긴장됐다.
그런데 다행히도 왼쪽으로 가셔서 안심했다, 그런데 어라라? 산 길이 나와서 엄청 당황했다.
아니 근데 후마는 분명 산 길을 안 간다는 말씀이 없으셨는데 왜 나는 당연하게 안 갈거라고 생각했을까?
마음을 너무 편하게 먹었던 나에게 날벼락이 내리쳤다. 그래도 나쁘지는 않았다. 종아리가 많이 아팠지만 그래도 난 순례를 온 거고, ’이 정도는 걸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걸었다. 하하 점심을 먹을 때는 두더지도 오시고 한돌도 오셨다.
맛있는 거 사 오시겠지? 빨리 점심을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오늘 반찬은 스팸에다가 고추 참치이기 때문이다.
예!!!! 작년 지리산 순례 때 고추 참치에 밥을 먹었었는데 엄청 맛있었다. 오늘은 걷는 것도 좋았고~ 점심도 맛있었고~ 내일 집에 가고~
거기에 오늘 저녁엔 치킨을 먹어서 기분 최고치인 날이었다.
순례 10일차 2022.10.26. 수요일 [집에 가는 날]
오늘은 드디어 집에 간다아~ 짐을 싸고 걸어가는데 아침 일찍이여서 그런지 안개가 엄청났다.
안개를 배경으로 상율이 사진도 찍어주고 출발했다. 한 번쯤 ‘안개 속에서 한 번 걸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만큼 재밌진 않았다. 그리고 오늘은 아침 버스를 절대로 놓치면 안 돼서 좀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처음엔 괜찮았지만 갈수록 힘이 들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쉬는데 상율이가 하수구 밑으로 사탕을 떨어트리고는 오열을 하고 있었다. 옆에서 보던 나는 ‘아 ㅋㅋ~ 나는 절대로 안 떨어트려야지.’ 하면서 사탕 꺼냈는데 내 사탕마저 하수구에 빠져 버렸다. 젠장. 그래도 내 사탕은 하수구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그리 떨어진 건 아니여서 주울 만은 했다. 근데 ‘그걸 누가 먹고 싶어서 들어가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이상율이 들어가서 주워서 맛있게 먹었다. ㅋㅋ
버스에서 내내 잠만 자다가 드디어 드 디 어 순천에 도착을 했다. 정말 들떴지만, 멀미 때문에 기분은 별로였다. 그렇지만 점심으로 치즈 라면을 먹어서 기분은 다시 좋아졌다. 여자애들은 분식 말고 국밥이 먹고 싶다고 해서 나는 혼밥을 하려고 했는데 주문을 하려고 하니, 남자애들이 들어왔다.
그래서 같이 먹고 이제 맨날 가던 그 길을 걸었다. 집에 가는 길!이 아니고 학교 가는 길!
이 길은 벌써 세 번째 걷는다. 힘든 오르막길이 있었지만, ’이게 마지막이다.’ 하면서 힘을 내서 걸었다.
그렇게 학교에 도착을 해서 길고 길었던 순례는 이렇게 막을 내린다. END
시
화개 장터 22.10.21 금
한과집 앞 지나가면
“한과 한 개 드셔보세요~^^”
버섯집 앞에 지나가도
“버섯 한 개 드셔보세요^^~”
즐거운 화개 장터
초코 웨하스 22.10.24 월
초코웨하스 오늘 먹을까?
내일 먹을까? 고민하던 나.
잠시 한 눈판 사이 내 초코 웨하스 없어졌네.